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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30 10:09 수정 : 2018.08.30 10:13

점심 시간에 라이브 퀴즈쇼 게임 ‘잼라이브’를 하고 있는 직장인들.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커버스토리 / E스포츠

최근 모바일 라이브 퀴즈쇼 게임 화제 만발
이정연 기자 3일 도전 해보니
진행자의 입담···유쾌한 긴장감 유도
풀수록 재미 증가, 중독성은 적어 할 만

점심 시간에 라이브 퀴즈쇼 게임 ‘잼라이브’를 하고 있는 직장인들.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화제의 모바일 라이브 퀴즈쇼. 직장인의 점심시간을 앗아갔다는 그 퀴즈쇼 게임. 이런 퀴즈 게임이 없었다. <장학퀴즈>부터 <도전! 골든벨>, <우리말 겨루기>, <1대100>. 과거의 퀴즈쇼는 흥미진진했다. 도전자들이 마지막 문제에 다다랐을 때는 함께 긴장했다. 그러나 시청자 입장일 뿐이라는 사실은 그 긴장감을 떨어뜨렸다. 이제 모바일 라이브 퀴즈 게임으로 그 긴장감과 도전 뒤 성취감을 더욱 많은 사람이 보다 쉽게 느낄 수 있다고들 한다. 긴장감은 그렇다 치자. 그런데 성취감도 느낄 수 있을까? 어떤 게임에도 쉽게 빠져들지 않는 이정연 기자가 8월22일부터 25일까지 모바일 퀴즈 게임 시작 시각을 알람 삼아 지내봤다. 소소한 목표는 3일 동안 상금으로 5천원 벌어보기!

22일 오후 12시28분. 어김없이 알림이 온다. 점심을 다 먹기도 전이다. ‘잼라이브 지금 시작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스마트폰 바탕화면에 미리보기로 뜨자마자 애플리케이션을 서둘러 켰다. 모바일 라이브 퀴즈쇼는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만 내려받으면 쉽게 참여할 수 있다. 항상 퀴즈 게임의 도전자를 티브이 화면 속에서 지켜봤지만, 모바일 라이브 퀴즈쇼는 나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퀴즈쇼 진행자의 진행은 빠르다. 오후 12시30분에 시작해 대부분 12개 문제를 내고 15분 안팎의 시간 동안 쇼를 끝낸다. 티브이에서 퀴즈쇼를 보다 보면, 긴장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쇼가 막바지에 이를수록 진행자의 말이 많아지고 전개 속도가 느려지기 마련인데, 이 퀴즈쇼는 그렇지가 않다. 진행자의 말은 시종일관 많고, 전개 속도는 내내 빠르다.

이날의 잼라이브 진행자는 서경환 쇼호스트다. ‘잼형’이라는 별칭을 내걸고 퀴즈 게임을 진행한다. 진행자의 말은 많을 수밖에 없다. 퀴즈만 딱 내고 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심각한 긴장감보다는 유쾌한 긴장감을 추구한다. 진행자의 임무다.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심심풀이로 라이브 퀴즈쇼에 접속하는 사람들이 일확천금을 노리는 것은 아니다. 잠깐의 재미와 흥분, 그리고 만약 퀴즈를 모두 맞힌다면 받는 돈은 적지만 쏠쏠한 상금을 바란다. 진행자는 퀴즈쇼 중간중간에 말장난과 개그를 시도한다. 처음에 접했을 때는 ‘괜한 무리수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자주 볼수록 정이 들어 그런 건지 유쾌한 긴장감과 무료함을 떨쳐낼 재미를 주는 임무를 수행하는 퀴즈쇼 진행자들에게 응원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응원의 마음도 잠시다. 5번째 문제를 틀렸다. 문제를 진행자가 내는 것도 아닌데 원망스럽다. 이날 걸린 상금은 400만원이었다. 퀴즈를 모두 맞힌 참여자가 상금을 나눠 가지는 방식이다. 퀴즈 게임에서 퀴즈를 못 맞혔으니 탈락이다. 그러나 쟁여놓은 하트가 힘을 발휘했다. ‘하트’가 있으면 문제를 한 번 틀리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모바일 퀴즈쇼에 참여해 문제를 맞혀 하트 게이지를 100% 채우면 하트가 하나 생긴다. 매번 탈락해도 그 하트를 얻고자 계속 퀴즈를 풀게 된다. 이렇게 하트의 노예가 되어 간다.

다양한 라이브 퀴즈쇼 게임이 등장하고 있다. 화면 갈무리
다양한 라이브 퀴즈쇼 게임이 등장하고 있다. 화면 갈무리

다양한 라이브 퀴즈쇼 게임이 등장하고 있다. 화면 갈무리

퀴즈 게임 도전 2일째, 꼼수가 어디 없나 찾아본다. 첫째 날 점심때 나온 문제 가운데 ‘기출 문제’가 있다는 진행자의 설명이 힌트였다. 검색창에 ‘잼라이브’를 쳐보니 빈출 문제(자주 나오는 문제), 기출 문제(이미 나온 문제)와 정답이 쏟아진다. ‘족보’다. 대학 때 기말고사를 보기 전 찾아 헤맸던 족보가 모바일 퀴즈 게임에도 존재했던 것. 세상에. 이렇게나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었던 건가! 재미로 하는 거라며? 살짝 억울한 마음이 든다. 그러다 검색 결과를 다시 살펴보다 꼼수의 왕을 발견했다. ‘정답 공유기’가 개발된 것이다. 실시간으로 문제의 정답이 올라오는 공유기다. 유혹이 컸지만 물리쳤다. 양심이 고개를 들었다기보다는 정답을 맞히는 ‘재미’를 놓치기 싫어서다.

모바일 퀴즈 게임에 한 번 참여하고 나면 주변에 정적이 감도는 것만 같다. 시끄럽고 빠른 진행자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대화창에 우르르 쏟아지는 참여자들의 한마디들도 없어진다. 모바일 라이브 퀴즈 게임의 매력 중 하나다. 참가자들은 퀴즈 게임에만 참여하는 게 아니라, 진행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진행자 1명과 수만명의 접속자들이 참여하는 대화이기 때문에, 진행자의 눈에 얻어걸리지 않고서는 혼잣말에 가까운 말이긴 하지만.

바로 옆에서 점심을 먹던 동료 이아무개와 정아무개는 조용히 퀴즈쇼에 참여하고 있었다. 너무 일찍 탈락했는지 어쨌는지 그는 갑자기 스마트폰 음량을 확 줄였다. 괜한 경쟁심이 솟는다. 다른 동료 김아무개는 “나는 주말에 1등 한 번 했다. 4천원 정도 벌었던가? 상금이라더니 얼마 안 되더라고.”라고 말했다. 정말 상금이 너무 적어 하는 이야기인지, 1등을 해봤다고 은근히 자랑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 경쟁심에 불타 애먼 그에게 한마디 한다. “4천원이 어디 적나요. 커피 한 잔 값은 되잖아요. 어디 땅 파서 나오는 돈도 아니고….”

도전은 실패였다. 상금을 향한 욕망은 커져 갔다. 1천원을 받는다고 바로 인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5천원 이상의 상금을 모아야 인출이 가능하다. 하루에 2번, 꼬박꼬박 출석했지만 탈락 그리고 탈락. 하트가 준 기회는 매번 날아갔다. 딱 한 번 거의 성공할 뻔했지만, 시청자가 낸 문제(이 문제들은 대체로 어렵다. 경쟁자를 물리치기 위한 전략인 걸까?)에 좌절했다.

모바일 퀴즈 게임은 중독성이 덜하다고들 한다. 어차피 하루에 두 차례 정도만 라이브쇼로 진행하기 때문일 테다. 그런데 오히려 하루에 두 번이라는 한정된 기회 탓에 놓치지 않고 게임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더 커지는 듯하다. 거기에 더해 1등 해보기가 쉽지 않자 열망은 더해져 정오나 저녁 8시가 좀 넘으면 퀴즈쇼를 놓치지 않으려 스마트폰 화면을 계속 쳐다보게 됐다. 어떤 게임에도 중독된 적 없는 기록은 과연 깨질까.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게임 생태계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인디게임

인디게임이 가장 많이 유통되는 플랫폼 중 하나인 스팀. 누리집 갈무리

“이 세계에 발을 담그는 것은 프로가 되길 거부한다는 뜻이다.”(다큐멘터리 <인디게임> 가운데)

인디게임의 특징을 간명하게 담은 말이다. 여기에서 프로란 거대 자본에 바탕을 둔 게임업체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디게임은 자본에 종속되지 않고 1인 개발자 또는 소규모 개발팀이 독립적으로 만든 게임을 일컫는다. 최근 티브이를 켜면 쏟아지는 게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는 게임 관련 광고다. 그러나 인디게임은 마케팅이나 광고에 돈을 쏟아부을 수 없기 때문에 적극적인 이용자들이 게임 유통 플랫폼에서 스스로 발굴해야 한다. 대기업에 가까운 게임업체의 대작과 마케팅 면에서는 대적하기 어렵다.

인디게임의 승부처는 그래서 기발한 아이디어, 창의성이다. 실사에 가까운 화려한 3차원 그래픽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단순해 보이는 2차원 그래픽에 기반을 둬 개발한 게임이 많다. 그러나 그 아이디어는 다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하다. 우울함이나 외로움이 소재가 되기도 하고, 난민 문제를 다루거나, 빅데이터의 위험을 경고하기도 한다.

인디게임은 대작 게임처럼 주류를 찾기 어렵다. 인디게임에 매료된 사람들은 이 부분에 주목한다. 인디게임을 좋아하는 김연휘씨는 “인디게임은 정말 기발한 생각으로 만들어진다. 거기에서 비롯한 ‘다양성’이 정말 매력적이다. 게다가 저렴하게 게임을 구입할 수 있다”며 “그 다양성이 게임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인디게임과 대작게임이 아예 동떨어져 있다기보다는 상호 작용을 하는 듯 보일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인디게임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지 10여년. 그 사이에 인디게임으로 출발해 어느덧 대작 대열에 오른 게임들도 여럿이다. 블래이드, 마인 크래프트, 림보 게임들이다. 이런 인기를 눈여겨본 대형 게임업체들도 인디게임에 투자하고 있다. 대형 게임 기업이 투자한 인디게임이 정말 인디게임이냐는 논란이 불거져 나오는 이유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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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시(PC)게임으로 상대와 승부를 가리는 스포츠. 경기와 관중이 있는 스포츠의 면모를 갖춰가게 된 것은 1990년대 스타크래프트가 크게 유행하면서부터다. 신체의 움직임에 기반을 둔 스포츠가 아니어서 ‘E스포츠가 과연 스포츠인가’ 하는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시범 종목으로 선정됐다. 한국 프로게이머들은 E스포츠의 다양한 게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리그 오브 레전드에선 한국 국가대표팀이 은메달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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