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밧있으면 반찬 맛도 살고, 반찬 맛있으면 밥맛도 살아난다. 광주식당 양은솥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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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커버스토리 / 반찬
밥맛 좀 아는 미식가 5인 추천
서울시내 ‘집밥 맛’ 백반집 5곳
매일 가도 물리지 않는 밥상 차리는
싸고 맛있고 푸근한 서민 밥집들
밥이 밧있으면 반찬 맛도 살고, 반찬 맛있으면 밥맛도 살아난다. 광주식당 양은솥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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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중훈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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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복가정식당의 백반.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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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복가정식당.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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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잠원동 ‘알아서 주는 집’(이승기/카카오 매니저) 추천 이유 : ‘오늘은 뭐 먹지?’라는 선택장애형 질문이 맴돌 때 방문하는 가게다. 주인장이 주는 대로 받아 먹으면 되는데, 반찬들이 다 담백하고 정갈하다. 그리고 싸다. 저녁때 나오는 코스 음식도 훌륭하다.
이승기 카카오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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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주는 집의 백반.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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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주는 집.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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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구 신대방동 ‘희락골’(박성진/미식가·㈜농심 상무) 추천 이유 : 가까운 곳에 집밥처럼 푸근한 음식을 차려내는 식당이 있다는 건 행운이다. 아무 때나 찾아가도 후회하지 않는 식당, 나에겐 희락골이 그런 곳이다.
박성진 농심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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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락골의 백반.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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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서교동 ‘소반’(황진선/중식당 진진 점장) 추천 이유 : 다른 곳에서 영업을 하다 옮겨와 새로 문 연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음식이 깔끔하고 가격도 저렴해서 한끼 밥 먹기에 좋은 집이다. 특히 두세 명이 함께 가도 1인 1상으로 식사가 제공돼,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다. [%%IMAGE12%%] [%%IMAGE13%%] 10여년 동안 감자탕집을 해온 어머니와 아들이 8개월 전 차린 백반 식당이다. 아들은 매일 아침 장을 보아 재료를 사오고, 어머니는 주방에서 음식을 만든다. 간판에는 ‘캐주얼 한식당’이란 수식어가 붙어 있고, ‘직접 만들어 더 맛있다’는 홍보 문구도 쓰여 있다. 주변 20~30대 직장인들을 겨냥한 것이다. 최근 반찬을 공장에서 받아 쓰는 식당이 늘다 보니 “모든 음식을 주방에서 직접 만들어 파는 깨끗한 식당”임을 내세웠다. 분위기도 상차림도 깔끔하다. 이 백반집의 가장 큰 특징은 소반에 1인용 밥상을 차려준다는 점이다. 여럿이 가더라도 온전히 ‘나만의 식사’를 편하게 할 수 있다. 기본 반찬은 5가지인데, 김치를 빼곤 매일 바꿔 낸다. 김치찌개·된장찌개·순두부찌개(이상 6000원), 제육볶음·주꾸미볶음·고등어구이·갈치구이·코다리구이(이상 7000원) 등이 있다. 달걀부침(1000원)을 따로 주문할 수 있다. 조미료는 “약간만” 쓴다. 좌석 40석. 일요일 휴무. 식당 골목 앞에 공영주차장이 있다. 마포구 서교동 375-30. [%%IMAGE14%%]
동대문구 청량리동 ‘광주식당’(이지민/‘대동여주(酒)도’ 운영자) 추천 이유 : 센 불에 짜르르 끓여낸 구수한 청국장과 막 지어 나온 양은솥밥, 여기에 손맛 가득 담긴 각종 반찬들. 그런데 가격은 겨우 6000원이다. 반찬만 있어도 밥 한 공기 뚝딱 할 텐데, 청국장 싹싹 긁어먹고 팔팔 끓인 누룽지로 마무리하면 깊은 만족감에 배를 두드리게 된다. 근처에 경동시장 등 전통시장이 있어 식사 뒤 장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IMAGE15%%] [%%IMAGE16%%] [%%IMAGE17%%] 청량리역 사거리 부근, 청량리전통시장·청과물시장 옆 골목 안에 있다. 골목으로 들어서면 벌써 구수한 청국장 냄새가 풍겨온다. 점심때면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는 청국장 전문 밥집이다. 골목 풍경도 식당 내부도 1970~80년대 분위기다. 깔끔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모습이지만, 청국장 맛도 밥맛도 훌륭한 식당이다. 두부와 무, 애호박 등이 들어가는 청국장 맛을 한층 돋워주는 게 바로 양은솥으로 지은 밥이다. 뜨거운 김이 훅 끼치는, 갓 지은 양은솥밥의 포슬포슬한 맛과, 깊고 구수한 청국장 맛의 조화가 인기의 비결이다. 2인 이상 주문해야 양은솥밥을 즉석에서 지어 내준다. ‘이모’들은 상에서 밥을 퍼준 뒤, 구수한 숭늉 누룽지밥을 만들어다 준다. 간이 잘 밴 큼직한 무가 곁들여지는 고등어조림에 무말랭이장아찌·얼갈이배추무침·무생채·콩나물·김치 등이 반찬이다. 6000원이다. 된장찌개·순두부(이상 6000원), 동태찌개·김치찌개·조기찌개(이상 7000원)도 있다. 매주 월요일 휴무. 골목 입구에 ‘기업은행 유료주차장’이 있다. 동대문구 홍릉로1길 21-6. [%%IMAGE18%%] 글·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반찬
밥과 함께 먹는 부식을 일컫는 말이다. 식단을 짜는 가사 노동자의 고민거리였던 반찬은 손이 많이 가고 낭비가 심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한식의 본령은 반찬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달 6일 방송을 시작한 프로그램 <수미네 반찬>은 화려한 일품요리에 밀려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던 반찬의 가치를 다시 보게 한다. 반찬을 만드는 배우 김수미의 손맛을 극찬하면서도 이를 엄마만의 일이나 재연 불가능한 영역에 두지 않고 눈대중, 손대중을 계량화해 전수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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