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 위치한 평양냉면집, 경평면옥.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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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커버스토리
6곳 강남 평양냉면 탐방, 3곳은 2달 전 문 열어
강북 기반 유명 평냉집 출신 추방장이 여럿
익숙한 맛 느껴지는 한편 차이도 있어
서울 강남에 위치한 평양냉면집, 경평면옥.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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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한 고기 육수 맛, 평양옥 예종석(이하 예) 육수에 고기 향이 많이 난다. 딱 ‘우래옥’ 풍이다. 이 정도면 좋은 편이다. 모양새가 간결하고 오이도 안 들어가고. 배와 무만 있다. 박미향(이하 박) 특유의 진한 고기 향을 꺼리는 사람도 있다. 육수는 괜찮은데, 면이 좀 따로 노는 느낌이다. 고명으로 올라간 고기는 고기대로, 배는 배대로, 무는 무대로 따로 노는 느낌이다. 입 안에서 조화를 이루는 느낌이 조금 부족하다. 국물은 우아하다. 예 그건 아마 요즘 배를 고명으로 올리는 집이 적어서 익숙하지 않아 그럴 수 있다. 조선말의 고종이 즐겨 먹은 냉면엔 배가 올라갔다. 그 점을 염두에 둔 거 같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약 2달 전 문을 열었다. 김영규 대표는 ‘우래옥’에서 처음 냉면을 배웠다고 한다. 식당 안에는 ‘순 메밀 100% 맷돌 제분’이라는 표시가 붙어있다. 메밀을 기계화한 맷돌로 갈아 가루로 만들고, 손 반죽을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평양냉면집, 평양옥.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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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분위기의 경평면옥 예 여기는 면수(면 삶은 물)를 주네. 들어오자마자 구수한 향이 나서 좋다. 박 식당들은 대부분 1층을 선호한다. 장사하는 처지에선 2층은 손님을 끌어들이기에 좋은 자리는 아니다. 2층인데 그만큼 맛에 자신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제육은 지방과 살코기가 조화롭다. 예 좋은 부위 돼지고기를 쓴 것 같다. 새로 문 연 식당들은 제대로 된 평냉 맛을 내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 분점들도 초창기에는 제 맛을 못 내는 편이다. 문을 연 지 2달 좀 넘었다는데 이 수준이면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경평면옥의 김태권 주방장은 장충동 평양면옥의 논현동 분점에서 17년 동안 일하다 지난 4월에 자신만의 식당을 차렸다고 한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평양냉면집, 경평면옥.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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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셰프의 냉면집, 평화옥 <미쉐린가이드>에서 별점 두 개를 받은 ‘정식당’의 임정식 셰프가 지난 2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처음 선보인 식당의 서울 분점이다.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0층 식당가에 2호점인 이 집을 열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평양냉면집, 평화옥.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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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평냉 맛, 피양옥 지난해 5월 문을 연 피양옥은 안에 제분기가 있다. ‘함흥냉면가루’라고 적힌 포대들이 여러 개가 보인다. 종업원이 제분기에서 메밀가루를 꺼내는 장면도 목격됐다. 차림표엔 ‘피양면’, ‘물냉면’, ‘비빔냉면’이 있다. ‘피양면’과 ‘물냉면’을 주문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평양냉면집, 피양옥.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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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에 위치한 평양냉면집, 피양옥. 제분기를 손님들이 보이는 곳에 배치했다.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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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냉면집, 봉밀가 식당평가서 <2018 미쉐린 가이드> 서울편의 ‘더 플레이트’에 오른 식당이다. 이곳 차림표엔 ‘평양 메밀물국수’라 적혀 있다. 2015년 봄에 문 열었다고 한다. 예 경평면옥처럼 면수가 나온다. 전체적으로 분식점 같다. 면의 식감이 아쉽다. 박 여기는 혼냉(혼자 냉면 먹기)을 하는 사람이 꽤 보인다. 예 냉면은 옛날부터 혼자 먹는 이가 많았다. 평양에서는 ‘물국수’라 한다. 역사가 오래된 냉면집들과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메밀물국수를 파는 봉밀가.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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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냉면전쟁의 출발, 진미평양냉면 2년 전 문 연 진미평양냉면은 강남권 평양냉면 경쟁의 포문을 열다시피 한 곳이다. 이른 저녁 시간인 6시30분에도 본관 자리가 꽥 채워질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평양냉면집, 진미평양냉면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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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 차게 식힌 국물에 국수를 말아서 먹는 음식. 음력 정월부터 12월까지 세시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에서는 메밀국수를 무김치와 배추김치에 말고 돼지고기를 섞은 냉면(冷?)을 음력 11월의 시절음식으로 소개했다. 냉장기술이 발달한 현재는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냉면을 즐길 수 있다. 4·27 남북정상회담의 만찬메뉴로 등장하며 ‘평양냉면’과 ‘옥류관’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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