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5.03 10:04
수정 : 2018.05.0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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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커버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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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노도의 시기, 아무리 착하고 여린 딸이라도 사춘기에 들어서면 심리적으로 변곡점을 맞는다. 충동을 자제하지 못하고 예민해져 엄마를 함부로 대하거나 대들기 일쑤다. 그렇기에 세상의 모든 엄마는 ‘우리 딸은 안 그럴 줄 알았는데…’ ‘이 시기가 지나면 나아지려나’라는 탄식에서 출발해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 고민하는 일련의 과정을 겪는다. 대화가 중요한 이유는 앞으로의 모녀 관계를 규정하는 데 커다란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툭’ 내뱉는 엄마의 말이 위로나 치유책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무엇보다 무리한 인격적 성숙을 바라서는 안 된다. 딸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큰 실수나 사고가 아니라면 다그치거나 훈계조의 대화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 최대한 부드럽고 따뜻하게 딸이 스스로 자신의 말과 행동의 문제점을 수용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조언’하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 사춘기 아이들은 절대 성인이 아니다. 뇌 과학적으로도 전두엽이 덜 발달해서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힘이 미숙할 수밖에 없다. 감정은 예민하나 생각과 행동은 균형과 조화를 이루지 못해 당장 위기를 모면하려고 거짓말과 서툰 짓을 하는 일을 빈번하게 한다.
“사랑하는, ○○야”처럼 이름 앞에 매번 ‘사랑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넣어 호칭하거나, 대화의 끝에 “엄마는 △△를 너무너무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으로 작은 변화를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작지만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모녀 사이에 대화가 없을 정도로 크게 틀어진 경우에도 충분히 가능하다. 세 딸에게 성윤경(35)씨가 즐겨 쓰는 방법인데, 초등학교 6학년이 된 뒤 예민해진 딸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는 “첫째 딸은 두 여동생만 신경을 써주는 엄마한테 서운한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며 “‘사랑한다’라는 직접적인 표현 덕분인지 엄마가 자신을 생각하는 마음이 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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