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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4.08 19:40 수정 : 2009.04.09 17:35

소설가 이외수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다방 디제이 출신 에프엠 입성 소설가 이외수 …
10대부터 직장인까지 그에게 귀 기울이는 이유





소설가 박민규는 이외수를 개업의에, 박상륭을 연구의에 비교했다. 개업의는 요새 라디오에 빠져 있다. 문화방송 ‘이외수의 언중유쾌’(문화방송 표준에프엠 95.9㎒/www.imbc.com/broad/radio/fm/inword/)다. 그는 2008년 <한겨레21> 인터뷰에서 인터넷과 방송 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저 자신을 선계와 속계를 연결하는 중간자로 설정해 놓았습니다. 내가 신선의 경지에 드는 것을 원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속가에 완전히 떨어지고 싶지도 않아요”라고 답했다. 다섯 달이 지난 지금 라디오를 통한 소통을 여전히 믿고 있는지 지난 3일 만나 물었다.

-지난 인터뷰 때 속계와 선계를 잇고 싶다고 말했다.

“텔레비전보다 라디오가 더 애착이 간다. 라디오 청취자가 텔레비전 시청자보다 상대적으로 책을 더 많이 읽는 편이라 거부감이 적다. 또 내가 라디오를 듣던 세대고 춘천교대 다니던 시절 ‘전원’이라는 다방에서 디제이로 일해 거부감이 적다.”

-피디가 왜 당신을 섭외했을까?

“나는 고정관념, 편협성에 갇혀 있지는 않은 사람이다. 무엇인가 맡기면 이외수 식의 뭐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가 있지 않았을까. 막상 해보니 어려웠다. 방송 맡은 지 얼마 안 돼 배철수씨가 ‘장인정신 가지고 하면 금방 지치고 못한다. 일상 대화하듯 라디오를 즐기라’고 조언했다. 처음엔 아주 진지하게 악을 쓰면서 밤을 새워 녹음했는데 이 말에 따랐더니 한결 반응이 좋다.”

-젊은 세대의 고민 상담을 보면 ‘세대가 다르다’는 생각이 드나?

“그렇다. 정체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대학생이 뭔가를 모르고 직장인이 뭔가를 모른다. ‘왜 직장을 다녀야 하는가’ 하는 의구심은 스스로 정리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요새 애들은 이런 걸 고민하는구나’라고 놀란 적이 있나?

“요새 청소년들만 고민할 수 있는 게 있다. 한 청취자가 ‘고3인데 야동을 끊으려면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내 방식대로 끊는 법을 상담해줬지.”

(이외수씨는 지난 1일29일 방송에서 야동 끊는 법을 알려줬다. 그는 "청소년기에 야동 보고 싶은 욕망은 결코 죄가 아니다. 그러나 이 때문에 성적이 떨어진다면 자신에게 죄가 될 수 있다. 인생은 자신과의 싸움이다"라며 "티라노사우르스가 야동을 먹어치우지 않는 한 상담 의뢰자가 대학가서도 야동은 남아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야동 차단 프로그램을 깔고, 책상에 'YD사절 SD환영'이라고 써 붙여라. 어머니에게는 "YD가 연대, SD는 서울대"라고 답하라. 그러나 물론 이때 YD는 야동이다."라고 말했다.)

-왜 요새 젊은 세대가 당신과 통하는지 생각해 봤나? “살아남는 비결 따위는 없어 하악하악. 초지일관 한 가지 일에만 전심전력을 기울이면서 조낸 버티는 거야 하악하악.”과 같은 말이 무한 경쟁 시대 젊은이에게 위안을 주는 것 같다.

“글쎄. 나는 권위의식이 없다는 것? ‘저 사람은 접근하기 쉽다. 아픔이나 고민을 털어놓으면 들어줄 사람이다’ 같은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실제로 집에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도 많다. 옆집 아저씨처럼 친근하다는 게 아닐까.”

-다섯 달 지났다. 어떤가?

“매일 정해진 시간에 뭔가를 해본 건 내 인생에 처음이다. 개업의든 연구의든 사람은 살려야 하는 것 아니냐? 작가로서의 책임의식이나 의무감이 있다. 이때 라디오가 소설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학교 교육 때문에 소설의 진짜 가치와 아름다움을 못 보고 지나친다. 이런 병폐를 인식시키고 개선의 여지를 제시할 수 있는 장점이 라디오에 있다.”

글 고나무 기자·사진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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