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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2.18 20:49 수정 : 2009.02.21 11:51

헌책방,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문화공간형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시낭송회·음악회·영화감상까지 다양한 즐길거리

서울 응암동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상북)은 헌책방이 아니라고 말한다. “차도 마시고 음악도 듣고 장난감들과 이야기도 하고 전시회도 만나고 문화공연도 하는 수상한 곳”으로 불러 달라고 한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은 헌책방이 맞다고 한다. 주인은 헌책을 구하느라 청계천을 쏘다니며 3천권을 채워뒀고, 다른 헌책방처럼 헌책이 사고팔린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작가 루이스 캐럴을 좋아하는 주인 윤성근(34)씨는 2007년 이 책방의 문을 열었다. 말 그대로 이상한 헌책방이자, 윤씨가 보기에 ‘이상한 조국’의 헌책방이다. 헌책방은 책 많은 스튜디오 같은 느낌이 난다. 한쪽에는 작은 무대가 있고, 그 옆에는 카페 주방이 있으며, 맞은편에는 북 아트 공방이 있다. 책이 너무 많으면 책 위주의 공간이 되므로, 책과 사람의 공간을 적절히 배분했다는 게 윤씨의 말이다.

이상북에선 문화공연이 수시로 열린다. 지난해 시낭송회, 청소년 밴드 공연 등을 보러 동네 주민들이 알음알음 찾아왔고, 오는 21일에는 ‘평화 노래꾼 홍순관과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재일 조선인 군대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도 조만간 상영할 예정이다. 동네 아이들은 이곳에 와서 숙제를 하거나 책을 읽는다. 카페에선 커피와 음료, 와플을 판다. 커피 청소년 1천원, 어른 3천원.

헌책의 컬렉션은 놀랄 정도로 좋다. 아무 책이나 뽑아도 모두 그 분야의 추천도서라고 할 만한 책들이다. 이상북을 열면서 윤씨는 자신의 서재를 그대로 가져왔다. 그리고 손님들의 취향과 소통하면서 하나씩 구비했다. 헌책방에 책을 들여놓기 전, 그가 먼저 읽는다. 따라서 이상북은 서점이자 윤씨 개인의 서재다. 윤씨의 이런 취향 탓인지, 자기 계발서나 재테크 책, 수험서, 대학교재 등은 찾아볼 수 없다. 윤씨는 “손님이 책에 대해 물으면 재밌게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책들만 꽂는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의미에서 북마스터다. 윤씨는 홈페이지에 추천도서와 서평을 올린다. 컬렉션이 훌륭해 처음엔 놀라지만, 진흙 속에서 진주를 찾는 즐거움은 덜하다. 최근 10년 안에 출판된 신간이 대세다. 책값은 약간 비싸다. 정가의 50~70% 수준. www.2sangbook.com, 011-9099-8903.

글 남종영 기자·사진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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