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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2.18 20:47 수정 : 2009.04.08 13:37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공동체형 위탁판매점 ‘가가린’, 세련된 디자인숍 분위기에 미술·디자인책 쏠쏠

전통적인 헌책방은 주인의 발품 따라 운영됐다. 청계천과 고물상에서 대량 수집된 헌책들 가운데 주인에게 뽑힌 것만이 헌책방에서 빛을 봤다. 서울 창성동 골목의 가가린은 회원들에게 책을 모으는 ‘회원제 헌책방’이다. 먼저 연회비 2만원(평생 회원 5만원)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한다. 집에서 헌책을 가져와 가가린에 맡긴다. 참고서나 수험서는 ‘반입 금지’. 헌책 가격은 본인이 매긴다. 가가린에서 일하는 두 매니저가 책을 팔아준다. 판매 대금은 두 달에 한 번씩 입금된다. 책 팔 자격은 회원에게만 주어지지만, 살 수 있는 건 손님 모두다. 대신 회원에겐 10% 할인된다. 자신이 찾는 책을 써두고 가기도 한다.(사진) 현재 회원은 200명 안팎.

가가린은 지난해 7월 디자인공방 워크룸, 갤러리팩토리, 카페 엠케이2, 서승모 건축사무소 등 주변 예술인들이 비상업적인 공간을 꿈꾸며 시작했다. 그런지라 인사동·삼청동의 세련된 디자인숍 같은 느낌이 난다. 미술·디자인 책이 쏠쏠하다. 일반인들이 내놓은 것이기에 신간도 많은 편. 책값은 천차만별이다. 같은 책인데도 가격이 다를 수 있다. 책과 내처 헤어지지 못하는 이들은 책값을 비싸게 매기고, 헤어짐에 미련이 없는 이들은 싸게 내놓는다. 후자의 책을 찾는 게 지혜다. 독립 잡지, 구제 타자기, 프라모델, 인형 등 소품은 물론 수제 쿠키도 나온다. 모두 회원들이 내놓은 것이다. 헌책을 중심으로 한 위탁판매점으로 보면 되겠다. 책 많고 값싼 옛날 헌책방을 상상하면 실망할지 모른다. 하지만 가가린의 매력은 회원에 가입하고 책을 바꿔 봄으로써 드는 모종의 공동체 의식이다. 지난해에는 회원들이 참여하는 ‘가가린 옥션’을 벌여 진귀한 물품을 나누었다고 한다. (02)736-9005.

글 남종영 기자·사진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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