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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1.05 18:49 수정 : 2008.11.08 14:29

살로네 델 구스토의 부대행사로 2009년 출시되는 이탈리아 와인 가운데 높은 평점을 받은 와인을 맛보는 ‘트레 비치에리’가 열렸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와인 첨가제 이산화황을 두고 벌어지는 논쟁, 재배방식까지 확인하고 마시는 사람들이 부럽네

인공 식품첨가물에 대한 의심과 논쟁은 한국과 이탈리아가 다르지 않았다.

살로네 델 구스토의 테이스트 워크숍 행사 가운데 유기농 와인을 주제로 한 ‘와인의 본질’과 ‘이산화황, 예스 또는 노?’ 행사는 이틀 만에 표가 매진됐다. 이산화황은 산화를 방지하기 위해 넣는 첨가물이다. 와인이 산화되면 시큼한 맛이 난다. 워크숍에서는 이산화황 없이 와인을 양조하는 방법이 논의됐고, 참가자들은 똑같은 브랜드의 와인 중 이산화황이 들어간 것과 들어가지 않은 와인을 각각 맛보고 토론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와인 평가서 <비니 디탈리아>에서도 ‘와인 종주국’의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비니 디탈리아>는 이탈리아 제1의 레스토랑 평가서이자 평가 단체인 <감베로 로소>가 슬로푸드협회와 함께 펴낸다. 따라서 와인 평가에는 슬로푸드의 철학이 반영돼 있다. 단적으로 이탈리아의 여느 레스토랑 가이드와 다른 와인 평가 항목을 들 수 있다. 와이너리 주소와 연락처 밑으로 차례로 일년 생산량(병), 포도밭 경작 면적, 포도 재배 스타일 항목이 표시된다. 포도 재배 방식은 전통적인 방식(콘벤치오날레), 자연 방식(나투랄레), 공인 유기농 방식(비올로지코 체르티피카토)으로 구별된다.

전통적인 방식은 포도 재배에 살충제 등 농약을 쓰고 양조 과정에서 이산화황 등 첨가물을 넣는다. 자연 방식과 공인 유기농 방식은 포도 재배부터 양조 과정까지 인공적인 첨가물을 넣지 않는 점에서 동일하다. 공인 유기농 방식은 유럽연합(EU)의 유기농 재배 기준을 따랐다는 인증을 받았음을 의미한다. 반면, 자연 방식은 유기농 기준조차 인공적인 것이라 여겨 생태 친화적인 재배·양조를 추구한다는 다소 극단적인 느낌의 ‘신비주의적인(?)’ 생산 방식을 의미한다.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산화황은 어쩔 수 없는 첨가물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그러나 가장 영향력이 큰 와인 평가서에 포도 재배 방식을 구별해 놓은 것은 인상적이었다. 미국 시인 웬들 베리는 “먹는 것은 농업적 행위다”라고 말했다. 올해 살로네 델 구스토와 테라 마드레 행사의 모토 가운데 하나는 “음식의 뿌리를 향한 여행-포크에서 밭까지, 밭에서 포크까지”이다. 미식가는 만들어진 요리라는 결과물뿐 아니라, 식재료가 어떻게 생산되고 유통되는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다. 포도 재배 방식에 대한 관심은 이미 이탈리아에서 일상에 정착한 것으로 보였다.

토리노=글·사진 고나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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