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8.09.24 18:54 수정 : 2008.09.27 11:29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숍에서 판매하는 기념품들. 킹콩이 워터볼을 껴안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다. 임호림 기자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세계적 미술관·박물관에 딸린 매장 소품들이 물욕을 자극하네

여행의 추억을 한 장의 사진으로 남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불행하게도 사진에는 전혀 취미가 없는 나는 어쩔 수 없이 가열찬(?) 쇼핑으로 이를 대신하곤 한다. 처음에는 남들처럼 패션 소품이나 책 등에 열을 올리기도 했는데, 유카 모리의 <뮤지엄숍 트리퍼>(Muesum Shop Tripper)라는 책을 만난 다음부터는 이만한 기념품 수집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뮤지엄숍 트리퍼’란 말 그대로 박물관에 딸린 기념품 매장을 타깃으로 여행하는 사람을 뜻하는데, 의외로 저렴한 가격에 여행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개성 만점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루브르 박물관 기념품점에서만 파는 아트 트럼프(박물관 소장품이 고스란히 프린트되어 있다!)라든지, 영국의 테이트 박물관에서 파는 템스강 주변지도 일러스트 가방 등이 그 좋은 예.

그런 의미에서 세계 쇼핑의 중심지이자 예술 1번지인 뉴욕은 뮤지엄숍 트리퍼에게는 천국이나 마찬가지다. 센트럴 파크 동쪽을 기준으로 약 1마일 정도 펼쳐지는 ‘뮤지엄 마일’(Museum Mile)에는 모퉁이 하나를 돌 때마다 세계적인 미술관과 박물관, 갤러리가 등장하니 말이다. 세계 4대 박물관에 드는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은 센트럴파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압도적인 입구 풍경이 단연 눈에 띄는데 뮤지엄숍에서 이를 고스란히 담은 초대형 일러스트 카드를 판매하는 점이 재미있다. 여행이 끝나고도 이 카드 한 장만 있으면 언제든지 박물관 특유의 위풍당당한 입구를 추억할 수 있다는 사실. 이 밖에도 이집트관의 영향인 듯한 파라오 초콜릿, 스핑크스 인형 등을 구매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모마’(MoMA)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한 뉴욕 현대미술관은 빵빵한 뮤지엄숍이 오히려 더 인기를 끌 정도. 미술관은 5번가에 있는데 소호에까지 따로 모마 디자인 스토어를 운영하면서 뮤지엄숍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알레시(Alessi)처럼 유명한 디자이너의 디자인 소품도 구매할 수 있지만, 젊은 예술가들의 기발한 제품들이 더욱 눈에 띈다. 지금도 기자의 책상 한쪽에 자리잡고 있는, 나무를 깎아 만든 작은 뉴욕 모형은 단돈 1달러에 건진 뉴욕 여행 최고의 기념품이다.

개인적으로 뉴욕에 있는 90여곳의 박물관 중에서 가장 뮤지엄숍이 좋았던 박물관을 꼽으라고 한다면 ‘아메리칸 포크 아트 뮤지엄’을 꼽고 싶다. 그다지 큰 규모의 뮤지엄숍은 아니지만 미국 전역의 지역예술인들을 소개하는 박물관답게 오직 이곳만의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빼곡 들어차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산 회전목마 모형과 손바느질 인형, 유니크한 도자기 액세서리 등은 지인들에게 선물하기에도 적절한 아이템. 한자로 ‘마천루’(摩天樓)를 뜻하는 스카이스크래퍼 뮤지엄 역시 뮤지엄숍이 탁월했는데 이름처럼 고층빌딩을 소재로 한 다양한 소품을 팔고 있다. 종이를 접어 완성하는 피사의 사탑, 킹콩이 매달려 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모형 등은 모두 이곳에서 파는 제품들. 스카이스크래퍼 뮤지엄은 특히 박물관 로고가 예쁜데, 전시되어 있는 로고 모형이 비매품인지도 모르고 쇼핑카트에 담고 있다가 주의를 듣기도 했다. 같이 간 일행만 없었다면 하나쯤 팔라고 사정하며 매달리는 진상(?) 짓을 했을지도 모를 일. 이처럼 뉴욕 뮤지엄숍에서는 누구라도 끓어오르는 물욕과의 사투가 불가피하다.

◎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1000 5th Ave(82nd St)/ 212-535-7710 /www.metmuseum.org

◎ 뉴욕 현대미술관 11 W 53rd St(bet. 5th&6th Aves.)/ 212-708-9480/www.moma.org

◎ 아메리칸 포크 아트 뮤지엄 45W 53rd St(bet. 5th&6th Aves.)/ 212-265-1040/www.folkartmuseum.org

◎ 스카이스크래퍼 뮤지엄 39 battery place/ 212-968-1961/www.skyscraper.org

박성연 <아시아나> 기자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ESC : 커버스토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