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후이성에서 만난 마오의 사진, 마오는 중국 인민들에게 여전히 그리움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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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중국을 돌며 대형 동상·철지난 포스터·사당 신전의 그를 닥치는 대로 수집하다
나의 여행은 너무 진지해서 따분하다. 직업이 사진가인지라 작업으로서의 여행은 그리 즐거운 것은 아니다. 아니 즐겁자고 가는 여행이 아니다. 하지만 본인도 인간인지라 수십 차례의 여행을 즐거움 없이 다녔을까? 역시 나의 즐거움은 세상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것이다. 아무리 오랜 걸음도 지겨운 기다림도 찬란하게 빛과 어우러지는 한 장의 사진이 보상한다.
마오동상 기념품을 사면 신문지 포장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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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구이저우성에서 만난 사람이 중국 전통 피리를 불고 있다. 십자가 위의 마오 초상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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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허하오터에 발견한 문화혁명 당시의 마오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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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폭풍이 날리는 카슈가르에서는 인민공원 앞 마오 동상을, 안후이성의 <와호장룡> 촬영지에서는 마오의 기념품을, 구이저우성 유채농가에서는 예수보다 높은 곳에 자리 잡은 마오의 포스터를 찍었다. 사진들은 그저 보이는 대로 수집됐고, 필름은 파일에, 데이터는 폴더에 저장됐다. 그리고 해마다 수량은 늘어갔다. 흔히 ‘특정 장르의 정보를 모아두는’ 아카이브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아카이브가 어찌 사용될지 나도 알 수 없다. 당분간은 그냥 잠자고 있을 듯하다. 아직은 흔한 풍경이고 마오가 이슈는 아니다. 하지만 누가 아는가? 마오가 죽은 뒤 신으로 등극할지 몰랐듯 이 사진도 어떤 가치가 있는지 나도 마오도 모른다. 나는 오늘도 그저 마오를 만나면 마오를 찍을 뿐이다. 글·사진 이상엽/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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