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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9.03 18:26 수정 : 2008.09.06 20:04

모던한 인테리어의 ‘3Story’ .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주기마다 트렌드북을 만들어 고객들과 소통하는 ‘3Story’ 강성우 원장

원장님, 색깔있는 미용실 원장님

미용실 원장님들은 눈이 밝다. 대한민국 미스코리아 역사에 미용실 원장님이 안 계셨더라면! 아마 부풀린 사자머리와 미스코리아 특유의 미소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용실이 변화했듯, 미용실을 이끄는 ‘원장’도 과거에 비하면 혁명에 가까울 만치 변했다. 트렌드세터이면서 자기만의 독자적인 색깔을 뽐낸다. 원장의 마인드에 따라 미용실 스태프들의 발걸음에서도 차이가 난다.

강성우(35) 원장이 이끄는 헤어살롱 ‘스리스토리(3Story)’. 3층으로 된 숍을 들어서는 순간 드라마 <커피프린스>에서 본 듯한 젊은 20대 스태프들과 함께 모던한 공간이 펼쳐진다. 미용기구와 상품은 뒤로 숨고 세련된 검은 의자, 자전거 바퀴 모양을 한 조명이 높은 천장에서 시선을 끈다. 미용실 원장이라면 탐낼 만한 공간. 최근 미용실이 추구하는 변화를 앞서 담았다.


‘예쁜 무언가’를 끄집어내는 법

강성우 원장.

연둣빛 팔목보호대를 끼고 날렵한 손동작이 예사롭지 않은 강 원장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자 시간 날 때마다 아침이면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을 달린다. “어느 분야나 긴장감을 놓으면 최상의 작업을 만들 수가 없잖아요. 정신적인 긴장감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하루 평균 20~30명의 손님을 받고 주 6일 일한다. 살롱에는 전체 40여명의 직원이 함께한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인터뷰 중에도 카운터에서는 연신 ‘원장님 손님 왔습니다’ 안내멘트가 흘러나왔다. 도대체 식사할 시간은 있을까. 살롱에 직원용 식당이 있어 직원들은 그나마 식사를 거르진 않는다.

강성우 원장은 몇 해 전 전국적으로 유행했던 김남주의 바람머리 스타일, 김민정, 류승범 등 다양한 스타일링 작업을 해왔다. “전국적으로 하나의 스타일을 유행시키면 기분은 좋죠. 그게 그렇게 중요하진 않다고 봐요.

머쉬룸 스타일(버섯머리)의 서인영 헤어(왼쪽·한겨레21 류우종 기자). 드라마 <아일랜드>의 김민정 헤어(오른쪽·한겨레 자료사진)

작업에서 제일 중요한 건 제 생각과 상상이죠. 필드 경험이 많아질수록 그림을 그려 보면서 적절한 스타일을 찾는 게 가능해지죠.”

고객들에게 적절한 스타일을 찾는 것, 트렌드에 눈 밝은 강씨라면 단번에 가능할까? 국내외 수없이 많은 패션잡지를 정독하는 그는 어떤 한 부분에서 발상을 이끌어 내는 경우가 많다. “사진 하나를 보더라도 전체 인상보다 옆머리에 색을 낸 어떤 포인트, 모델이 입은 옷의 독특한 질감 하나에서 ‘예쁜 무언가’를 잡아낸다”고 말한다.

헤어스타일은 패션을 비롯한 메가트렌드와 함께 진행된다. 따라서 동시대 패션·문화에 대한 총체적인 관심이 필수적이다. 검은 옷을 입었다면 심플한 헤어가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머리만 ‘동동 떠다니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스리스토리는 시기마다 트렌드에 대한 조사, 회의, 자체 보고회를 통해 나름의 ‘트렌드 북’을 만들어 살롱에 배치한다. “2007년 트렌드 북을 만들 땐 이젠 무거운 느낌이 대세일 거라 예상했죠. 지금 유행하는 입술 윗선까지 올라오는 단발머리, 서인영의 머쉬룸(버섯머리) 스타일, 복고풍이 유행할 거라고 예측했던 건데 그게 딱 맞아떨어졌어요.”

3층은 전시와 이벤트의 공간으로 꾸며

일본풍의 다소 가벼운 스타일에서 벗어나 2007~2008년에는 굵은 물결의 퍼지한(흐트러진) 웨이브나 무거운 느낌의 단발 컷이 유행했다. 그가 보여준 트렌드 북에는 1950, 60년대 영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복고적이면서도 아방가르드한 이미지가 가득했다. 강씨는 헤어스타일 이야기를 할수록 눈빛을 반짝인다.


살롱에는 20대 초중반 남자 직원이 눈에 띈다.

그렇다면 그가 제안하는 헤어스타일은? “복고풍의 무거운 스타일이 계속 인기를 끌 거예요. 이런 경향은 분명 중성적인 느낌을 주지만 보이시(boyish)한 것과도 달라요. 여성스러움에 한정되지 않는 복합적이면서 세련된 느낌을 주죠.” 살롱 3층은 머리를 하는 곳이 아닌 ‘보고 느끼는 곳’이다. 젊은 작가들의 사진전, 미디어 작업 전시, 음악연주 이벤트가 열렸고 지금도 <펀 아트>전을 준비 중이다. 그는 “축구에서 베컴은 단연 아티스트잖아요. 헤어스타일이라는 분야에서 정말 아티스트다운 경지에 이르고 싶어요”라고 했다.

[한겨레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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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현시원 기자 qq@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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