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8.07.16 20:49 수정 : 2008.07.19 14:13

페스티벌 제너레이션의 멤버 케이, 디제이 그루브선, 저스틴(왼쪽부터).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선구자 격인 ‘페스티벌 제너레이션’ 사람들의 무용담과 고생담

“스페인에서 열리는 록 페스티벌 ‘록 인 리오’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에요. 자미로콰이의 무대를 보고 싶어서 갔죠. 거기에는 동양인이 거의 없어서 어딜 가나 관심을 받았어요.”

공항에서 바로 인터뷰 장소로 왔다는 저스틴(김지숙)씨가 까맣게 탄 팔을 흔들며 얘기를 이어갔다. “매번 페스티벌에 다녀올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하면서 또 페스티벌 시즌이 오면 저절로 표 예약을 하게 돼요. 그렇게 다닌 지도 벌써 10년이 다 됐어요.”

저스틴씨는 페스티벌 모임 ‘페스티벌 제너레이션’의 큰언니다. 그에게 첫번째 해외 록 페스티벌은 1999년 영국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이었다. “자기 자신을 내던지고 즐기는 페스티벌이 있다는 것 자체가 문화적 충격이었어요. 그 다음부터 페스티벌에 다니기 시작했죠. 글래스턴베리만 올해까지 다섯 번 다녀왔구요. 영국의 레딩이나 리즈 페스티벌, 일본의 록 페스티벌까지 10여 차례 다녔어요.”

공연기획사에서 일하는 케이(이용기)씨에게는 좋아하는 밴드 ‘시규어 로스’를 보러 갔던 2005년 일본 후지 록 페스티벌이 첫번째 해외 록 페스티벌이었다. “좋은 자연환경 한가운데에서 자유롭게 음악을 즐기는 모습이 ‘음악 마을’ 같았어요. 그 다음부터 페스티벌에 빠져 발을 못 빼고 있죠.”(웃음)

이렇게 페스티벌을 즐기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지난해 페스티벌 제너레이션이라는 모임을 만들게 됐다. 저스틴씨는 “제가 페스티벌 1세대라고 생각해요. 처음에 다니기 시작한 세대죠. 요즘 친구들은 페스티벌을 보면서 자라난 세대예요. 페스티벌이 자연스러운 문화죠. 그래서 페스티벌 세대라는 뜻으로 페스티벌 제너레이션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페스티벌 제너레이션 회원들은 지난해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비영리 부스를 열기도 했고, 지난 6월에 열린 영국 글래스턴베리에 단체로 다녀오기도 했다. 혼자 아니면 친구와 둘이 다니던 페스티벌에 열 명이 함께 출정(!)한 것은 처음이었다.

뮤지션인 디제이 그루브선(최선희)씨는 고생담과 자랑을 번갈아 가며 들려줬다. “글래스턴베리와 벨기에 ‘록 베르히터’에 다녀왔어요. 제게는 첫 해외 록 페스티벌이었죠. 글래스턴베리는 가느라 엄청 고생했어요. 버스를 놓쳐서 고속도로를 몇 시간 동안 혼자 걷기도 했어요. 얼마나 힘들게 도착했는지 잇몸에서 피가 났다니까요. 그래도 정말 좋았어요. ‘버브’ 무대는 제일 앞에서 봤어요. 음악 하나로 모여서 이렇게 재미있게 놀 수 있다는 게 놀라웠어요.” 같이 갔던 저스틴씨는 영국 <가디언>의 글래스턴베리 특집기사 사진에 소주와 컵라면을 들고 출연하기도 했다. “여러 명이 가니까 더 재미있었어요. 깃발을 들고, 가져간 재미있는 의상을 입고 신나게 놀았죠.”

영국과 일본은 페스티벌 문화가 다르다. 영국 록 페스티벌은 일탈과 자유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고 그곳에 모인 사람들 모두 자기를 표현하면서 페스티벌 자체를 즐긴다면, 일본 록 페스티벌은 공연장에 모인 사람들이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규칙을 지키며 평화롭게 음악을 즐긴다.


해외 록 페스티벌에 가려면 언제부터 준비를 해야 할까? “모든 여름 록 페스티벌은 3월부터 표 예매가 시작돼요. 비행기 좌석도 그때 예매하면 가장 저렴하죠.” 예산은 얼마나 들까? “후지 록이나 서머 소닉은 150만원 정도, 글래스턴베리는 200만원 조금 넘게 생각하면 될 거예요.” 더 자세한 사항이 궁금하다면? 페스티벌 제너레이션(festivalgeneration.com)에 직접 물어보자.

글 안인용 기자·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페스티벌 제너레이션은 올해 팀을 꾸려 깃발을 들고 글래스턴베리에 다녀왔다. 페스티벌 제너레이션 제공

페스티벌을 즐기는 다섯가지 방법

남의 시선은 신경 끄시라

‘페스티벌 제네레이션’의 저스틴·케이·디제인 그루브선이 얘기하는 ‘페스티벌 즐기는 다섯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이번 여름 국내에서 록 페스티벌에 갈 계획이 있다면 꼭 참고하자.

1. 자기 자신을 표현한다.

가면을 쓰거나 망토를 두르는 등 자기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의상을 준비하면 재미가 두 배다. 재미있는 의상을 준비해가면 현장에서 사진을 찍거나 친구를 사귈 기회도 더 많다. 남의 시선은 신경쓰지 말자.

2. 다르다는 걸 인정한다.

페스티벌에 모인 사람들이 서로 다르다는 걸 인정하면서 즐긴다. 원론적이지만 페스티벌을 즐기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3. 음악을 듣고 간다.

록 페스티벌에 나오는 뮤지션의 앨범은 꼭 듣고, 가사도 외워서 간다. 보면서 즐기는 것과 노래를 따라부르면서 즐기는 것은 재미의 정도가 다르다. 가기 전에 페스티벌에 나오는 뮤지션의 음악을 들어보는 파티를 열어도 좋다.

4. 이벤트를 준비한다.

깃발을 제작해도 좋고, 티셔츠를 만들어서 입어도 좋다. 함께 간 사람들과 몇가지 퍼포먼스 등을 준비해 페스티벌 현장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긴다. 뮤지션의 무대를 보는 것도 좋지만 페스티벌 자체를 즐기는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5. 필요한 물건은 꼭 챙긴다.

선크림, 수건, 간이용 낚시 의자, 장화, 모기약, 물티슈는 필수다. 대신 짐은 간소하게 챙긴다.

안인용 기자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ESC : 커버스토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