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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6.11 22:21 수정 : 2008.06.14 15:25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근처 행복길과 학수정길에도 개성 있는 카페들과 바 자리잡아

<스폰지> 식으로 질문한다면 ‘요즘 가로수길은 이다’에 들어갈 정답은 ‘공사 중’이다. 앞서 언급한 거리 들머리 스타벅스 공사장을 필두로 길지도 않은 가로수길 서너 군데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사 크기만 봐도 어느 정도의 자본 규모를 가진 매장이나 건물이 들어설 거라는 예측을 하기 어렵지 않다.

본래 영세 사무실이나 주택들이 모여 있던 가로수길에 들어온 가게들은 크지 않은 평수다. 그래서 더 편하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불과 2년 전에 권리금이 3천만원 정도에 불과하던 가게 터가 지금은 1억원에서 1억5천만원까지 올랐다. 돈 없고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이 자기 숍을 만들려고 들어왔던 가로수길의 명성은 빛바랜 추억이 됐다. 이렇게 높은 턱을 피해서 젊은 주인들은 가로수길 왼쪽의 행복길이나 오른쪽의 학수정길, 그리고 그 사이의 틈새로 새로운 둥지를 개척하고 있다.

그 가운데 최근 가로수길보다 더 뜬다는 행복길에는 가로수 맨숀처럼 문화공간을 겸한 개성 있는 카페들이 문을 열고 있으며 특히 가로수길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와인 바 몽리, 티베트산 공정무역 커피를 싸게 먹을 수 있는 6시2분, 재지마스 갤러리 등이 모여 있는 이른바 ‘행복 5거리’는 이 동네의 중심가로 부상했다. 그 반대편의 학수정길에도 가로수길 일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술집인 쿠바와, 벼룩시장 등 재미있고 정감 있는 이벤트들로 발길을 모으는 헬로바도 자리잡았다. 쇼핑 칼럼니스트 배정현씨는 얼마 전 학수정길보다 한 블록 더 깊숙이 들어간 주택가에 10평짜리 깜찍한 워터 바 워시를 차렸다.

가로수길 일대는 앞으로도 꽤 오래 ‘공사 중’일 것으로 보인다. 1, 2년 전부터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올라간 삼청동의 가게 주인들이 가로수길 근처로 이동을 준비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최근 학수정길에 빈티지 카페 ‘사루비아’를 연 박성대 대표는 “가로수길의 개성이 죽지 않으려면 중심 가로수길의 작은 소품 가게들이 대자본에 치여서는 안 된다”고 염려한다. 하지만 여전히 가로수길의 정서를 공유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당분간 가로수길은 메인 거리를 중심으로 사이사이 뒤쪽으로 계속해서 뻗어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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