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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6.04 19:46 수정 : 2008.06.04 19:46

[사용불가설명서] 연필

[매거진 Esc] 사용불가설명서

■ 제품명 : 연필
■ 제품용도 : 필기도구·수지침·대인방어
■ 사용방법 및 주의사항

1. 철야기도보다 힘겨운 유로 2008을 견뎌낼 힘이 필요한 여성은 본 제품과 손바닥만한 수첩 하나를 준비한다. 티셔츠 사이로 식스팩이 엿보이거나 바지 위로 드러나는 치골근이 유혹적인 선수를 발견하면 본 제품으로 수첩의 해당 선수의 등번호와 이름을 간단히 적는다. 목록이 완성되면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이름을 넣는다. 사진을 검색해 해당 선수의 자태를 감상한다. 본 제품으로 그라운드 위 매력남을 골라잡는다. ※아무리 눈을 크게 떠도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면 7번, 10번, 13번 등 소위 ‘잘나가는 번호’를 주목하십시오. 단, 포르투갈의 잘나가는 ‘날둥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17번이니 주의하십시오.

2. 밤늦게 중계되는 유로 2008로 인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을 때 본 제품을 여러 자루 준비한다. 본 제품 여러개를 방바닥에 깔고 누워 위아래로 움직이면 피로를 풀 수 있다. 잠이 몰려올 때는 본 제품으로 주요 혈류를 콕콕 찌른다. 작은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가능하다면 선수들이 뛰는 90분 내내 쉬지 말고 찌른다. 공이 구르는 한 축구는 계속되니까. ※육각이 아닌 삼각·사각 제품을 방바닥에 깔고 사용하면 혈액순환은커녕 온 몸에 멍자국만 남을 수 있습니다. 날카롭게 깎은 제품으로 혈류를 찌르다가 자칫 흥분해 힘껏 찌르면 온 몸에 핏자국만 남을 수 있으니 주의하십시오.

3. 유로 2008 기간 중 축구를 주제로 진행되는 대화로 인해 피로가 몰려올 때 본 제품을 준비한다. ‘공격축구냐, 수비축구냐’ ‘호날두냐, 토레스냐’ 등 도무지 합의점이 보이지 않는 주제로 설전이 계속되면 준비한 본 제품을 뒤로 돌려 귀에 꽂는다.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는 동시에 우아함도 지킬 수 있다. ※본 제품을 ‘뒤로’ 돌리지 않고 ‘제대로’ 된 방향으로 꽂으면 고막 파열 등으로 소리 없는 유로 2008을 시청해야 할지도 모르니 주의하십시오.

글 서형욱 <스포탈 코리아> 편집장

그림 김중혁 객원기자 vonnegut@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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