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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4.23 21:41 수정 : 2008.04.23 21:41

Esc를 누르며

[매거진 Esc] Esc를 누르며

세계적 캐릭터는 콧대가 셉니다.

‘어린 왕자’에서 확인합니다. 올해 환갑을 넘은 이 왕자 캐릭터는 최근 왕자병에 걸렸다고 공격을 당했습니다. 일부 제호와 삽화를 책에 함부로 쓰지 말라는 요구를 했기 때문입니다. 생 텍쥐베리 상속 재단과 계약을 맺고 상표권을 주장한 국내의 한 문구·출판업체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 때문에 대형서점에서 <어린 왕자>가 사라지는 해프닝도 빚어졌습니다. 그동안 <어린 왕자>를 펴낸 출판사들은 “저작권도 아닌 상표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섭니다. 법률 자문을 받은 뒤 소송에까지 나서겠다고 합니다.

〈Esc〉 역시 법률 자문을 얻으면서 세계적 캐릭터들을 모셨습니다. 다들 50년을 넘게 풋풋한 건강을 유지하는 그들입니다. 경제력도 여전히 파워풀합니다. 그 캐릭터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려 한다면 절차를 거쳐야 할 겁니다. 미키마우스는 판권을 대행하는 월트디즈니 국내 지사가 활동 중입니다. 스머프는 벨기에 현지 대행사를 접촉해야 합니다. 물론 보도의 목적인 경우에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캐릭터 초상권 침해에 관련된 항의는 받지 않을지 조심스럽기는 합니다. 워낙 짱짱한 캐릭터라서^^.

아, 항의 이야기를 꺼내고 보니 지난 호가 생각납니다. 한·중·일 뱃길을 다룬 〈Esc〉가 배달된 뒤 일부 독자들의 거친 항의를 받았습니다. 1면 세계지도에 치명적 오류가 있다는 거였습니다. 기자들도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 한반도 오른쪽에 ‘Sea of Japan’이라는 표기가 있었습니다. 기자 중 한 명의 독일제 지구본을 촬영해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한 거였습니다. 그냥 실수였습니다. 전화를 건 어느 독자의 개탄에 저는 이 말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대다수 한국인들의 의식엔 ‘반일 캐릭터’가 배였습니다. 콧대가 세지요. 이 캐릭터 역시 해방 뒤부터 치면 환갑이 넘었군요.

고경태/ <한겨레> 매거진팀장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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