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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3.26 22:05 수정 : 2008.03.29 13:58

〈맵스〉,〈크래커 유어 워드로브〉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잘 만나면 열 홈피가 안 부럽다, 자신의 문화적 코드에 맞는 잡지 발견하기

패션지나 여성지, 영화잡지가 잡지의 전부라고 믿고 살아 온 당신,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자신의 문화적 코드와 일치하는, 혹은 감각을 한 단계 높여줄 만한 잡지를 발견한다면 삶이 조금 더 풍요로워질테니까. ‘잘 만난 잡지 한 권, 열 홈페이지 부럽지 않다’를 되새기면서 당신과 잘 어울릴 만한 잡지를 찾아가 보자.

A 스트리트+문화+패션+매거진

연예인과 유명인
안 나오는 패션지

강남이나 명동, 홍대앞 길거리에 5분 정도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느라면 걸어다닐 때는 보이지 않던 독특한 옷차림들이 눈에 들어온다. 절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빨간 모자에 보라색 목도리를 두른 여자부터 최소 6㎝는 되어 보이는 굽 높은 구두를 신고 걷는 남자까지. 새삼 ‘거리’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아직 우리에게는 낯선 거리 패션을 정면에서 다루는 잡지가 있다. 20대가 만드는 잡지, <맵스>와 <크래커 유어 워드로브>다.

〈크래커 유어 워드로브〉,〈프라우드〉,〈블링〉(맨 위부터).
2006년 12월 첫호를 내고 1년 동안 격월간으로 나오다가 올해 1월부터 월간으로 바뀐 <맵스>는 ‘스트리트 패션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을 표방하고 나섰다. 표지를 넘기면 스니커즈와 안경, 티셔츠, 헤드폰 등 스트리트 패션의 필수품목을 자세히 소개하는 꼭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거리에서 만난 범상치 않은 패션의 젊은 사람들 사진도 한 면을 꽉 채운다. 디자이너, 무용가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인터뷰도 잡지에 색깔을 더한다. 거리 패션뿐 아니라 하이 패션도 다룬다. <맵스> 발행인 유도연씨는 “주류 패션에 문화적인 요소를 더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간다”며 “스트리트 문화의 지침서로 자리잡고 싶다”고 말했다.


잡지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크래커 유어 워드로브>는 ‘찰칵, 당신의 옷장’ 정도의 뜻이다. 잡지는 진짜 옷장을 습격하는 꼭지로 시작한다. 옷과 신발, 가방을 방 가득히 채워놓고 찍은 사진은 이 잡지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난해 9월 창간한 무가지 <크래커 …>는 ‘리얼 버라이어티 잡지’다. 거리에서 생겨나는 모든 일이 <크래커 …>의 소재다. 잡지의 절반 이상은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의 사진으로 채워졌고, 나머지는 쇼핑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대로 보여주는 기사 등으로 이뤄졌다. <크래커 …> 장석종 편집장은 “이 잡지에 나오는 모든 사람들은 모두 일반인”이라며 “연예인이나 유명인 없는 패션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트리트 <크래커 …>의 가장 큰 특징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아르헨티나·이탈리아·캐나다·영국 등 전세계 도시의 사진가 등과 협력을 맺고 각 도시의 거리 패션까지 보여준다.

B 패션+스타일+예술

충격적인 화보를 선물하는 <데이즈드 …>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
이제 우리도 영국에서 가장 쿨한 잡지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를 우리말로 읽을 수 있다? 이 믿어지지 않는 일이 실제로 일어날 예정이다. <데이즈드 …> 한국판이 다음달 20일 창간한다. <데이즈드 …>는 숱하게 많은 여타 라이선스 패션지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잡지다. 명품 의상과 세련되고 우아한 모델이 등장하는 화보 대신 시각적으로 새롭고 충격적인 화보와 이미지를 보여주고, 틀에 박힌 문화기사 대신 적극적으로 대중문화와 예술을 다룬다. 문제는 한국판이 얼마만큼 <데이즈드 …>를 우리 식으로 소화하면서 동시에 그만의 강점을 이어가느냐다.

<데이즈드 …> 김애경 편집장은 “영국만큼 문화적으로 다양하지 않은 우리 상황에서, 잡지에 다룰 만한 인물과 아이템을 어떻게 선택하느냐가 성패의 열쇠가 될 것”이라며 “<데이즈드 …>만의 느낌을 잘 살려 이 잡지를 들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취향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5월호의 표지 모델은 마돈나. 영국판 <데이즈드 …>의 마돈나 특집을 비롯해 국내 젊은 예술가를 소개하는 특집 등이 실릴 예정이다. 올해는 <데이즈드 …>뿐 아니라 미국의 패션지 <나일론>과 프랑스 패션지 <누메로>도 하반기에 라이선스지로 들여올 계획이 있다고 하니, 색다른 패션지를 보고 싶다면 조금만 기다려보자.

C 음악+문화+클럽

음악잡지 표방한 <블링>과 <프라우드>

〈블링〉, 〈프라우드〉
외국에서는 음악잡지가 대중문화 전반을 이끌어가는 힘을 갖는다. 그런데 이땅은 음악잡지가 살아가기에 척박한 땅이다. 성공한 전례가 많지 않고, 동시에 성공할 만큼 멋진 콘텐츠를 뽑아낸 잡지도 손에 꼽을 정도다. 그렇다고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무가지로 나오는 음악잡지가 꾸준히 발행되니 말이다. 주인공은 <블링>과 <프라우드>다.

클럽문화 잡지를 표방한 <블링>을 음악잡지로 분류하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이도 있겠지만, <블링>은 분명 꽤 멋진 음악잡지다. 벌써 3년이 훌쩍 지난 <블링>은 클럽문화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클럽 음악을 주로 다룬다. 지금 클럽에서 어떤 하우스 음악이 흘러나오고, 어떤 디제이가 어떤 파티에서 진행을 했는지 자세하게 다룬다. 뿐만아니라 이지형 등 인디 뮤지션 인터뷰나 음반 리뷰도 충실하다. 음악 잡지로서 <블링>의 강점은 음악 잡지도 이렇게 ‘쿨’하다는 것, 부담 없이 읽는다는 것, 그리고 읽다보면 음악을 듣고 싶게 된다는 것이다.

<프라우드>에는 팝·가요·재즈·사운드트랙에다 일본음악까지 모두 다 있다. 음악의 여러 갈래를 하나의 잡지에서, 그것도 수준 높은 기사와 칼럼으로 읽는 잡지가 <프라우드>다. <프라우드>는 2004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잡지를 만들며 항상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필진이다. 수준 높은 필진이 선사하는 색다른 글을 읽는 재미가 <프라우드>만의 고유한 색깔이다. <프라우드>는 올해부터 조금씩 변화를 준다. <프라우드> 손종현 편집장은 “음악에 더 집중한다는 것이 변화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D 장르+소설+만화+책

‘판타스틱’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위하여

〈판타스틱〉, 〈팝툰〉
주말에 거실 소파나 침대에서 추리소설을 읽을 때가 가장 좋다는 당신, 공상하기를 즐기는 당신에게 꼭 주고 싶은 잡지가 월간 <판타스틱>이다. 5월이면 첫돌을 맞는 <판타스틱> 앞에는 ‘판타지·미스터리·호러 문화잡지’라는 긴 설명이 붙는다. 온갖 장르문학을 아우른다는 뜻이다. <판타스틱>에 손이 가는 가장 큰 이유는 로저 젤라즈니의 단편소설부터 빌 에스 벨린저 소설 연재, 권교정의 만화 연재까지 잡지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다. 알찬 기획기사와 칼럼, 인터뷰도 <판타스틱>의 또다른 재미다. <판타스틱> 조민준 편집장은 “저급한 문화로 여겨졌던 장르문학이 <판타스틱>을 통해 그 가치를 인정받았으면 한다”며 “재능있는 국내 장르문학 작가를 발굴하는 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소설보다 만화가 더 체질에 맞는다면 <팝툰>이 제격이다. 격주간 만화잡지인 <팝툰>에는 강경옥과 조주희·조남준 등 인기 작가들의 작품을 비롯해 〈Esc〉에서 연재했거나 연재 중인 이경석·기선·마인드씨 등 개성 있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만난다. 만화뿐 아니라 파리와 런던 등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일러스트 에세이도 <팝툰>에서만 볼 수 있다.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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