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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2.13 18:42 수정 : 2008.02.15 16:27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에 포함된 당인리발전소의 문화공간화 계획에 대해 홍대 앞 사람들의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다. 김정효 기자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서울시의 당인리발전소 문화공간화 계획에 홍대 앞 사람들은 뜨악

최근 대통령인수위가 당인리발전소를 방문하며 전부터 간간이 나왔던 이곳의 복합문화시설화 계획이 다시 수면에 올랐다. 그러나 이 소식을 듣는 홍대 앞 사람들의 얼굴이 편치만은 않다. 지금까지 관 주도로 홍대 앞을 보호, 육성하려는 계획은 홍대 앞 땅값을 올리는 데만 기여해 왔기 때문이다.

작업실과 개성 있는 카페와 클럽이 공존하던 홍대 앞을 가장 크게 흔든 건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서울시가 걷고 싶은 거리를 조성하면서다. 홍대 앞 사람들에게 걷고 싶은 거리가 아니라 ‘굽고 싶은 거리’로 더 많이 통용되는 이 거리는 고기집들이 발빠르게 장악했고, 주변으로 각종 주점과 노래방이 들어섰다. 가게가 늘어나면서 땅값이 올라간 건 당연지사다. 또 2003년 홍대 앞 문화지구 지정계획이 발표되자 땅값은 더욱 널을 뛰었고, 홍대 앞 독립문화의 구심점 역할을 하던 씨어터 제로가 임대료 문제로 문을 닫기에 이르렀다. 당시 씨어터 제로 폐쇄를 막기 위해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홍대앞문화예술협동조합은 홍대 앞의 ‘육성’이 아닌 ‘자생’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 왔다.

당인리발전소 대통령 공약을 비롯해 홍대 앞을 ‘보호·육성’하려는 계획은 끊이지 않는다. 2006년 서울시는 중장기 문화예술 발전계획을 발표하면서 홍대 지역을 클럽문화특구로 육성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또 상암동 미디어센터 블록에서 홍대를 잇는 마포구 문화벨트 조성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의 계획 발표와 땅값 상승이 나란히 움직인 걸 경험한 홍대 앞 사람들은 당인리발전소 문화공간화 계획에 뜨악할 수밖에 없다. 홍대앞문화예술협동조합을 이끌며 클럽 빵을 운영해 온 김영등 대표 말처럼 “망원동이나 상수동 쪽으로 많이 밀려났는데 이제 전면이 다 포위되면 더 이상 밀려날 곳도 남지 않는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김 대표는 “씨어터 제로 자리에 생긴 상상마당이 인디문화 육성이라는 취지로 문을 열었지만 주변 구멍가게들을 위협하는 대형 마트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듣는 것처럼 대형 문화공간들을 홍대 앞으로 모으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며 지금과 같은 변화 추세라면 소박하게 홍대 앞을 지키던 사람들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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