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8.01.23 22:07 수정 : 2008.01.24 09:00

레이저·박피·보톡스, 해도해도 모자라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한국 피부시술의 변천사를 요약해주는 어느 50대 여인의 피부편력기

생물학적인 나이는 50대 중반이지만 피부만큼은 40대 초반이라고 자부하는 주부 김현아(가명)씨, 그의 지난 인생 중 10여년은 개인의 지난날이라기보다 피부 시술의 역사에 가깝다. 여러 번에 걸쳐 레이저 시술, 박피 시술 등 굵직한 피부 관련 시술을 받아 왔다는 김현아씨의 피부 편력기와 반포 고운세상피부과 임현상 원장의 도움말을 통해 지금까지 유행했던 피부 관련 시술을 되짚어보자.

90년 중후반엔 여드름을 짜주는 게 전부

“남들보다 피부가 좋은 편이어서, 젊었을 때부터 피부를 유독 중요하게 생각하고 가꿨어요. 그러던 어느 날 피부에 뾰루지 같은 게 나서 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우연히 레이저 시술 안내서를 보게 됐어요. 눈웃음 때문에 눈가에 주름이 많아 늘 고민이었거든요. 이런 시술이 있다는 얘기를 처음 듣고 받아 보겠다는 결심을 했죠. 그게 11년 전, 그러니까 1997년이었고 제가 했던 첫번째 피부 관련 시술이었어요. 그때만 해도 레이저 피부 시술은 거의 없었어요. 시술은 레이저로 주름 부분에 살짝 화상을 입혀서 피부가 다시 재생하도록 하는 방식이었어요. 지금처럼 레이저 시술이 발달하지 않아서 나흘 정도 딱지가 앉았고, 한 달 정도 얼굴에 붉은기가 남아 있었죠. 그때는 그 모습이 흉하기도 하고, 자외선도 차단해야 해서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에만 있었어요. 효과는 괜찮은 편이었죠.”

90년대 중후반에 피부과에서 하는 피부 관리 시술로는 여드름을 짜주는 정도가 전부였다. 피부 노화를 막는 시술로는 피부를 당겨서 주름을 펴는 시술 등 성형외과적인 시술이 주를 이뤘다. 당시 레이저는 초창기였다. 피부 노화를 방지하는 레이저가 있긴 했지만 레이저는 주로 점을 빼거나 안면 홍조 등 혈관 질환 치료에 쓰였다. 제모에도 이용되면서 제모 레이저가 유행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98년 즈음에 필링 시술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서양인에게 맞춘 강한 필링 시술이 들어와 색소 침착이나 피부 트러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랬던 필링 시술이 동양인 피부에 맞게 변형되면서 크리스털 필링, 다이아몬드 필링, 마이크로 필링 등 다양한 필링 시술이 피부 미백, 주름 개선, 여드름 치료 등을 목적으로 3∼4년 동안 유행했다.

“99년 겨울에 화학 약품을 발라서 박피를 하는 시술을 받았어요. 저에게 맞지 않았던 건지, 아니면 약품이 너무 강했는지 모르겠지만 화학 박피로 얼굴에 작은 흉터가 남았어요. 지금도 흉터가 손톱보다 조금 더 작게 남아 있어요. 그 다음에는 요즘에도 많이들 하는 해초 필링을 받기도 했죠. 만족스러운 편이었어요. 본격적인 레이저 시술을 받은 것은 2006년이었어요. 프락셀과 폴라리스, 제나 프락셀을 차례로 받았어요. 의사가 권했던 시술 횟수가 너무 많았는지, 실핏줄이 약간 비치기는 하지만 그래도 예전의 레이저 시술이나 필링 시술에 비해 효과는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요즘에 워낙 많이들 하잖아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피부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그만큼 레이저 시술이 좋아졌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2∼3년 전부터 대중화되기 시작해 지난해부터는 ‘열풍’으로 자리잡은 레이저 시술 대중화의 원동력은 ‘자연스러움’이다. 이전의 시술은 여름·겨울 휴가나 명절을 이용해서 일주일 정도 ‘방콕’을 결심하고 받아야 했지만, 레이저 시술은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고 받을 수 있다. 여기에는 시술을 받고 갑자기 피부가 좋아져 티를 내며 ‘부자연스럽게’ 예뻐지기보다는, 마치 원래 피부가 좋았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예뻐지고 싶어하는 욕망이 숨어 있다. 이제 피부과에는 성수기가 따로 없다. 대신 1년 내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레이저 시술을 받으려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레이저 시술 다음엔 줄기세포 시술?

“예전에는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에 비해 제 피부가 훨씬 좋았어요. 저는 늘 새로운 피부 시술이 나오면 먼저 받는 편이었으니까요. 보톡스도 10년 전부터 맞았고, 요즘 많이 하는 지방 이식 수술도 2000년 초에 했거든요. 그런데 레이저 시술이 대중화되면서부터는 만날 때마다 친구들 피부가 조금씩 좋아지는 거예요. 물론 절대 어떤 시술을 받았다는 얘기는 하지 않아요. 다들 말하지는 않지만 피부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다들 뭔가를 받고 있다는 얘기죠.”

레이저 시술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기계는 조금씩 성능이 좋아질 것이며, 가격 역시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으니까. 그렇다면 레이저 시술 그 다음에는 또 어떤 시술이 유행할까? 줄기세포를 이용한 시술이 될 수도 있고, 전혀 생각지 못한 새로운 시술법이 될 수도 있다. 10년 혹은 20년 뒤 어떤 시술법이 사람들의 손을 잡아끌지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하다. 젊음과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이 계속되는 한, 피부 시술 열풍은 계속될 거라는 사실이다.

글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한겨레 매거진Esc 주요기사]
▶ 뽀송뽀송한 당신은 최상위계급!
▶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본 레이저 9가지 치료법
▶ 10년째 각방 쓰는 남편과 만난지 3년 된 유부남 애인 사이에서…
▶ 익명의 자유가 그리울 때…
▶ 야식 못 참겠다면 요리게임으로 때워 보라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ESC : 커버스토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