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비에스 〈야심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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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지상파 3사 간판 토크쇼 작가들이 뽑은 2007년 토크의 웃음바다 순간들
방송사 토크쇼는 연예인들의 재치와 순발력 경연장이다. 토크쇼에서의 말 한마디는 비호감 연예인을 ‘국민’ 여동생이나 오빠로 바꿔놓기도 하고, 누리꾼들의 공격 대상으로 몰아넣기도 한다. 올해는 누가 누가 웃겼나. 에스비에스의 <야심만만>, 한국방송의 <상상플러스>, 문화방송의 <놀러와> 등 지상파 3사 간판 토크쇼의 작가들이 각각 올해의 말들과 2007년의 ‘토크왕’, 2008년 섭외 1순위가 예상되는 토크 꿈나무를 뽑았다.
에스비에스 <야심만만>
금전으로 뭉친 의리 토크-디제이 디오시 ‘3000원짜리 사고를 3천만원에 막은 사연’
이하늘이 여자친구, 김창렬과 클럽에 갔을 때 한 남자가 이하늘 여친의 발을 밟고 사과도 없이 지나갔다. “갑자기 창렬이가 쫓아가서 다섯명을 혼내고 3천만원이 나왔어요. 집에 가서 빨간 약만 바르면 될걸” 이어지는 정재용의 말. “저는 집에서 자다가 자초지종도 모르고 계좌번호 받아적었어요.” 정재용이 음악 활동에 회의를 느껴 그만두려고 했을 때 붙잡은 이하늘의 격려는 “같이 갚아야 할 빚이 있다”였다.
꽃미남의 공주병 토크-김희철 “예쁜 게 제 잘못은 아니잖아요?”
나오면 기본 2루타, 논란성 발언도 인기로 승화시키는 섭외 1순위, 김희철의 연애 좌절담. 여자친구의 친구들이 김희철을 본 뒤 여친에게 “남자친구가 더 예쁘다, 남자가 아깝다”고 여자친구를 구박하면서 결국 헤어지게 됐다며 “솔직히 예쁘게 생긴 게 제 잘못은 아니잖아요?”라고 말해 원성 어린 웃음을 샀다. 그러자 김희철이 꽂아내린 확인 사살. “웃자고 한 진담이에요”
2007년 토크왕 / ‘간지’ 토크의 지존-손창민 ‘진정한 남자로 사는 건 어려워~’
손창민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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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 꿈나무 / 모범생 이승기의 반란-‘강호동 결혼식을 사수하라!’ ‘내 인생 끝이라고 생각됐던 순간’에서 <연애편지> 녹화 중 강호동의 짓궂은 질문에 “자꾸 그러시면 결혼식 안 간다”고 장난삼아 말했는데 강호동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지는 걸 목격한 이승기. 눈앞이 캄캄해져 결혼식 날 콘서트와 겹치는 일정인데도 목숨 걸고 식장에 달려갔다. “나뿐만이 아니었는지 내 앞으로 10여대의 차량들이 사이렌을 울릴 정도로 급하게 달려나가더라”로 완벽한 마무리를 해 강호동에게 케이오승.
한국방송〈상상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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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국 “마이클잭슨, 미, 쌤쌤” ‘호랑나비’ 히트 후 미국 공연에 갔을 때 입국 심사대에 도착한 김흥국에게 마약감식견이 달려들었다. 가방 속 감기약 냄새 때문. “콜록콜록, 드링크”라고 외치다가 “톱스타 마이클잭슨, 미, 쌤쌤, 아임 코리안 씽어”라며 유창한 영어 실력을 과시해 감금 시간을 연장시켰다. 또 김흥국은 “친구의 거미라도 될걸 그랬어” (거미의 ‘친구라도 될걸 그랬어’), “털 없는 아내”(‘철없는 아내’) 등 자신의 실수 어록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불결 공감 ‘올드 앤 뉴’ 토크-배철수 ‘그게 히피 문화였다니깐~’ “20대 초반 히피문화에 심취해 6개월간 씻지 않은 적이 있다”고 폭탄 고백. 하루는 흰 와이셔츠를 입고 밖에 나갔는데 갑자기 비가 와서 비를 맞고 집에 들어가니, 옷이 거무죽죽했는데 머리의 구정물이 비에 씻겨 내려왔던 것. 그는 “너무 머리를 안 감았을 땐 검정색 계열의 옷을 입어줘야 한다”며 드레스팁도 제공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이어지는 김C의 헌정사. “(선배를) 존경하는 마음에 나도 4개월간 머리를 안 감은 적이 있다.” 2007년 토크왕 / 레트로 개그의 귀환 심형래 ‘전설은 살아 있다’
심형래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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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유재석·김원희의 놀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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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인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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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자정리? 혜자종니? 혜자젖니?” 폭소 또는 실소, 잊을 수 없는 드라마의 명대사들 때로는 폭소를 터뜨렸고 때로는 실소를 터뜨렸다. 드라마는 잊혀져도 대사만은 평생 잊혀질 것 같지 않은 2007년 드라마의 명대사들. “어린이들, 지나간 짜장면은 돌아오지 않아” (<환상의 커플>) 극상의 이기주의자 나상실이 큰 맘먹고 사주려던 자장면을 물리치고 피자를 따라갔지만 결국 못 얻어먹고 돌아와 다시 자장면을 찾자, 나상실이 어린이들에게 남긴 인생의 교훈. 감화받은 어린들의 반응은 대성통곡. “내 짜장~면, 으앙~.” “너는 독자들의 심금을 울린다면서 나와 내 가족만 울렸다.” (<메리대구공방전>) 울리긴 울렸는데 번지수가 틀렸다. 대구의 <풍운도사의 백팔번뇌>를 출판한 뒤 쫄딱 망한 출판사 사장의 절규를 듣고, 팔리지도 않은 책 인세를 가불하러 갔던 대구는 사장 식구들과 도라지만 깎다가 돌아갔다. “해자정리? 혜자종니? 혜자젖니?” (<거침없이 하이킥>) 윤호와 데이트를 하던 전교1등 소녀는 “회자정리라고 하잖아. 괜찮지?”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이 말이 이별 통보인 줄도 모르던 윤호는 “무식한 놈”이라는 민호의 면박을 듣고서 ‘회자정리’의 뜻을 찾는다. 그러나 ‘리스닝’이 약했던 관계로 엉뚱한 단어만 밤새도록 검색어에 입력했다. “누나 가슴에 삼천원쯤은 있는 거예요” (<쩐의 전쟁>) 흠모하던 여자가 괴로워 하는 모습을 보며 위로하는데 왠 삼천원? 올해 히트 친 하우젠 어록(하우성 역 신동욱의 발음 문제로 잘못 들린 대사들)의 대표상품. 원래 뜻은 ‘누구나 가슴에 상처 하나쯤은 있는 거예요’로 그 밖에 “피죤 관리하시죠(표정 관리하시죠)”“하희라들입니다(하이에나들입니다)”등의 대사가 수록돼 있다. “감자, 너 거기 안서?” (<못된 사랑>) 고아한 첼리스트에서 ‘괴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시골 닭튀김집 주인으로 변모한 나인정이 비닐봉지 속에서 떨어져 굴러가는 감자를 향해 던지는 대사. 그 말을 들은 감자가 닭이 돼서 날아가지 않은 게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미스테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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