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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2.19 20:38 수정 : 2007.12.23 13:27

에스비에스 〈야심만만〉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지상파 3사 간판 토크쇼 작가들이 뽑은 2007년 토크의 웃음바다 순간들

방송사 토크쇼는 연예인들의 재치와 순발력 경연장이다. 토크쇼에서의 말 한마디는 비호감 연예인을 ‘국민’ 여동생이나 오빠로 바꿔놓기도 하고, 누리꾼들의 공격 대상으로 몰아넣기도 한다. 올해는 누가 누가 웃겼나. 에스비에스의 <야심만만>, 한국방송의 <상상플러스>, 문화방송의 <놀러와> 등 지상파 3사 간판 토크쇼의 작가들이 각각 올해의 말들과 2007년의 ‘토크왕’, 2008년 섭외 1순위가 예상되는 토크 꿈나무를 뽑았다.

에스비에스 <야심만만>

금전으로 뭉친 의리 토크-디제이 디오시 ‘3000원짜리 사고를 3천만원에 막은 사연’

이하늘이 여자친구, 김창렬과 클럽에 갔을 때 한 남자가 이하늘 여친의 발을 밟고 사과도 없이 지나갔다. “갑자기 창렬이가 쫓아가서 다섯명을 혼내고 3천만원이 나왔어요. 집에 가서 빨간 약만 바르면 될걸” 이어지는 정재용의 말. “저는 집에서 자다가 자초지종도 모르고 계좌번호 받아적었어요.” 정재용이 음악 활동에 회의를 느껴 그만두려고 했을 때 붙잡은 이하늘의 격려는 “같이 갚아야 할 빚이 있다”였다.

꽃미남의 공주병 토크-김희철 “예쁜 게 제 잘못은 아니잖아요?”

나오면 기본 2루타, 논란성 발언도 인기로 승화시키는 섭외 1순위, 김희철의 연애 좌절담. 여자친구의 친구들이 김희철을 본 뒤 여친에게 “남자친구가 더 예쁘다, 남자가 아깝다”고 여자친구를 구박하면서 결국 헤어지게 됐다며 “솔직히 예쁘게 생긴 게 제 잘못은 아니잖아요?”라고 말해 원성 어린 웃음을 샀다. 그러자 김희철이 꽂아내린 확인 사살. “웃자고 한 진담이에요”

2007년 토크왕 / ‘간지’ 토크의 지존-손창민 ‘진정한 남자로 사는 건 어려워~’

손창민 에스비에스 제공
‘남자답게 보이기 위해 이렇게까지 해봤다’는 주제에서 “드라마의 액션 신을 찍다가 후배에게 손가락을 밟힌 적이 있는데 내색하지 않았다”며 진정한 남자로 사는 어려움을 ‘있어 보이게’ 시작했으나 뒤로 가면서 누가 밟았고 얼마나 아팠는지 세세하게 말해 남자답기는커녕 뒤끝 있고 생색내는 선배임이 들통났다. 또 “내 인생 철학은 무소유”로 시작해 “가만 있어도 캐스팅이 들어온다”로 끝나 ‘듣다보면 자화자찬’ 토크의 끝을 보여줬다.


토크 꿈나무 / 모범생 이승기의 반란-‘강호동 결혼식을 사수하라!’

‘내 인생 끝이라고 생각됐던 순간’에서 <연애편지> 녹화 중 강호동의 짓궂은 질문에 “자꾸 그러시면 결혼식 안 간다”고 장난삼아 말했는데 강호동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지는 걸 목격한 이승기. 눈앞이 캄캄해져 결혼식 날 콘서트와 겹치는 일정인데도 목숨 걸고 식장에 달려갔다. “나뿐만이 아니었는지 내 앞으로 10여대의 차량들이 사이렌을 울릴 정도로 급하게 달려나가더라”로 완벽한 마무리를 해 강호동에게 케이오승.

한국방송〈상상플러스〉
한국방송 <상상플러스>

화수분 실수 토크-
김흥국 “마이클잭슨, 미, 쌤쌤”

‘호랑나비’ 히트 후 미국 공연에 갔을 때 입국 심사대에 도착한 김흥국에게 마약감식견이 달려들었다. 가방 속 감기약 냄새 때문. “콜록콜록, 드링크”라고 외치다가 “톱스타 마이클잭슨, 미, 쌤쌤, 아임 코리안 씽어”라며 유창한 영어 실력을 과시해 감금 시간을 연장시켰다. 또 김흥국은 “친구의 거미라도 될걸 그랬어” (거미의 ‘친구라도 될걸 그랬어’), “털 없는 아내”(‘철없는 아내’) 등 자신의 실수 어록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불결 공감 ‘올드 앤 뉴’ 토크-배철수 ‘그게 히피 문화였다니깐~’

“20대 초반 히피문화에 심취해 6개월간 씻지 않은 적이 있다”고 폭탄 고백. 하루는 흰 와이셔츠를 입고 밖에 나갔는데 갑자기 비가 와서 비를 맞고 집에 들어가니, 옷이 거무죽죽했는데 머리의 구정물이 비에 씻겨 내려왔던 것. 그는 “너무 머리를 안 감았을 땐 검정색 계열의 옷을 입어줘야 한다”며 드레스팁도 제공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이어지는 김C의 헌정사. “(선배를) 존경하는 마음에 나도 4개월간 머리를 안 감은 적이 있다.”

2007년 토크왕 / 레트로 개그의 귀환 심형래 ‘전설은 살아 있다’

심형래 한국방송 제공
서영춘부터 이주일, 이봉원까지 왕년 스타들의 활약상과 밤무대 공연에서 ‘방귀 소동’까지 종횡무진하며 최고의 입답을 과시. “방송국 앞에서 술을 마시다가 오줌이 마려운 거야. 화장실이 멀어서 전봇대 앞에서 일을 봤어요. 그런데 분명 앞으로 조준을 했는데 뒤가 뜨끈해. 돌아보니까 오재미가 내 등을 전봇대로 알고 일을 본 거지” 목소리까지 똑같이 흉내내며 폭로한 이주일의 미국 공연 오디세이는 ‘다시보기’ 강추.

토크 꿈나무 / 반듯한 박건형의 무대 위 폭로 “난 제육볶음 먹을 거야”

무대 위의 실수 퍼레이드로 대박. 한 연극에서 심각한 분위기의 극이 한창 진행 중일 때 섬광과 같은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난 제육볶음 먹을 거야” 퇴장한 배우의 마이크가 꺼지지 않았던 것. 다른 배우는 창에 찔려 죽은 연기를 한 뒤 잠이 들었다가 벌떡 일어났다. 문제는 아직 그 신이 끝나지 않았던 것. 당황한 배우는 괴로운 척을 하며 ‘두번 죽어야’했다.

문화방송 <놀러와>

노인성 치매(?) 토크-신정환 “어떻게 여자친구를 몰라봐?”

문화방송〈유재석·김원희의 놀러와〉
작가들과 시청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게스트계의 우량주 신정환. 강남 클럽에 놀러갔다가 춤을 추던 한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미소를 보내자, 여자도 급방긋, “내게 빠져 들었다고 생각해 무대 아래로 내려와 함께 술을 마시면서 집이 어디냐고 묻자 상대방이 갑자기 자기를 모르냐고 묻더라. ‘예쁜 거 알지’라며 농담을 했는데 ‘어떻게 여자친구를 못 알아보냐’고 반문했다” 그녀는 신정환이 컨추리꼬꼬로 활동할 때 사귀던 전 여자친구였다.

거침없이 솔직 토크-김구라 ‘아들아, 세상은 험한 곳이란다’

절친한 친구 염경환을 “잊혀진 인물” “민물장어가 뽑은 최고의 개그맨(낚시방송에서 활동 중)” 등으로 이르고 “다시 태어나도 지금 아내와 결혼하겠냐”는 질문에 “당연히 아니지. 단골이야?” 솔직함의 극치를 달리는 김구라가 늘 아들 일곱 살 동현이에게 말해준다는 인생의 조언. “니가 지금은 조금 귀여우니까 그나마 봐주는 거지, 귀여움이 사라지면 방송국은 널 내칠 거다.”

2007년 토크왕 / 토크계의 헐크 이계인-‘낚시는 영원한 내 사랑’

이계인 문화방송 제공
걸죽한 목소리로 출연할 때마다 낚시에 대한 ‘엽기적’ 애정을 입담으로 승화시켜 토크왕 중 왕으로 뽑혔다. 젊은 시절 신인 조형기를 꼬셔 낚시터에 끌고 가 죽도록 심부름을 시키다가 비가 쏟아지자 “밤새도록 비를 맞고 있는 조형기가 잘못될까 봐 걱정됐지만 차 시트가 젖을까 봐 문을 걸어놓고 잤다”는 비정한 과거를 고백. 설 특집 덕담 릴레이에서는 뜬금없이 조형기에게 “빨리 돈 갚아라”고 말해 녹화장을 뒤집어 놓았다.

토크 꿈나무 이선균 / 지성적인 이선균의 반전 ‘장동건이면 발냄새라도 괜찮아’

대학시절 농구를 좋아했던 이선균에게 친했던 동기 장동건이 <마지막 승부> 때 신었던 농구화를 선물했다. 감격한 이선균은 농구할 때마다 그 신을 신었는데 문제는 양말을 신지 않는 그의 특이한 버릇. 얼마 뒤 과 사무실에 악취가 심해 원인을 찾다보니 그 농구화가 나왔다. 주변의 원성에도 “동건이 형은 떠났지만 그의 발자취는 남겨야 하지 않냐”며 후배에게 물려주기까지 했지만 후배는 이선균이 입대하자마자 그 운동화를 소각시켰다.

정리 김은형 기자


“해자정리? 혜자종니? 혜자젖니?”

폭소 또는 실소, 잊을 수 없는 드라마의 명대사들

때로는 폭소를 터뜨렸고 때로는 실소를 터뜨렸다. 드라마는 잊혀져도 대사만은 평생 잊혀질 것 같지 않은 2007년 드라마의 명대사들.

“어린이들, 지나간 짜장면은 돌아오지 않아” (<환상의 커플>)

극상의 이기주의자 나상실이 큰 맘먹고 사주려던 자장면을 물리치고 피자를 따라갔지만 결국 못 얻어먹고 돌아와 다시 자장면을 찾자, 나상실이 어린이들에게 남긴 인생의 교훈. 감화받은 어린들의 반응은 대성통곡. “내 짜장~면, 으앙~.”

“너는 독자들의 심금을 울린다면서 나와 내 가족만 울렸다.” (<메리대구공방전>)

울리긴 울렸는데 번지수가 틀렸다. 대구의 <풍운도사의 백팔번뇌>를 출판한 뒤 쫄딱 망한 출판사 사장의 절규를 듣고, 팔리지도 않은 책 인세를 가불하러 갔던 대구는 사장 식구들과 도라지만 깎다가 돌아갔다.

“해자정리? 혜자종니? 혜자젖니?” (<거침없이 하이킥>)

윤호와 데이트를 하던 전교1등 소녀는 “회자정리라고 하잖아. 괜찮지?”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이 말이 이별 통보인 줄도 모르던 윤호는 “무식한 놈”이라는 민호의 면박을 듣고서 ‘회자정리’의 뜻을 찾는다. 그러나 ‘리스닝’이 약했던 관계로 엉뚱한 단어만 밤새도록 검색어에 입력했다.

“누나 가슴에 삼천원쯤은 있는 거예요” (<쩐의 전쟁>)

흠모하던 여자가 괴로워 하는 모습을 보며 위로하는데 왠 삼천원? 올해 히트 친 하우젠 어록(하우성 역 신동욱의 발음 문제로 잘못 들린 대사들)의 대표상품. 원래 뜻은 ‘누구나 가슴에 상처 하나쯤은 있는 거예요’로 그 밖에 “피죤 관리하시죠(표정 관리하시죠)”“하희라들입니다(하이에나들입니다)”등의 대사가 수록돼 있다.

“감자, 너 거기 안서?” (<못된 사랑>)

고아한 첼리스트에서 ‘괴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시골 닭튀김집 주인으로 변모한 나인정이 비닐봉지 속에서 떨어져 굴러가는 감자를 향해 던지는 대사. 그 말을 들은 감자가 닭이 돼서 날아가지 않은 게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미스테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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