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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1.28 18:18 수정 : 2007.12.02 11:37

2007년 최고의 할리우드 캐릭터로 꼽히는 제이슨 본(왼쪽)과 마이크 스코필드(오른쪽)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외국 스타 최고 캐릭터로 뽑힌 제이슨 본과 석호필의 가상대담

바야흐로 올해 최고의 남자 할리우드 스타, <본 얼티메이텀>의 제이슨 본(맷 데이먼)과 ‘석호필’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티브이 시리즈 <프리즌 브레이크>의 마이클 스코필드(웬트워스 밀러)가 만났다. <본 얼티메이텀>은 한국에서 20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프리즌 브레이크>는 캐치온에서 11월 초부터 따끈따끈한 시즌3이 방송된다. 천재적인 능력으로 시리즈 혹은 시즌을 거듭하며 여전히 정체불명의 거대한 적 ‘컴퍼니’와 싸운다는 점에서 그들은 닮은 꼴이다. ‘정장을 입지 않은 무표정의 영웅’이라는 점에서도 둘은 통하며, 실제 맷 데이먼과 웬트워스 밀러 각각 하버드와 프린스턴 출신의 인텔리라는 점에서도 많은 화제를 낳았다.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은 제이슨 본이 다시 지옥의 감옥 ‘소나’로 들어간 석호필을 돕기 위해 면회를 요청했다.

제이슨 본 지낼 만해? 인기 최고일 때 감옥에 다시 들어가서 기분 참 더럽겠다.

석호필 어렵게 감옥을 탈출했다가 다시 들어오는 기분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거야. 여기 소나 감옥은 피도 눈물도 없는 곳이야. 차라리 시즌1의 폭스리버에 있었을 때가 그리워. 그땐 친구도 많고 옷이라도 깔끔했잖아. 여긴 샤워 한 번 하기 힘들어.

본은 성형수술로 잘생긴 얼굴?

야, 그래도 넌 다시 들어가기 전에 시에프 뽑을 만큼 뽑아 먹고 들어갔잖아. 난 하나도 못 했어. 그나마 유일하게 들어왔던 ‘본 죽’ 시에프도 파토 났어. “정체성을 찾아 헤매는 비운의 킬러 제이슨 본, 아무리 바빠도 끼니는 거르지 않는다. 본~ 죽!”이라고 깔끔하게 멘트까지 준비했는데, 뭐야 이게.


형 좀 심한 거 아냐. 그 얼굴로 무슨 시에프를 한다 그래. 난 진짜 형이 2002년에 <본 아이덴티티> 찍고 여기까지 올 줄 몰랐어. 배우 교체 안 되고 3편까지 찍었으면 그걸로 만족해. 어디 나하고 얼굴로 비교하려고 그래. 요즘 하도 심심해서 <본 아이덴티티> 원작 소설 읽고 있는데 제이슨 본에 대해 원래 뭐라고 묘사하는지 알아? ‘성형수술을 해서 잘생긴 얼굴’이라고 써 있어. 부끄러운 걸 알아야지. 난 말야, 지난번에 한국 갔을 때 기억 안 나? 공항에서부터 난리 났잖아.

<프리즌 브레이크>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놈이 한다는 소리가 가관일세. <본 아이덴티티> 다시 본 적 있어? 그때는 영화 속에 휴대폰 액정도 컬러가 아닌 시대였어. 그때 영화 데뷔도 못 했던 자식이 …. 나만한 훈남 배우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그리고 지난 추석 때는 내가 다 평정했다구. 평단, 관객 만장일치로 만점 받는 영화가 어디 흔한 줄 알아?

미안해. 형이 부러워서 그래. 형은 사건도 다 해결하고 이제 놀기만 하면 되잖아. 난 좀 있다 크리스마스 되면 여기 죄수들하고 마니또 놀이해야 돼.(-_-;)

그래도 난 네가 부럽다. 내 정체를 알게 됐으면 뭐 해. 여전히 내 주변엔 아무도 없는데. 넌 그래도 형 링컨하고 사랑하는 사라도 아직 살아 있잖아. 이제 여기만 나오면 되는 거 아냐. 나를 봐. <본 아이덴티티>에서 만난 마리는 <본 슈프리머시> 초반부에 나 대신 죽었다구. 그러니까 있을 때 잘해.

근데 탈옥이란 게 쉬워야 말이지. 폭스리버로 들어갈 때는 몸에 감옥 지도 문신도 새기고,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들어갔던 거라 괜찮았는데 이번에는 그게 아냐. 처음부터 다 새로 생각해내야 한다구. 정말 돌아버릴 것 같아. 맞어, 형! 제발 싸움 좀 가르쳐줘. 형 격투기 하난 최고잖아.

하긴 시즌1 때보다 확실히 더 힘들 것 같다. 감옥도 그때보다 훨씬 작으니까 여기저기서 다 볼 거 아냐. 그래도 맨땅에 헤딩하는 건 나도 마찬가지야. 007선배에 비하면 난 아무런 장비도 없고 도와주는 사람도 없어. 끊임없이 눈치 보고 뭐든 도움 될 만하다 싶으면 무조건 주머니에 챙겨 넣어. 그러니 얼마나 피곤한지 알아? 지금도 여기 면회실로 오기까지 몇 걸음을 걸었고, 창문이 몇 개 있었고, 데려다 준 교도관 다섯 명 이름도 다 외웠어. 사실은 나 완전 노가다형 첩보원이야.

그런데 사실 이렇게 갇혀 있고 보니 형이 자유롭게 세계여행 다니는 게 제일 부러워. 형은 1편부터 3편까지 파리·마르세유·취리히·모스크바·마드리드·모로코 찍고 뉴욕까지 정말 안 가 본 데가 없잖아. 난 미국 밖으로 나가 본 기억이 없어.

누구는 세계여행, 누구는 감옥살이

그런데 매번 다른 이름으로 다녀서 마일리지는 하나도 안 쌓였어. 또 입국, 출국 심사할 때마다 얼마나 마음 졸이는 줄 알아? 정말 못 할 짓이야. 무슨 관광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나저나 형은 이제 시리즈도 끝나서 좋겠어. 난 다시 감옥으로 들어왔으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야.

무슨 소리야? <본 얼티메이텀> 마지막은 나도 헷갈려. 게다가 원작자인 로버트 러들럼이 3부작으로 끝냈어도 외전격인 <본 리거시>를 써서, 팬들은 빨리 <본 리거시>를 만들어 달라고 아우성이야.

우리는 폴 셰링 작가가 일찌감치 시즌4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얘기했으니 빼도 박도 할 수 없어. 그래도 작가가 양심이 있으면 시즌3 안에 감옥에서 빼내 주겠지. 그리고 나도 지구 끝까지 컴퍼니를 추적해서 속 시원히 다 밝혀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아. 자주 찾아와 줘, 형.

그래. 그리고 일단 격투 연습부터 어떻게 좀 해 보자. 너 같은 몸치도 하다 보면 늘겠지 뭐.

주성철/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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