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1.22 15:47
수정 : 2007.11.2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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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백기완(현 통일문제연구소장)후보의 선거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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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사진 포즈의 미세한 차이… 콘트라스트도 변수
유권자는 후보자를 직접 알지 못한다. 티비나 포스터를 거쳐서만 후보자를 만난다. 그래서 유권자는 후보자가 아니라 후보자의 이미지에 투표한다. 많은 후보자들이 전문 사진 스튜디오에서 땀 흘리며 다양한 자세를 잡아보는 이유다.
미세한 시선 차이, 손 모양 하나가 후보의 이미지를 좌우한다. 깍지 낀 손모양은 강한 이미지를 준다. 후보가 팔을 치켜든다면 더 강한 느낌을 준다. 좋게 말하면 카리스마이고 나쁘게 말하면 드센 느낌. 반대로 후보가 부드러운 모습을 강조하고 싶을 땐 손을 포갠다. 의자에 깊이 앉은 모습은 권위적이다. 반면 체중을 앞으로 싣고 얕게 걸터앉으면 친근한 느낌을 준다. 콘트라스트(명암)도 빼놓을 수 없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자신의 카리스마를 강조하고자 했던 과거에는 콘트라스트가 상대적으로 강했다고, 압구정동 우타(UTA)스튜디오의 김동화 실장은 설명했다.
옷 색깔도 느낌의 차이를 만든다. 2000년 총선 때부터 선거사진을 찍어온 김 실장은 최근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의 선거사진을 도맡아 촬영했다. 그는 권 후보가 민주노총 위원장 시절의 강한 이미지로만 알려진 것을 고민했다. 파리 특파원을 지냈던 ‘부드러운 남자’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김 실장은 원색의 넥타이를 매도록 후보에게 주문했다.
‘로우 앵글로 45도’ 같은 ‘얼짱각도’는 정치포스터에 존재하지 않는다. 후보마다 자기만의 각도가 있다. 왼쪽 시선 사진이 어울리는 후보가 있고 오른쪽 시선이 잘 생겨 보이는 후보도 있다. 얼굴이 좌우대칭이 아닌 탓. 엉뚱하게 출마기호가 사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가령 기호 3, 5번 후보가 포스터에서 모두 오른쪽을 바라본다면 기호 4번 후보는 왼쪽을 보는 사진을 올린다. 김 실장은 “요샌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선거운동이 발달해 강한 모습부터 부드러운 느낌까지 다양한 느낌과 연출의 사진을 최대한 많이 찍는다”고 설명했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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