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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1.21 19:57 수정 : 2007.11.24 10:48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시대에서 매혹 커뮤니케이션의 시대로

광고를 잘하려면 광고 전략을 잘 짜야 한다. 광고 전략에 따라 크리에이티브가 결정되고 그 결과가 달라지니 광고는 전략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그런데 광고 전략이 잘 통하지 않는 ‘대가 센’ 일도 있다. 아마도 정치광고가 가장 ‘대가 센’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치광고는 ‘광고’보다 ‘정치’논리를 앞세운다. 공약을 내세우기 바쁜 일방통행 광고, 상대후보를 마구 헐뜯는 비방 광고, 오로지 자신만이 최고라고 외치는 독재자 광고 ….

선거철만 되면 이런 광고들이 뛰어다니기 시작하면서 ‘고객’(유권자)들은 정치광고 불감증에 걸리기 십상이다. 그런 것들은 굳이 광고로 하지 않아도 될 것들이다. 비싼 돈을 들여 그런 식으로 광고를 했다가는 오히려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광고를 한다면, 정치논리보다 광고 전략이 앞서야 한다. 광고는 우기거나 설득하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한눈에 매혹시켜 다가오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지금까지도 인상에 남는 광고는 노 대통령의 ‘노무현의 눈물’이라는 콘셉트의 광고다. 당시 노 대통령은 그렇게 마음이 편한 상태가 아니었을 것이다. 대세론이 지배하고 있었고 이회창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50%에 달했다. 대세론의 흐름을 타고 있던 이회창 후보는 1950년대 미국에서 주창된 유에스피(USP:Unique Selling Proposition) 광고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상대적 우월성, 즉 잘난 후보 면모를 과시하면서 우기고 설득하는 광고 전략이었다.

그런데 광고는 이미 오래 전에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시대를 지나 매혹 커뮤니케이션 시대로 넘어서고 있었다. 2000년대 들어서 사람들은, 우기려고 하면 외면하고, 설득하려고 하면 기분이 나쁜, 똑똑한 사람으로 변해 있었던 것이다. ‘노무현의 눈물’ 광고는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것을 잘 짚어서 전략으로 잘 승화시킨 광고였다. 이회창 후보가 조금도 갖고 있지 못한 이미지, 곧 인간적인 면모는 사람들을 매혹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정치 광고를 할 때는 정치 논리를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과 참모들이 많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정치광고도 광고다. 정치광고도 광고의 전략을 따라야 한다. ‘기업이 상품을 판매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입후보자를 판매할 것’을 참모들에게 권했다는 미국의 정치인 레오나드 홀이란 사람의 말을 되새겨볼 필요도 있지만, ‘노무현의 눈물’이라는 광고 전략을 만든 광고인과 그 전략을 받아들인 노 대통령 캠프의 사례는 한국 선거광고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탁정언/ 프리랜스 카피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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