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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1.21 19:43 수정 : 2007.11.21 19:43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국민성공 vs 가족행복 vs 사람 중심 진짜 경제 vs 세상을 바꾸는 대통령

‘스스로 팔리는 상품이 되느냐’가 마케팅의 기본이다. 정치 마케팅도 그렇다. 후보자 쪽으로 유권자를 끌어오기보다 후보자가 먼저 유권자에게 다가가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유권자라는 ‘시장’에서 제한된 인적조건·자금 등의 상황을 극복하고 경쟁자와의 차별화를 통해 지지를 얻는 것이 목표. 이를 위해 각 대선 후보 캠프는 ‘카피’(슬로건)를 뽑고 ‘이미지 메이킹’(포스터·티비광고)에 땀을 쏟는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국민 성공시대’ 슬로건은 경제적 성과를 부각시킨다고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은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다른 정치인은 구체적 성과 대신 말밖에 없다. 그러나 이 후보는 다르다.” 여기서 ‘실천’이라는 키워드가 도출됐고, 이는 ‘실천하는 경제 대통령’이라는 서브 슬로건으로 이어졌다. 일종의 ‘포지셔닝’이다. 포지셔닝이란 자기 제품의 장·단점뿐 아니라 경쟁사 제품의 장·단점까지 고려한 이미지를 함께 고객의 마음 속에 새겨넣는 기법이다. 이를 위해 ‘경제적 치적’을 차별점으로 내세운 셈이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캠프는 초점집단면접법(포커스그룹 인터뷰·FGI)을 통해 ‘가족행복’이란 슬로건을 찾아냈다. 초점집단면접법이란 일정수의 사람들을 모아 제품이나 광고에 대한 소감, 장·단점을 자유롭게 말하게하고 거기서 얻은 반응을 분석해 의사 결정 자료로 삼는 마케팅 기법이다. 토론이 자유분방하다는 점에서 브레인스토밍과 비슷하다.

윤흥렬 전략기획본부장은 ‘가족’이라는 개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다. 첫째 가족이라는 단어가 주는 따뜻한 정감이다. 둘째 가족 공동체는 교육, 의료 등 정책 이야기를 자연스레 담을 만한 그릇이라는 점이다. 윤 본부장은 금성사 광고팀을 시작으로 스포츠서울 사장 등을 지냈다. 그는 1987, 1992, 1997년 대선에서 모두 김대중 전 대통령 캠프에서 정치광고일을 책임졌다. 그는 홍보기획사인 ‘밝은 세상’을 운영하면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디제이와 춤을’ 뮤직비디오를 직접 연출해 선거에서 승리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의 슬로건은 ‘사람 중심 진짜 경제’다. 이는 같은 경제인 출신인 이명박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처음엔 유한킴벌리의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캠페인을 본따 ‘우리 정치 푸르게’라는 콘셉트가 브레인스토밍 과정에서 제안됐다. 그러나 경제문제가 핵심이슈라는 반론이 나왔다. 이경훈 홍보기획 부단장은 “문 후보의 중소기업 중심 경제철학을 이 후보의 경제성장론과 맞세우자는 의미에서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사람 중심’은 교육 등 인적투자를 강조한 메시지다. ‘진짜 경제’라는 구절은 ‘4천만이 붉은악마가 될 때까지’란 카피를 만든 카피라이터 이광훈씨의 작품. 이회창 후보 캠프는 현재 슬로건을 포함해 정치마케팅 전략을 마련 중이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의 인터넷 누리집에는 ‘세상을 바꾸는 나무’라는 유권자 참여 꼭지가 있다. ‘세상을 바꾸는 대통령’이라는 메인 슬로건의 변주에 해당한다. 이상현 미디어본부장은 “권 후보의 역동성과 비전을 강조한 슬로건”이라고 설명했다. ‘서민행복’은 민주노동당의 또하나의 콘셉트다. 교육·의료·주택 등의 민생 정책을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각 캠프의 ‘제품 광고’는 계속된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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