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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1.14 17:37 수정 : 2007.11.17 15:59

‘쫄사각팬티’인 드로어즈가 삼각팬티 앞지른 남성속옷 시장, ‘코데즈콤바인 이너웨어’ 이수진 디자인실장(왼쪽)과 ‘마루 이너웨어’ 디자인실 장은성 팀장(오른쪽)의 수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쫄사각팬티’인 드로어즈가 삼각팬티 앞지른 남성속옷 시장 디자이너들의 수다

삼각이냐, 사각이냐? 아직도 그 옛날 햄릿이 하던 고민을 하고 있다면 한번쯤 자신이 주변 사람들, 특히 여성들에게 사랑받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남성 속옷 시장의 주요 구매층은 남성 뿐 아니라 커플 속옷을 사는 여성까지 넓어지는 중이고, 속옷 가게를 나오는 여성의 손에 들린 것은 사각도 삼각도 아닌 드로어즈이기 때문이다. 남성 속옷 시장은 이미 삼각팬티와 트렁크의 장점을 합쳐놓은 일명 ‘쫄사각팬티’인 드로어즈가 서서히 점령 중이고, 속옷을 입은 티가 나지 않는 햄라인 팬티도 고개를 내민다. 남성 속옷 시장은 여성 속옷 시장 못지않게 그 규모를 키워간다.

더 자세하게 남성 속옷 얘기를 들어보려고 남성 속옷 디자이너들을 만났다. ‘코데즈콤바인 이너웨어’ 이수진 디자인실장과 ‘마루 이너웨어’ 디자인실 장은성 팀장의 수다에 귀기울여 보자.

‘코데즈콤바인 이너웨어’ 이수진 디자인실장
연동구매가 매출의 70% 정도

기자 : 남성 속옷은 어떤 게 가장 잘나가나?

: 요즘은 정말 짝으로 나오는 속옷이 제일 잘나간다. 커플 속옷을 사는 층은 결혼한 층뿐 아니라 결혼을 하지 않은 층에서도 높아졌다. 여자가 속옷을 사러 와서 자기 마음에 드는 속옷을 발견하면 그 옆에 걸린 남자친구 속옷까지 사간다. 그래서 커플 속옷으로 만들어야 매출이 높다. 함께 사는 연동구매가 남성 속옷 매출의 70% 정도다. 여성 브래지어·팬티·슬립에 남성 속옷·잠옷까지 시리즈로 만드는 경우도 많다. 매장에 나가보면 자기 속옷 디자인과 같은 남자 속옷 없냐고 물어보는 여성 손님도 많다.

: 남자들끼리 속옷을 사러 오는 경우도 있지만, 여자들이 남자친구 속옷까지 사가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남성 속옷 디자인도 결국 여자 눈에 들어야 잘 나간다. 요즘 여자들이 남자친구에게 가장 입히고 싶은 속옷은 드로어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삼각팬티와 드로어즈가 6 대 4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4 대 6 정도로 역전됐다. 같은 디자인으로 삼각팬티와 드로어즈가 나오면 드로어즈가 더 잘 나간다.


: 드로어즈가 아무래도 엉덩이 선 등이 드러나기 때문에 섹시해 보여서 그런 것 같다.

기자 : 색상이나 디자인은 어떤가?

: 우리 브랜드의 경우에는 연령대가 낮은 편이라서 오렌지색이나 무지개색 등 화려한 색상이 꽤 많이 나온다. 검은색을 바탕에 깔고 노란색이나 파란색 등의 속옷이 반응이 괜찮다. 예전에는 유치하지만 재미있는 속옷 디자인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정리가 좀 되면서 색상 몇가지로만 이뤄진 디자인이 많이 나온다.

: 코데즈콤바인 이너웨어는 20대부터 30대까지 마루 이너웨어보다는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검은색과 흰색·회색 등 기본 색상만 쓴 속옷이 많다. 무채색 톤이 세련된 느낌을 주니까. 거기에 유행을 타는 색상이 악센트 색상으로 들어간다. 가장 반응이 좋은 속옷은 한가지 색상에 아웃밴드로 나오는 속옷이다. 감각적인 층은 속옷의 아웃밴드 디자인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아웃밴드만 한 시즌에 15~20가지 디자인이 나올 정도다. 속옷 브랜드 로고를 확실하게 박은 아웃밴드를 좋아하는 편이다. 요즘 젊은 남성들은 속옷에도 자기 정체성이 뚜렷하다. 확실히 감각이나 취향이 앞서가는 것 같다.

: 마루 이너웨어는 학생들도 많이 찾는 편이다. 매장에 나가 보면 교복 입은 남학생들끼리 속옷을 사러 오기도 한다.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10대 친구들도 커플 속옷을 선물하거나 하는데, 어른들처럼 성적인 느낌이 강한 속옷이 아니라 반바지에 가까운 트렁크를 커플 세트로 선물한다. 무늬가 크고 화려하거나 알록달록한 트렁크도 많이 나온다.

: 남성 속옷은 앞으로 더 다양해지고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확실히 남자가 여자보다 속옷을 고르는 데 덜 까다롭기는 하지만, 앞으로 디자인이나 착용감 등 여러가지 면에서 더 좋은 속옷을 고르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 외국 속옷 브랜드를 보면 디자인은 더 간단해지고 착용감은 더 좋아진다. 특히 아웃밴드 등의 착용감이 뛰어나다. 국내 남성 속옷도 그런 부분에 더 신경을 쓰게 될 것이다.

착용감 뛰어난 아웃밴드 인기

‘마루 이너웨어’ 디자인실 장은성 팀장
기자 : 남성 속옷 디자이너로서의 고충이 있다면?

: 남성 속옷을 디자인하면서 아쉬운 점은 내가 여성이라는 거다. 디자인하는 사람은 여자인데 입는 사람은 남자니까.(웃음) 여성 속옷을 디자인할 때는 디자인한 속옷을 직접 입어보고 그 느낌을 디자인에 반영할 수 있다. 그런데 남성 속옷은 그럴 수가 없다.

: 국내 남성 속옷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여성이다. 속옷 분야에 여성 디자이너가 많은 편인데, 속옷이 다른 의류 아이템보다 꼼꼼하고 정확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직접 입어보지 못하니까 회사 남성 사원에게 입혀서 간접적인 피팅 테스트를 한다.

기자 : 마지막으로 속옷 디자이너가 말하는, ‘나라면 남자친구에게 이런 속옷을 선물하겠다’는?

: 검은색과 회색이 세련되게 들어간 드로어즈를 선물하겠다. 커플 속옷이라면 더 좋다.

: 먼저 마음에 쏙 드는 내 속옷을 고르겠다. 그리고 내 속옷과 커플로 나온 남성 속옷이나, 내 속옷과 잘 어울리는 것을 사겠다.

정리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href="mailto:mh@hani.co.kr">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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