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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1.14 17:07 수정 : 2007.11.14 21:21

나의 속옷 다이어리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오늘은 어떤 속옷을 입지?”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는 이미진(가명.28)씨는 아침마다 옷장 앞에 서서 고민을 한다. 그날 기분과 일정에 따라 입고 싶은 속옷이 달라지고, 속옷에 따라 그날 옷차림도 달라진다. 미진씨에게 속옷은 그만큼 중요한 패션 아이템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함께 쇼핑을 나가도 코트나 가방 매장보다 속옷 매장 쇼윈도에 시선을 빼앗긴다.

“20대 초반에는 ‘패션=옷’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회사에 들어오면서 구두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최근에는 속옷이 얼마나 재미있고 흥미로운 아이템인지 느끼고 있어요. 속옷 쇼핑이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요즘 시내에 나가면 괜찮은 속옷 매장이 많아졌어요. 한달에 한번은 꼭 속옷을 사는 편이에요. 인터넷을 통해서 외국 브랜드 속옷을 구입하기도 해요. 배송 시간은 걸리지만 생각보다 비싸지 않아요. 요즘에는 검은색에 세련된 레이스나 색깔이 들어간 리본이 달린 속옷에 꽂혔어요. 섹시하면서 살짝 귀여운 스타일의 속옷을 사서 제 스타일대로 맞춰 입죠. 남자친구가 좋아할 만한 속옷을 사기도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에요. 속옷은 희한하게 제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줘요. 저 혼자만 알고 있는 비밀스러운 힘 같다고 할까요?”

당신은 어떤 속옷을 입었나요?
미진씨 덕에 남자친구도 속옷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엄마가 사다주는 트렁크를 주로 입던 남자친구에게 커플 속옷을 선물하면서 남자친구는 속옷에 부쩍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남자친구에게 검은색이나 회색 계열의 드로어즈를 선물했거든요. 회사 동료나 친구들과 사우나에 가면 다들 자기 속옷 멋있다고 한마디씩 하더래요. 기분이 좋았는지 그 다음부터는 속옷 매장에 같이 가기도 해요.”

속옷에 대한 눈이 높아지면서 속옷은 이제 취향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옷에 대한 스타일을 얘기하듯 편하게 속옷에 대한 스타일이나 호불호도 얘기하고 어떤 속옷을 입느냐를 두고 한 사람의 성격을 읽어내기도 한다. 저기 서랍장 맨 아래에서 옷걸이로, 쇼핑 목록 저 아래에서 위로 올라온 속옷은 이제 조금은 대담하게, 때로는 뻔뻔하게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내일은 뭐 입을래?”

글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촬영협조 비비안·섹시쿠키·코데즈콤바인 이너웨어·보디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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