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11 21:09
수정 : 2019.12.12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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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브랜드 이자벨 마랑의 쇼에 등장한 슬라우치부츠는 이번 시즌 가장 눈여겨봐야 할 스타일. 사진 이자벨 마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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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올겨울 주목해야 할 부츠 4가지
슬라우치부츠가 패션 대세가 될 것
카우보이부츠·콤배트부츠·미들부츠도 멋져
모양 유지·세균 방지 등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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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브랜드 이자벨 마랑의 쇼에 등장한 슬라우치부츠는 이번 시즌 가장 눈여겨봐야 할 스타일. 사진 이자벨 마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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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부터 늦겨울까지 매일 신어도 질리지 않는 부츠. 이번 시즌 새로운 형태의 부츠가 속속 등장해 우리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매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외출 전 신발장 앞에서 늘 고민하게 된다. 고민의 이유는 분명하다. 종아리를 감싸는 길이의 부츠는 다른 어떤 신발보다 따뜻하고 차려입은 듯한 느낌을 낼 수 있어 멋지다. 하지만 오랜 시간 걷거나 앉아 있어야 한다면 부츠는 혈액순환에 방해가 되어 다리가 붓거나 아플 가능성이 크다. 이 고민의 결말은 대부분 부츠를 선택하는 것으로 끝난다. 부츠를 제외하고 겨울 옷차림을 논하기란 어렵다. 겨울뿐이던가. 부츠를 즐겨 신는 이들에게 이 신발은 사계절용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면 부츠를 꺼내 든다. 초가을부터 늦겨울까지 부츠는 매일 신어도 질리지 않는 매력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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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아리 중간 높이의 미들부츠를 신은 모델. 스타일을 보다 중성적이고 모던하게 마무리한 끌로에. 사진 끌로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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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눈에 띄는 부츠 네 가지
발목을 덮는 앵클부츠부터 무릎을 덮는 ‘사이 하이 부츠’(thigh high boots)까지 길이와 소재, 디자인에 따라 부츠의 종류가 나뉘지만, 그중 한두 가지는 매 시즌마다 가장 강력한 유행 아이템으로 꼽힌다. 올겨울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신발 디자인 중 트렌드를 창조하고 이끄는 디자이너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부츠가 있다.
우선 이번 시즌 메가트렌드 아이템으로 떠오른 것은 슬라우치부츠다. ‘슬라우치’(Slouch)의 사전적 의미는 ‘구부정한 자세, 헐렁하고 축 늘어진 듯한 옷차림’이다. 단어 뜻 그대로 슬라우치부츠는 자연스럽게 주름이 진 디자인이 특징이다. 종아리와 발목을 따라 흐르듯 주름진 이 부츠는 단언컨대 올겨울 거리에서 가장 빈번하게 만날 수 있는 아이템이 될 것이다. 무릎을 덮는 니하이(Knee high) 길이부터 발목을 감싸는 앵클부츠까지 길이에 상관없이 유연한 주름을 덧입은 슬라우치부츠는 어떤 스타일도 단숨에 드라마틱하게 만들어준다. 평소 미니멀하고 모던한 스타일을 즐겼다면 스타일의 일탈을 위해 이 부츠를 쇼핑 목록 최상위권에 넣기를 추천한다. 과감하고 화려한 스타일을 선호했다면 룩에 트렌디한 분위기를 불어넣기에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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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 패턴을 사용한 부츠로 스타일에 힘을 실은 막스 마라 컬렉션. 사진 막스 마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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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우치부츠가 자신의 체형과 어울리지 않거나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두 번째 순위로 둘 만한 것은 카우보이부츠다. 미국 서부에서 용맹함을 떨치던 카우보이가 신던 신발에서 힌트를 얻어 탄생한 카우보이부츠는 보통 록 페스티벌 같은 특별한 이벤트를 위한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올겨울만큼은 매일 신어도 어색하지 않을 데일리 아이템으로 그 신분이 바뀌었다. 카우보이부츠 특유의 구조적인 형태(낮고 투박한 굽, 길고 날렵한 앞코 모양, 신발을 조이는 끈이 없는 특징 등)만을 유지한 것부터 그 위에 자수 장식이나 다양한 프린트, 컬러를 입힌 것 등 종류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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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을 덮는 ‘사이하이부츠’와 미니 드레스를 매칭한 블루 마린. 사진 블루 마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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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캐주얼하고 자유분방한 스타일을 즐긴다면 19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묵직하고 투박한 디자인의 콤배트부츠를 주목하자. 두툼한 아웃솔(신발 바닥 밑에 붙은 창)에 촘촘한 레이스업 디테일과 큼지막한 스트랩으로 무장한 콤배트부츠의 매력은 ‘반전’에 있다. 스포티하고 남성적인 룩에만 어울릴 것 같은 콤배트부츠는 로맨틱한 드레스나 트렌치코트 같이 클래식한 아우터와도 근사하게 매치된다. 레깅스나 스키니팬츠, 레더팬츠(가죽팬츠) 등과도 찰떡같이 잘 어울리는 건 당연지사. 언밸런스한 아이템을 모아 나만의 개성 넘치는 스타일을 선보이고 싶거나 트렌디하면서 동시에 실용적인 아이템을 찾고 있다면 이만한 디자인도 없다. 콤배트부츠 특유의 두툼하고 안정적인 아웃솔은 눈길이나 얼음길 위에서 다른 부츠에 견줘 안정적인 보행이 가능하다는 점 또한 놓칠 수 없는 장점이다. 마지막으로 쇼핑의 기준이 ‘활용도’에 있다면 미들부츠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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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을 타이트하게 감싸는 앵클부츠는 트렌드와 무관하게 롱런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 예술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코트에 앵클부츠를 매치한 발렌티노. 사진 발렌티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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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아리 중간 길이 정도인 미들부츠는 그동안 서양인보다 종아리 길이가 상대적으로 짧은 동양인들에게는 큰 인기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늘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발견하기 좋아하는 디자이너들의 손길을 통해 재조명되고 있다. 롱부츠가 여성스럽고 클래식한 분위기를 끌어낸다면 미들부츠는 보다 중성적이고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번 시즌 발목 라인이 드러나는 타이트한 디자인보다 직선으로 떨어지는 디자인이 강세인 게 특징. 화이트, 라이트 그레이 등 소프트한 컬러부터 파이톤(비단뱀), 얼룩말 등 애니멀 프린트까지 선택지가 다양해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까다롭지만 손쉬운 부츠 관리법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부츠는 따뜻하면서도 스타일의 감도를 손쉽게 올려주는 그야말로 효자 아이템이다. 다른 신발이나 패션 아이템에 견줘 유행의 변화 폭도 그다지 크지 않아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디자인을 한번 구입하면 오래 신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부츠에게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니 바로 통기성이 약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특별한 관리가 수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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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적인 콤배트부츠를 세련되게 연출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마이클 코어스 컬렉션을 참고할 것. 사진 마이클 코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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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소재와 관계없이 모든 부츠는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고가의 부츠를 구입할 경우, 부츠의 모양을 유지할 수 있는 튜브나 틀을 주는데, 신지 않을 때는 이것을 부츠 안에 늘 넣어 세워 보관하는 것이 좋다.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소품이 따로 없다면 신문지를 둥글게 말아 넣어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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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가장 트렌디한 스타일로 주목받는 카우보이부츠. 사진 레이첼 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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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기성이 약하다는 특징 때문에 세균이 번식할 확률이 높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특히 세균은 발 냄새를 유발할 수 있어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천연가죽 소재라면 전용 클리너를 이용해 더러움을 닦아낸 뒤, 주기적으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두어 신발 안쪽까지 공기가 순환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 가죽보다 외부 오염에 취약한 스웨이드(새끼 양이나 송아지 등의 가죽을 보드랍게 보풀린 가죽)나 누벅(털을 제거한 후 그 면을 문질러 기모를 낸 가죽) 소재의 부츠는 눈과 비에 특히 약하므로 외출 후 마른 수건 등으로 반드시 수분을 제거한 뒤, 신발 전용 습기 제거제를 부츠 양쪽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 악취가 난다면 신발 전용 악취 스프레이를 뿌려주거나, 천으로 싼 커피 찌꺼기 혹은 녹차 티백 등을 신발 안에 넣어두는 것도 좋다. 옷장 속에 습기 제거제를 두는 것처럼 신발장에도 제습제나 방습제를 구비하고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경미(패션 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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