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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31 09:22 수정 : 2019.10.31 19:04

실의 굵기와 무늬, 색 등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 연출이 가능한 니트 패션들. 1 끌로에. 2 드리스 반 노튼. 3 이자벨 마랑. 4 르메르. 5 막스마라. 6 토즈. 7 발렌티노. 8 아크네. 사진 각 업체 제공.

패션

스타일·실용성 다 갖춘 니트 패션
슈트 속 얇은 니트는 격식 차린 느낌 줘
클래식하면서 모던한 분위기는 가는 실로 짠 니트가
퍼프소매 스웨터는 올겨울 트렌드
니트 드레스는 슬라우치부츠와 짝꿍

실의 굵기와 무늬, 색 등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 연출이 가능한 니트 패션들. 1 끌로에. 2 드리스 반 노튼. 3 이자벨 마랑. 4 르메르. 5 막스마라. 6 토즈. 7 발렌티노. 8 아크네. 사진 각 업체 제공.

찬바람이 옷 속을 파고드는 계절이 돌아오면 자연스럽게 니트에 손이 간다. 포근하면서도 따스하고, 어떤 식으로 입어도 자연스러운 멋이 느껴지는 패션 아이템. 니트는 추운 계절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재다.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늘 우리와 함께했다. 카디건, 스웨터, 머플러 등 모양과 용도만 다를 뿐이다. 우리 모두에게 니트는 친근한 소재다. 이러다 보니 우리는 이 소재를 특별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트렌드의 주연보다는 다른 패션 아이템을 빛나게 해 주는 조연 정도로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니트가 갖는 영향력은 스타일과 실용성, 이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

사전을 뒤져보면 니트(knit)는 ‘뜨다·짜다’라는 뜻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컫는 니트는 ‘짠 물건’을 의미한다. 씨실과 날실이 교차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천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니트다. 이런 식의 편물(뜨개질)을 만들기 시작한 때는 7세기 중엽 이집트에서부터라고 알려져 있다. 16세기에 이르러서는 유럽 전역에 퍼졌는데, 1589년 영국인 목사 윌리엄 리가 편물 제조 기계를 개발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씨실과 날실로 이뤄진 니트는 신축성이 좋아 활동하기에 편하다. 구겨지지 않고 함기성이 높아 보온력과 탄성도 탁월하다. 여기에 어떤 종류의 씨실과 날실을 사용하는지와 짜임의 종류에 따라 디자인 변주가 가능하다. 그 종류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멋과 실용성 모두를 만족하게 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다.

■ 카디건과 니트, 스웨터의 계절

코끝을 스치는 바람이 차가워지면 가장 먼저 손이 가는 아이템이 바로 카디건이다. 카디건은 1850년대 카디건 가문의 백작 제임스 토머스 브룬델이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크림전쟁(1853~1856·크림반도에서 벌어진 전쟁) 당시 다친 병사들을 쉽게 치료하고, 그들의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니트 상의의 앞섬을 튼 것이 카디건의 시초다. 오늘날 우리가 입는 카디건은 1860년대 카디건 재킷이란 이름으로 출시된 것과 모양이 같다.

스웨터 길이의 카디건은 정중하고 격식을 차린 듯한 느낌을 준다. 한겨울 남성들이 슈트 안에 얇은 두께의 카디건을 입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보온성을 높여주면서도 격식에 벗어나지 않아 이질감이 없다. 특히 캐시미어와 같은 고급 소재일 경우, 슈트의 클래식함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켜준다. 도톰한 두께에 짜임이 육안으로 확실히 보이는 카디건은 빈티지하고 캐주얼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주중보다는 주말용이다.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이다.

본격적인 겨울 시즌이 시작되면 롱카디건이 진가를 발휘한다. 여성들이 주로 즐겨 입는 롱카디건은 바지, 치마, 원피스 등 어떤 아이템과도 찰떡궁합을 자랑해 전천후로 활용할 수 있다. 재킷과 코트 중 어느 것을 골라야 할지 선뜻 판단이 안 서는 날씨일 때 무릎을 살짝 덮는 롱카디건은 아우터(상의 위에 입는 옷·겉옷·윗옷)로 기능을 한다. 혹한이 이어지는 한겨울에는 롱코트나 롱패딩 안에 덧입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가을과 겨울에 가장 즐겨 입는 상의인 니트 스웨터는 컬러와 짜임 등에 따라 그 느낌이 달라진다. 단색의 가느다란 실로 짠 스웨터는 클래식하고 모던한 느낌이다. 재킷이나 코트는 물론이고 화이트 셔츠 안에 받쳐 입어도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단연 으뜸이다. 특히 고급스러운 소재로 얇게 만든 터틀넥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하나쯤 갖고 있어야 할 필수 패션 아이템이다. 잘 만들어진 터틀넥 스웨터는 목주름을 감추는 것만으로도 한없이 우아한 패션을 연출한다. 추위에 취약한 목을 보호할 수 있는 실용성은 보너스다.

색색의 실로 짠 니트는 캐주얼하고 빈티지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밑단을 말아 올린 데님이나 코듀로이 팬츠 혹은 발목까지 내려오는 롱스커트와 매치하면 편안한 스타일을 완성한다. 실의 굵기가 굵고, 여러 방식의 짜임을 한데 혼합한 니트 스웨터는 경쾌하고 스포티한 아이템이다. 니트 스웨터 하나만 입고 싶다면 짜임이 입체적인 디자인을 고르는 것이 좋다. 짜임만으로도 올록볼록한 입체감이 느껴져서 시각적으로 따뜻한 느낌을 선사한다.

추운 겨울이라도 스웨터를 ‘꼭 입으라는 법’은 없다. 자연스럽게 어깨에 숄처럼 걸치는 방법도 있다. 머플러처럼 어깨가 아닌 목에 두르는 것도 좋다. 이뿐만 아니라 몸에 사선으로 두르는 방법도 있다.

■ 올겨울, 니트로 트렌디하게 변신하고 싶다면

이번 시즌 니트로 트렌디한 스타일을 연출하고 싶다면 니트 드레스와 퍼프소매 니트 톱을 눈여겨보자. 어깨가 봉긋 솟은 퍼프소매 스웨터는 올가을·겨울 트렌드로 꼽히는 과장된 어깨 실루엣 스타일에 부합한다. 퍼프숄더 스웨터는 빈티지하면서도 귀여운 느낌을 선사해 젊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옷장 속에 잠들어있는 니트 드레스가 있다면 올겨울, 슬라우치부츠와 매치해 보자. 슬라우치(Slouch)의 사전적 의미는 ‘구부정한 자세, 헐렁하고 축 늘어진 듯한 옷차림’이다. 단어 뜻 그대로 슬라우치부츠는 자연스럽게 주름이 진 디자인을 뜻한다. 종아리와 발목을 따라 흐르듯 주름진 이 부츠는 단언컨대 올겨울 거리에서 가장 빈번하게 만날 수 있는 아이템이 될 것이다. 평범한 니트 드레스도 슬라우치부츠와 함께라면 트렌디하게 보일 수 있다. 각종 모임과 파티가 잦은 연말에 활용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조합이다.

글 신경미(패션 칼럼니스트)

[ESC] 칫솔·면도기로 보풀 제거 된다고?···니트 관리 및 세탁법

보풀이 생겼다면?

니트 소재의 가장 골칫거리는 보풀이다. 보풀은 섬유끼리의 마찰로 인해 생긴다. 흔히 아는 잘못된 고정관념 중 하나가 질 좋은 소재일수록 보풀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브랜드 업체에 맡겨 전문가에게 보풀 제거를 의뢰하는 것이다. 이 방법이 번거롭다면 보풀 방지 기기나 스웨터 전용 빗으로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 일회용 면도기나 솔이 부드러운 칫솔로도 간편하게 제거할 수 있다. 이때 니트의 결대로(한 방향으로) 제거해야 하며, 떨어진 보풀은 손으로 잡아떼지 말고, 테이프를 이용해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집에서도 가능한 니트 세탁법

중성 세제(울 샴푸)를 푼 미지근한 물에 니트를 담군 뒤, 손으로 조물조물 만져서 세탁하는 것이 좋다. 또한 섬유유연제를 사용하면 니트끼리의 마찰과 보풀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세탁한 니트는 비틀거나 털지 말고, 마른 수건으로 꾹꾹 눌러 물기를 제거한 뒤 그늘에서 건조시켜야 한다. 이때 옷걸이에 거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중력으로 인해 옷이 늘어나 원래의 모양이 변형되기 때문이다. 보관 시에도 마찬가지다. 건조된 니트류는 접어서 보관해야 한다. 이때 옷 사이에 종이를 덧대면 주름과 보풀, 습기로 인해 옷이 상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신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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