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18 14:07
수정 : 2019.07.1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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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수영복 대세는 모노키니(사진 왼쪽)와 탱크톱 스타일. 사진 데이즈데이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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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수영복은 패션 트렌드의 최전선
최근 패션계 내면 만족감에 가치 둬
올해 모노키니 스타일 강세
대담한 ‘컷아웃’으로 개성 발휘
일상복 변신 가능한 수영복도 많아
조개껍데기 액세서리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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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수영복 대세는 모노키니(사진 왼쪽)와 탱크톱 스타일. 사진 데이즈데이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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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휴가 시즌이 돌아왔다. 일년에 고작 며칠에 불과한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 분주한 이들이 많다. 도심에서는 부담스러운 과감한 스타일을 시도해도 되는 때가 지금이기도 하다. 휴가지에서 부지런히 에스엔에스(SNS)에 사진을 업로드 할 예정인 20~30대도 많다. 이번 시즌 수영복 트렌드를 놓칠 수 없는 이유다.
바캉스의 전초전은 쇼핑이다. 먼저 발 빠르게 수영복 쇼핑에 나선다. 오랜 경험상, 수영복은 꽤 트렌드를 타는 패션 아이템이다. 4~5년 전까지만 해도 낯부끄러울 정도로 작은 크기의 대담한 비키니가 강세였다.
수많은 패션 잡지와 트렌드를 다루는 방송프로그램에서 효과적으로 체형을 보완해주는 디자인 수영복을 고르는 팁을 알려줬고,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모아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말고, 자신감을 장착하라’고 외쳤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우선 패션 시장의 분위기를 간단히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겠다.
최근 패션계는 긍정적이고 건강한 방향으로 순항 중이다. 지속 가능하며 자연과 공생할 수 있는 소재 개발에 힘쓰는 브랜드가 늘고 있다. 소수를 위한 은밀하고 다소 폐쇄적이었던 분위기는 다양성을 수용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인종, 성별, 사이즈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타인의 시선보다는 내면의 행복과 만족감이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았다.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감성을 마음껏 드러내는 스트리트 패션이 지난 몇 년간 흔들리지 않고 강력한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은 데는 이런 시대적인 흐름이 깔려있다. 격변하는 패션 트렌드 속에서 견고한 존재감을 발휘한 스트리트 무드가 이번 시즌 수영복 트렌드에서도 영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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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와 하의가 붙은 스타일인 수영복 모노키니. 사진 데이즈데이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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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키니의 압도적인 강세
올 여름 수영복 트렌드의 가장 큰 특징은 모노키니(monokini·1964년 게른라이히가 발표한 수영복) 스타일의 강세다. 모노키니는 상의와 하의가 하나로 이어진 스타일을 뜻하는데, 쉽게 이야기하면 원피스 스타일을 말한다. 가벼운 물놀이부터 활동량이 많은 다양한 수중 액티비티까지 여러 영역에서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는 디자인이다.
여기에 화려한 그라피티(graffiti)나 레터링 패턴을 더하면 흠잡을 데 없다. 구릿빛 피부로 태닝해 건강해 보이는 서퍼들을 떠올리게 하는 선명한 솔리드컬러(solid color·단색)와 대담한 ‘컷아웃’(cutout·디자인 의도에 따라 옷의 일부를 자르는 것) 스타일의 원피스도 좋다. 비키니 스타일을 입고 싶다면 탱키니(탱크톱과 비키니 팬츠로 상하 분리된 수영복)처럼 스포티한 디자인을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한마디로 몸의 주요 부위를 아슬아슬하게 가리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맘껏 움직여도 좋을 디자인이면 합격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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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터넥 스타일은 시원하게 등을 드러내 매력적인 연출이 가능하다. 사진 코스(CO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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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은 자신의 체형과 피부 톤에 맞는 디테일을 골라야 한다. 원피스 스타일이라고 해서 실내수영장의 수영 강습에서나 입을 법한 투박한 디자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몸의 단점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강점을 드러내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어깨 라인이나 가슴에 자신이 있다면 탱크톱 스타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깊이 팬 디자인의 데콜테(소매가 없고 등이나 가슴이 드러나도록 깃을 깊게 판 서양식 여성 예복) 스타일은 건강함과 매력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겨 일거양득의 효과를 낼 수 있다. 홀터넥(팔, 등이 드러나고 가슴 앞쪽에 양 갈래 끈으로 이어 묶은 스타일 옷)도 훌륭하다. 탱크톱 수영복은 셔츠나 롱스커트와 매치하면 순식간에 근사한 일상복으로 변신한다.
이번 시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디테일은 ‘컷아웃’인데, 이 디자인을 적절히 이용하면 드라마틱한 패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허리 라인이 자신 있다면 그 부분을 가로로 깊게 절개한 디자인을, 윗배가 납작한 체형이라면 가슴 바로 밑이 드러난 디자인을 선택하면 된다.
어느 정도 노출을 감행하고 싶지만, 도저히 자신감이 생기지 않는 이들을 위한 디자인은 ‘백리스’(backless) 스타일이다. 앞은 평범한 디자인이지만, 등은 가느다란 선 몇 가닥으로만 이어진 수영복은 반전의 매력을 선사한다. 체형의 단점을 적절하게 감추고 싶다면 두꺼운 팔뚝이나 아랫배를 가릴 수 있는 러플(주름 장식)이나 허리 라인을 강조할 수 있는 벨티드(belted) 디테일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래시가드가 여름철 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래시가드와 수영복이 결합한 디자인도 등장했다. 수영복 위에 래시가드를 덧입는 것이 아니라 아예 소매가 긴 스타일의 원피스 수영복 입는 것이다. 자외선에 예민한 이들이나 격한 액티비티로 노출된 신체가 걱정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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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복으로 충분히 기능하는 수영복. 사진 휠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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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무드와 어울리는 비치 아이템
물 밖에서 나와 쉴 때나 캐주얼한 클러빙(클럽을 다니는 일)을 즐길 때는 굵은 주얼리 대신 커다란 셔츠나 바닥에 끌릴 듯한 롱스커트를 걸치는 무심한 애티튜드가 필요하다. 크고 화려한 귀걸이나 목걸이, 뱅글 등은 이번 시즌에서는 인기가 없다. 하지만 격식을 차려야 하는 이브닝파티를 위해 여행 트렁크에 하나씩은 넣어갈 것을 추천한다.
최근 ‘패피’(패션피플)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액세서리는 따로 있다. 바로 조개껍데기를 이어 만든 목걸이와 팔찌. 해변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조개껍데기를 손으로 하나하나 이어 붙인 듯한 디자인의 액세서리가 올여름 가장 ‘핫’한 주얼리다. 수영복이나 서머드레스와 잘 어울린다. 화려한 프린트의 반소매 티셔츠처럼 캐주얼한 스타일과도 매치하면 멋스럽다. 특히 타이다이(홀치기 염색. 물감이 번진 듯한 패턴) 프린트에 걸치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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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계열 색 원피스형 수영복도 인기다. 사진 데이즈데이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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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껍데기 액세서리는 하나만 착용하는 것보다 금이나 은 같은 다른 소재 액세서리 여러 개와 겹쳐 할 때 그 매력이 급상승한다. 어울리지 않을 것들을 마구잡이로 착용했을 때 의외의 멋을 발견할 수 있으니 휴가지에서 색다른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다.
여름을 대표하는 라탄, 라피아, 스트로 등 자연에서 온 소재는 이번 시즌 수영복 트렌드와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이번 시즌 크래프트 워크(craftwork·수공예품) 트렌드가 강세를 보이면서 그 어느 때보다 아이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라탄으로 견고하게 엮은 토트백이나, 폼폼이(솜) 장식을 달아 깜찍하게 마무리한 스트랩(끈) 백을 들면 스타일에 힘이 더해진다.
요즘은 서핑에 빠진 이들도 많다. 빠져들다 보니 올여름은 기존 것과는 다른 디자인의 수영복으로 색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의 몸과 나의 취향에 충실한 수영복을 트렁크에 담은 채 쪽빛 바다가 펼쳐진 낯선 이국의 땅으로 떠나고 싶어진다. 불필요한 시선에 갇혀 몸과 마음을 옥죄는 패션은 이번 여름엔 대세가 아니다.
신경미(패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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