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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23 21:06 수정 : 2019.10.24 02:09

반스 ‘커스텀’ 플랫폼을 통해 로컬 아티스트 오햄킹(Ohamking)이 참여한 커스텀 메이드 캠페인. 사진 성범수 제공

성범수의 입는 사람

반스 ‘커스텀’ 플랫폼을 통해 로컬 아티스트 오햄킹(Ohamking)이 참여한 커스텀 메이드 캠페인. 사진 성범수 제공

너무 많아 숨이 찰 지경이다. 한정판으로 생산된다는 얘기에 솔깃해서 구입한 신발들. 하지만 이제 내게 더는 특별하지 않다. 남다른 걸 소유했다는 아무개의 에스엔에스(SNS) 자랑이나 유튜버의 허세도 이젠 부럽지 않다. 신제품 신발은 계속 쏟아져 나온다. 출시한 제품이 ‘딱 내 취향을 저격했구나’하는 감탄도 사라진 지 오래다. 회사 맘대로 만들었는데 무슨 취향 저격이란 말인가. 더구나 나 스스로 디자인해 만들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우린 그냥 브랜드 전략에 휘둘리고 있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스트리트 패션이 트렌드의 중심에 선 지금, 스트리트 룩과 잘 어울리는 신발들은 뭘까? 반스가 대표적인 브랜드다. 반스는 1966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론칭한 어패럴 브랜드다. 스트리트 스타일의 추종자라면 만세삼창 하면서 동의할 게 분명하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반스의 기본 스타일에 대한 호불호는 거의 없는 듯싶다. 이렇게 무난하다는 평을 듣고, 다수에게 환영받는 신발이 개인 취향을 완벽하게 반영한 제품으로 거듭난다면?

지난 6월부터 반스에선 ‘취향 저격을 완성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누리집의 ‘커스텀’(CUSTOMS) 섹션에 접속하면 된다. 반스의 디지털 플랫폼에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을 요모조모 고르고, 제작을 의뢰하는 간단한 방식이다. 물론 ‘커스텀 디자인’(주문에 의해 설계)으로 소량 발주하다 보니, 제작 및 배송 시간은 약 3~4 주 정도 걸린다. 비스포크 슈트(맞춤 양복 중 공정 대부분을 손바느질로 하는 양복)는 제작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소요돼 자칫 완성됐을 때는 살이 쪄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성인의 발은 성장이 끝난 상태다. 사이즈에 대해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사실 반스는 과거 전설적인 스케이터 스페이시 페랄타와 토니 알바가 스케이트 신발을 주문 제작했던 역사가 있다. 개인의 창의적인 표현을 항상 환영해 왔던 반스이기에 이번 ‘커스텀 디자인’도 창의성 발현에 초점을 맞췄다. 저작권 문제가 없는 사진이나 작업물도 신발 디자인에 구현하게 한 것이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추가 비용 1만원이 더 든다. 하지만 어쨌든 다양한 옵션을 통해 ‘나만의 신발’을 만들 수 있다. 발이 너무 크거나 작으면 딱 맞는 사이즈 신발이 없어 고민한 이들이 많다. ‘반스 커스텀’에선 215~360㎜까지 주문이 가능하다.

‘커스텀 디자인’에 평소 관심이 없는 이도 한 번쯤 체험 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의외로 고민되고, 예상외로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완성품이 도착했을 때 자신의 미적 감각에 대한 날 선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타인의 비난에 익숙지 않다면 주문을 포기하는 게 상책이다. 한정판의 유혹을 뿌리치고, 진정 나만을 위한 유일무이한 신발을 가질 기회다. 두 번 주문해서 배송받았다. 내 미적 감식안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래서 더 기분 좋게 신고 다니고 있다.

성범수(<인디드>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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