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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18 21:09 수정 : 2019.12.1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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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서 내놓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 한시 배제 조처가 내년 상반기 주택시장의 매물 증가로 이어질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종합부동산세 세율 인상, 전년 대비 보유세 상한선 인상,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등 전방위적인 다주택자 압박에 나선 상황이다. 그러면서도 내년 6월 말까지 조정대상지역에서 10년 이상 보유한 집을 파는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현재 시행 중인 양도세 중과세를 하지 않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해 ‘퇴로’를 열어주기로 했다. 이는 그동안 지적된 시장의 ‘매물 잠김’ 현상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지난 2017년 ‘8·2 대책’에서 도입한 것이다. 조정대상지역의 다주택자에 대해선 당시 양도차익에 따라 적용되는 6~40%(현재는 6~42%)의 양도세율에 더해 2주택자는 10%포인트, 3주택자 이상은 20%포인트를 중과한 게 뼈대다. 이에 따라 현재 2주택자는 최고 세율이 52%, 3주택자 이상은 최고 세율이 62%까지 높아진 상태다. 동시에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주택을 3년 이상 보유할 경우 보유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6~30%를 공제해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당시 대책을 발표하면서도 이듬해 3월 말까지 매도할 때는 중과세를 적용하지 않는 유예기간을 둔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조처는 세금을 깎아준 게 아니고 중과세 적용 시기만 유예한 것으로, ‘언제까지 안 팔면 중과세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었다. 이에 반해 이번 조처는 일정 기간 동안 현행 중과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를 적용하지 않는 방식이어서, 실질적인 양도세 감면 혜택이 크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진단이다.

예컨대 2주택자가 필요경비 등을 뺀 양도차익이 5억원인 서울의 한 아파트를 10년간 보유한 상태에서 판다고 가정할 경우 현재는 중과세에 따라 양도세 2억2460만원(세율 50%, 누진공제 2540만원)을 내야 하지만 내년 6월 말까지 매각할 때는 장기보유특별공제(20%)와 기본세율(40%, 누진공제 2540만원)이 적용돼 양도세가 1억3460만원으로 줄어든다. 중과세를 적용할 때와 견줘 9천만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 처지에선 이번 기회에 주택 처분을 고려할 유인이 충분히 생겼다는 평가가 시장에서 나온다.

전문가들은 종부세 세율 인상과 공시가격 현실화 등으로 내년부터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도 크게 늘어나는 현실이 양도세 한시적 감면 조처와 맞물려 주택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정한 소득이 없는 고령 다주택자는 일부 보유주택 처분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지영 양지영아르앤시(R&C)연구소 소장은 “보유세 부담 증가에 앞서 다주택자들의 퇴로가 짧게라도 열렸다고 볼 수 있다”며 “내년 봄 이사철에 맞춰 다주택자의 처분용 매물이 다량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잇따라 내놓기는 하겠지만 실제 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번 대책에서 나온 강도 높은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라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의 경우에는 이사 목적의 1주택자가 종전 집을 팔고 새 집을 구입하기도 쉽지 않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또 6개월의 처분 시한이 지나치게 짧다는 시각도 있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더블유엠(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가 처분하려는 주택은 빈 집이 아니라 전·월세를 내주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사하려는 실수요자와 매매 계약이 이뤄지려면 2년 임대차 계약이 끝나는 시점이 내년 상반기라야 한다”며 “지금부터 6개월 시한은 매매 계약이 성사되기에는 상당히 촉박한 편”이라고 말했다. 양도세 혜택을 제공하는 대상 주택을 다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으로 제한한 것도 다량의 매물이 나오도록 하는 데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대상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주택으로 정한 것은 10년 미만 보유의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이 낮아 다주택자가 이를 팔면서 기대할 수 있는 절세 효과가 작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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