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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1.11 10:05 수정 : 2019.01.11 10:09

강제철거에 대비해 설치한 매듭이 이전한 상가 앞에 걸려 있다.

청계천 공구상가 강제철거

강제철거에 대비해 설치한 매듭이 이전한 상가 앞에 걸려 있다.
“청계천 공구상가는 미래유산으로 따지면 엄청난 곳이다. 기존 상가를 보존하고 도시 재생사업을 하면 세계적 명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외국과 같이 100~200년 넘게 가는 가게들이 나와야 한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에서 40여년간 공구상가를 운영해온 심의진(60) 부림산업 사장은 상가 물건을 정리하면서 아쉬움을 토로하며 이렇게 말했다.

심의진 부림사장 사장.
청계천·을지로 일대에는 1960년대 시작해 1970~80년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공구상가가 자리 잡고 있다. 5만여명이 이 공구상가에서 일하고 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1, 3-4·5 구역의 철거작업이 진행되면서 길게는 60년, 짧게는 10년 이상 장사해온 400여개 업체가 문을 닫고 있다. 상인들이 나간 자리에는 주거 비율이 90%가 넘는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선다. 대체할 만한 장소를 찾기도 힘들어 많은 수의 업체들이 사실상 폐업을 선택하고 있다.

아들과 함께 상가 안 물건을 정리하고 있던 평안상사 홍성철 사장(60)은 “아버지가 1958년도에 여기서 창업을 했다. 지금은 아들과 같이 일을 하고 있다. 3대가 가업을 이어받았다는 자긍심으로 일했지만 이제 장사를 접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평안상사 홍성철 사장이 직원들과 점포를 정리하고 있다.
광일볼트 이배웅 대표(66)는 “주변 상인들과 매일 점심을 같이 먹었다. 다른 업체 사장들이 다 빠져나간 뒤 혼자서 밥을 먹는데 모래알을 씹는 것 같다”며 손님과 주변 상인들과의 관계 단절을 슬퍼했다.

광일볼트 이배웅 대표는 아들 이종훈씨와 같이 일하고 있다.
청계천에서 멀리 이전한 상인들도 오랜 터전을 잃은 상실감을 느끼고 있었다. 대흥기기 김태호 사장은 “이사를 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집사람을 안고 온종일 울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40여년 된 점포를 상왕십리로 옮겼다. 동성전업사 강주원 전 사장은 “퇴거 통보를 받고 추석 이후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25년 동안 지켜온 가게를 지난해 12월 17일 나갔다”고 말했다.

대흥기기 김태호 사장.
강주원 동성전업사 전 사장
철거되는 구역 바로 옆 건물로 이전한 강성철 동성전업사 사장(48)은 “가까운 이곳에 임시로 가게를 열었다. 계속해서 재개발이 진행되면 이곳도 2~3년 안에 비워줘야 할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청계천 대로변에서 골목 안으로 이전한 동성전업사.
4일 오후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에서 절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곳에서 영업하던 400여개의 업체는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쫓겨나게 됐다.
한 청계천 공구상가 직원이 철거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50년 넘은 제조업체 영진정밀과 삼원정밀은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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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13%%] 사진·글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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