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1.03 16:57
수정 : 2016.11.04 09:58
개관 앞둔 ‘단원고 4·16 기억교실’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단원고 4.16 기억교실이 마련된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경기도안산교육지청 별관 들머리. 건물 외벽에 드리워진 커다란 펼침막에는 정호승 시인의 추모시 한 줄이 쓰여 있다. 세월호 참사 뒤 2년 4개월간 단원고에 보존되었던 희생 학생들의 책상과 추모, 개인물품들은 지난 8월 이곳 안산교육청으로 옮겨져 최대한 원형을 구현하는 작업을 벌여 왔다. 이달 중순 개관을 앞두고 3일 오전 막바지 정리 작업에 힘을 쏟고 있는 이지성 4.16가족협의회 산하 4.16 기억저장소 소장은 “임시 장소이다보니 장소가 협소한 점 등 여러 여건이 한정돼 아이들의 교실을 재현하지 못하고 구현하는 데 그쳤다”며 2~3년 내 4.16 안전교육시설이 건립되면 원래 모습을 그대로 담은 온전한 기억교실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실을 돌아본다. 덩그라니 붙어있는 거울 저편으로 당장이라도 수업종이 울리고 아이들이 뛰어들어 올 것만 같은 교실 풍경이 보인다. 시인의 애가처럼 “그대를 만나러 팽목항으로 가는 길에는 아직 길이 없다.” 그 길을 만들고 등불을 비추게 하는 건 다시 우리 기억의 힘일 터. “잊지 않겠습니다.”
사진 글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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