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2.05 20:56
수정 : 2012.02.05 22:17
고흥 선정마을의 대보름 당산제
옛 세시풍속에 음력으로 1월14일을 작은보름, 15일을 큰보름이라고도 부른다. 작은보름인 5일 오전 우주선 발사장으로 알려진 전라남도 고흥군 남양면 월정리 선정마을에 꽹과리 소리가 요란했다. 수백년 동안 마을을 지켜온 팽나무 앞에서 눈이 날리는 가운데 풍물패들이 상쇠 나상문(71·맨 앞)씨를 선두로 북과 꽹과리를 치면서 당산제가 시작됐다. 대보름 행사는 당산제 뒤 마을 부둣가에서는 풍어제, 각 가정에서는 액운을 없애는 지신밟기로 이어진다. 이날 대보름 행사는 어둠이 내릴 때까지 계속되었다. 마을 이장인 박영대씨는 “바닷가에서는 설보다 더 중요하고 큰 행사가 대보름이다. 예전에는 여자들이 제사나 풍물패에 끼지 못했는데, 최근에는 마을에 젊은 남자들이 줄어들어 지금은 부녀회의 도움 없이는 마을 제사를 치를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우리 기층문화의 중심이었던 전통 풍속들이 미신이라거나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점점 잊혀가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고흥/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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