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연기군 종촌면의 이른바 ‘행복도시(세종시)’ 건설 현장 한복판. 주거지 철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세입자 한소영(6·가명) 어린이 가족이 마지막으로 남았다. 갈 곳이 없는 소영이네는 5월 강제철거 때까지 살려고 한다. 햇볕이 따사로왔던 지난 5일, 집 앞에 나와 그림책을 보는 소영이 뒤로 덤프트럭이 굉음을 내지르며 쉴 새 없이 오고 간다. 무시무시한 덤프트럭도 날아다니는 매캐한 콘크리트 파편도 어린 소영이에겐 그림책 속 풍경 한 점일 듯하다. 그것이 오히려 깊은 슬픔이 되는 행복도시 건설 현장. 소영이가 꿈꾸는 조용하고 따뜻한 봄은 진정 어디에 있을지….
시인 이강산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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