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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14 09:29 수정 : 2007.06.14 09:37

남북 금강산 암벽루트 개척

남북 산악인이 금강산 절벽에서 밧줄(자일)로 몸과 마음을 묶었다.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합동 동반에 앞서 사전 준비운동으로 암벽루트 개척 작업을 하면서다. 이들이 공동 산행을 한 금강산 구룡폭포는 집선봉·세존봉과 함께 1930년대부터 시작된 한국 암벽등반의 효시이자 요람이었다.

“개구리 자세 하지 말고 제대로 하자우!”

북쪽 금강산 구급봉사대원이 외치는 소리가 무전기를 타고 남쪽 대한산악연맹 구조대원에게 전해졌다.

“최동 대원은 바위에 붙는 재능을 타고나 잘 키우면 물건이 되겠어!”

남쪽 구조대원이 곧바로 거친 숨을 내쉬며 화답했다.

남쪽 대한산악연맹 구조대 대원들과 북쪽의 금강산 구급봉사대 대원들이 12일 오후 금강산 구룡폭포 오른쪽 절벽에서 사상 처음으로 남북 공동 암벽 등산로를 개척했다.(위 사진) 이들은 대한산악연맹과 금강산 명승지개발공사의 첫 글자를 따 이 루트의 이름을 ‘대명길’이라고 지었다.

남쪽의 구은수(37·맨 위 오른쪽)씨가 가장 어려운 선두 개척조를 맡았고, 북쪽의 최동(26·아래 두번째 파란 옷)씨가 북쪽 선두를 맡았다. 남쪽에서 김남일(43) 서울산악구조대장 등 17명이, 북쪽에서 최씨 등 25명이 참여했다.

금강산/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류경수(36·오른쪽) 대한산악연맹 구조대원과 최동(26) 금강산 구급봉사대원이 12일 오후 금강산 구룡폭포 오른쪽 절벽 정상에 오른 뒤 손을 맞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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