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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31 09:44 수정 : 2007.05.31 10:02

충남 부여에서 송아지 서른 마리를 끌고 광천장에 온 김철수(52)씨가 송아지가 한 마리도 팔리지 않자, 구석에 앉아 담배로 시름을 달래고 있다. 홍성/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광천 우시장

“꿈과 희망이 보여야 하는디, 요새 같으면 소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싶네유!”

충남 홍성군 갈산면 행산리에서 30년 넘게 소를 치는 김창호(55)씨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애지중지 소를 키워, 자식들 대학공부 시키고, 집도 고치고 했는디, 소값은 자꾸 떨어지고, 사료값은 오르고 … 휴~!”

닷새장이 서는 충남 광천 가축시장으로 소를 팔러 나서는 김씨를 따라가 봤다. 그는 29일 새벽 1시30분에 외양간으로 가 내다 팔 소를 트럭에 싣고 시장으로 향했다. 30여 분 만에 시장에 도착했지만, 장이 서려면 네 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 다른 농민들과 자유무역협정, 소값 폭락, 정치 이야기 등 이런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다 피로가 몰려오는지 잠시 차안에 들어가 눈을 붙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비준도 되기 전에 한우 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29일 충남 광천 가축시장에서 한우 암소(500㎏)는 401만7천원에 거래됐다. 3월에는 455만6500원, 4월 414만6100원이었다. 송아지는 더욱 떨어졌다. 거래마저 끊긴 상태다. 홍성 축협의 한 직원은 “축산농가들이 소들을 자꾸 내놓지만, 사료비 인상에다 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가격이 폭락하는 등 앞날을 내다볼 수 없어 16개월 이상 길러야 제값을 받는 송아지 사기를 꺼린다”고 말했다. 눈물이 가득 고인 눈망울로 주인을 바라보던 송아지가 지금도 눈에 밟힌다.

홍성/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팔려나갈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충남 홍성군 갈산면 행산리 김창호(55)씨 집 송아지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다. 홍성/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김창호(55)씨가 외양간에서 내다 팔 소를 끌어내고 있다. 홍성/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광천 우시장 앞에서 장이 서길 기다리던 김창호씨가 차 안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있다. 홍성/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송아지가 한 마리도 팔리지 않은 채 줄지어 서 있다. 홍성/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한 축산농민이 팔리지 않은 송아지를 다시 트럭에 싣기 위해 끌고 나가고 있다. 이날 이 우시장에서 송아지는 단 한 마리도 팔리지 않았다. 홍성/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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