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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2.19 13:42 수정 : 2007.04.04 10:55

새매가 날렵하게 허공을 차고 오르고 있다. 춘천/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이순간>은 오늘의 이슈를 생생한 사진으로 독자여러분께 보여드리는 곳입니다. 지난 11월 종이신문에 새로 생긴 <이순간>은 한 장의 사진을 한 면에 꽉 채워 쓰는 방식과 여러 장의 사진으로 포토스토리를 꾸미기도 합니다. 많은 성원 바랍니다.

수의사의 손을 떠난 새매(천연기념물 제323호)가 동네 터줏대감 까치마저 긴장시키며 날렵하게 허공을 차고 오른다(큰 사진). 날갯짓을 되찾은 새매는 몇 차례 시험비행을 거쳐 야생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지난 8일 ‘강원도 야생동물구조센터’ 앞 운동장. 가슴뼈와 어깨관절을 연결하는 오훼골이 부러진 채 강원도 삼척에서 구조된 지 43일 만이다.

강원 삼척 봉황산 등산로에 쓰러져 있던 새매는 지난 10월28일 택배상자에 담겨 센터로 왔다. 센터장 김종택 강원대 수의대 교수와 김영준, 박철민 수의사의 손놀림이 바빠졌다. 탈진 증세가 있는 새는 사람의 손길을 심하게 거부하지 않았다. 새의 눈을 가리고 검사하던 김영준 수의사의 눈길이 날개에 멈췄다.

뼈가 부러지고 관절에 탈구 증상도 있었다. 엑스레이 필름엔 오훼골 골절이 드러났다. 뼈가 잘 붙도록 날개 고정 처치를 하고 꽁지깃 싸개를 댔다. 예민한 새매가 사람에 놀라 날개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보호장은 검은색 천으로 가렸다.

강원 야생동물구조센터는 지난 9월 강원도 춘천시 강원대학교 캠퍼스에 문을 열었다. ‘야생으로부터 온 환자들’이 늘어 나면서 의료진의 걱정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인건비는커녕 치료에 필요한 약품, 소모품과 먹이도 없어 동물병원에서 얻어다 쓰는 실정입니다.” 하루에 10여 마리의 부상 야생동물이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지만 지원 체계는 턱없이 부족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구조된 야생동물 1813 마리 중 909 마리가 폐사 처리됐다.

“대부분의 야생동물들은 사람 때문에 다치고 목숨까지 잃고 있습니다. 너구리는 자동차와 충돌하고, 고라니는 덫에 걸려 다리를 잃고, 새매와 수리부엉이는 건물이나 전선에 부딪혀 뇌와 날개를 다치면서 생존마저 위협당하고 있습니다.” 새매를 쓰다듬던 김영준 수의사는 한쪽 다리를 잃게 된 알락해오라기에게 새 다리를 만들어 주려고 또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춘천/사진·글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김영준 수의사가 새매가 움직이지 못하게 수건으로 감싸고 부리에 붙은 불순물을 제거하고 있다.춘천/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의료진들이 새매의 엑스레이 필름을 살펴보고 있다.춘천/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의료진들이 환하게 켜진 무영등 아래에서 수술하고 있다.춘천/김진수 기자 jsk@hani.co.kr

꽁지깃 싸개를 한 새매가 수의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힘차게 하늘로 날아 오르고 있다. 춘천/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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