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4.26 11:32
수정 : 2019.04.2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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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가 4월24일 방송한, 일본원자력규제위원회의 '연장 불허' 결정 보도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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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권의 사람과디지털]
일 원자력규제위원회, 전력회사 기한 연장 요청 ‘불허’
2020년 3월부터 원자로 중단 가능성…주가 폭락
내년 3월부터 ‘테러대비 안전시설’ 공사를 완료하지 못한 일본의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여러 기가 순차적으로 가동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NHK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규슈전력, 간사이전력, 시코쿠전력 등 3개 전력회사가 예정된 원자로 10기의 ‘테러대비 안전시설’ 설치 기한을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거부했다.
2011년 후쿠시마원전 사태를 겪은 일본은 2013년부터 원자력안전 기준을 강화해, 원자로 재가동 공사계획 인가 이후 5년 안에 항공기 충돌이나 드론 등 테러 공격에 대비한 원격 냉각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 원자로에서 100m이상 떨어진 곳에 예비 제어실 건물, 전원, 펌프 등을 갖추고 비상시에 원자로를 발전소 외부에서 원격 냉각시킬 수 있는 시설이다.
하지만 강화된 안전시설 공사가 지연돼 마감 시한이 각각 2020년 3월과 5월인 센다이 1,2 원자로에 대해 규슈전력이 최근 시한을 1년 연장해달라는 요청을 하는 등 3개 전력회사가 10기 원자로에 대한 기한 연기를 요청했다. 하지만 원자력규제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들 전력회사의 요청을 정면 거부했다.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원자력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NHK 등 외신에 따르면 후케다 도요시 원자력규제위원회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어떻게든 되겠지’ 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판”이라고 말했고, 시코쿠전력 대변인은 “이번 결정은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밝혔다. 이들 외신에 따르면 7기의 원자로가 시한 안에 공사를 완료하지 못해 가동이 중단될 전망이다.
이번 조처로 2030년까지 원자력의 전력분담률을 최저 20%로 목표하는 아베 신조 총리의 전략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전력회사들이 예상하지 못한 원칙적 대처로 기업의 주가는 폭락했다. 이 소식이 알려진 날 증시에서 간사이전력은 7.2%, 규슈전력은 5.8%, 시코쿠전력은 5%가 급락했다.
이번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원칙에 입각한 결정’은 아베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해당 기업의 주가에 상당한 타격을 준 뉴스로 보도되었다. 이번 결정은 국내의 원자로 수명연장과 안전 규정 준수에 대한 정책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향후 활동에 대한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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