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22 12:51
수정 : 2018.10.23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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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다스뵈이다’ 한 장면.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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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문제 등 ‘소신 행보’ 정우성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출연
“가짜뉴스, 이슈에서 관심 돌려 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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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다스뵈이다’ 한 장면.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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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일반 대중들이 가짜 정보를 접하면서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었을 때 그 사람들의 생각을 돌리는데, 그만큼의 시간과 에너지가 소비된다. 그것에 대해 어떤 방법과 시간을 들여야되는지 그게 가장 걱정됐다.”
배우 정우성이 20일 팟캐스트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35회에 출연해 제주 예멘 난민 옹호 발언 이후 논란에 대해 속내를 밝혔다. 그는 지난 6월20일 ‘난민의 날’을 맞아 개인 에스엔에스(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오늘 난민과 함께 해주세요. 이들에 대한 이해와 연대로 이들에게 희망이 되어 주세요’라는 글을 남긴 것을 시작으로 언론 인터뷰 등에서 난민 문제에 대한 의견을 피력해왔다.
난민 옹호 발언 이후 그는 “에스엔에스가 난리 날 정도로 가장 큰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웬만한 사람은 멘붕(멘털 붕괴) 됐을 것이다. 멘붕 됐냐”는 진행자 김어준의 물음에 “난 안됐다”고 웃으면서 오히려 가짜 뉴스를 접한 대중들이 생각을 돌리고 떠나버리는 일이 생길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어준이 가짜 뉴스 생산지를 밝혀낸 <한겨레> 단독 보도를 언급하며 “보수 개신교와 극우가 합작해서 만든 작품이었다”고 말하자 “에스더기도운동본부”라고 명확히 지칭하며 “조직 세력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땐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걔네만 밝혀내면 되니까. 다만 (그런 조직에 의해) 자기의 오해가 진실로 굳어지는 일반 대중들의 생각을 어떻게 돌려야 할까 그 걱정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짜 뉴스와 에스엔에스 논쟁 등은 “사람을 이슈에 무관심하게 만드는 파급 효과를 일으키는데 이는 좋지 못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난민기구 친선대사이기도 한 정우성은 평소 정치·사회 문제에 소신을 밝혀왔다. 박근혜 정권 시절 대중문화인 블랙리스트에 그의 이름이 올려져 있는 사실이 공개되고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16년 11월 그는 영화 <아수라> 시사회 자리에서 영화 대사를 응용해 “박근혜! 밖으로 나와!”라고 외친 것을 시작으로 2017년 12월 <한국방송> 파업에 참가해 “지지” 의견을 내기도 했다. 많은 이들의 폭넓은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이 정치적 사안에 목소리를 내는 것을 꺼리는 한국 연예계에서 그의 이런 행보는 더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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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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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신 발언을 지지하는 이들만큼, 깎아내리고 압박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는 “당시 많은 단체에서 전화해 ‘정신이 있는 XX냐’ 등 육두문자를 날렸다. (제가 광고하는) 광고주 회사에 모델(정우성) 쓰면 불매운동하겠다는 압박도 가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소신 발언을 하는 이유에 대해 “독재정권 시대를 지나오면서 국민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먹고사는 데 최선만 다하면 된다’는 우민화 교육을 받았다. 그러다보니 정치적 발언을 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자기 검열이 상당했고 그런 시대가 있었다. 잔소리는 안 되지만 나이 먹은 선배로서 행동은 바르게 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라. 그런 의미에서 하게 된 것이다”며 “정당한 행동을 해서 손해를 보면 어떠냐. 그까짓 거 버리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출연 내내 호쾌한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자기는 좋은 동네 살면서”라는 악플에 대해서는 “반평생을 안 좋은 동네에서 살다가 이제 좀 좋은 동네 살면 안 돼요? 내가 자수성가한 사람인데”라고 응수했다. “가방끈 짧다”는 악플에도 “맞는 말이다. 중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모든 것에 인내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 됐다’고 착각하고 인내력을 내려놓을 때가 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소속사의 반대에도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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