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9.23 15:40
수정 : 2018.10.05 17:00
조선을 움직인 인물들의 공부법
도로명에 숨은 역사 이야기 ‘생생’
최고의 서재를 찾아라
김주현 글·지혜라 그림/창비·1만1000원
길이름 따라 역사 한바퀴
김은의 글·조윤주 그림/꿈꾸는초승달·1만1000원
초등학교 3학년 이상 학생들에게 역사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킬 만한 책들이 최근 출간됐다. <최고의 서재를 찾아라>와 <길이름 따라 역사 한 바퀴>가 그 주인공이다. 초등학생에게는 역사가 아주 먼 옛날 이야기처럼 느껴지고 ‘왜 내가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지’라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이런 의문을 품는 아이들이 이 책들을 읽는다면 영국의 역사학자 카(E. H. Carr)가 말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최고의 서재를 찾아라>는 18~19세기 조선 시대 인물들의 서재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삶과 시대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정약전, 홍대용, 정약용, 박지원, 황상, 김정희, 이덕무에 정조 임금까지 조선 시대의 내로라하는 인물 8명이 일인칭 시점으로 자신의 서재와 삶을 소개한다. 역사 속 인물들이 바로 옆에 있는 사람처럼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생생하고 박진감이 넘친다. 천주학을 공부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흑산도까지 유배당한 정약전은 서재에서 책만 보다가는 섬마을 사람들에게 왕따 당할 처지가 됐다. 관찰과 기록을 좋아하던 그는 바다를 품은 서재에서 섬마을 사람들과 물고기를 직접 관찰하고 기록해 <현산어보>(자산어보)라는 책을 썼다.
천문학에 관심 많았던 홍대용은 자신이 얼마나 신문물에 대한 갈망이 컸는지 들려주고, 중국 여행에서 깨달은 점도 이야기한다. 각자 자신의 독서법과 공부에 대한 생각도 풀어놓는데, 책을 좀 더 깊이 읽고 공부할 때가 된 어린이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성싶다.
<길이름 따라 역사 한 바퀴>는 서울에서 널리 알려진 도로명 가운데 역사적 인물이나 유물, 사건과 관련된 8가지 이야기를 소개한다. 도로명 하나에도 역사가 녹아 있으며, 현재는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과거가 이어져 구성됐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다.
큰 불로 백성들이 큰 피해를 당하자 화재 방지를 위해 세종대왕이 길을 넓혔다는 ‘세종대로’, 중국 명나라 사신들의 숙소 태평관이 있어 인근 백성들이 사신들의 횡포에 시달렸다는 ‘태평로’, 고려 시대부터 서울과 지방을 연결하는 청파역이 있었다는 ‘청파로’ 등 각 도로에 얽힌 이야기가 당시의 시대상을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
단순히 위인을 찬양하는 것만도 아니고 역사적 사실만을 나열하지도 않았다. 도로 이름이나 서재같은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역사와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그림 창비·꿈꾸는초승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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