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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9.14 10:02 수정 : 2018.10.05 17:02

<한겨레> 임신출산육아 웹진 ‘베이비트리’(http://babytree.hani.co.kr)를 맡고 있는 양선아 기자입니다. 민족의 대명절 추석, 아이가 있는 부모는 아이와 명절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이 많지요. 고향 가는 길, 특히 장시간 차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은 몸을 비비 꼬거나 울고 보채면서 지루해합니다. 이런 아이들만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오지요. 물론 아이의 손에 스마트폰을 쥐여주면 아이의 표정은 금세 밝아지겠지요. 하지만 부모 마음이 어디 그런가요. 마냥 스마트폰에만 의지하기엔 왠지 꺼림칙합니다.

지난해 <한겨레>는 설 명절을 맞아 아이들과 차 안에서 지루함을 극복할 수 있는 연령대별 놀이법을 정리해 소개한 바 있습니다. 약간의 준비를 통해 아이의 연령에 맞는 즐거운 놀이를 시도해본다면, 아이도 부모도 덜 힘들 수 있기 때문이지요. 실제 고향 오가는 길에 기사에 소개된 놀이를 적용해본 독자들이 제게 피드백도 주었습니다. “다양한 놀이를 정리해주어 즐겁게 고향길을 갈 수 있었다.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놀이도 많았다.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했다” “조금만 발상을 바꾸면 아이들도 어른들도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와 같은 의견들을 메일로 보내주었지요. 지난해 효과를 본 부모라면 올해도 아이와 지난번처럼 놀이를 시도해보면 어떨까요? 아이들은 언제나 노는 데에는 최고의 실력자이니까요.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올해에는 연령대별 놀이법과 함께 추석 관련 그림책도 정리해 보았습니다. 아이랑 이런저런 놀이 하다 지겨워지면, 추석과 관련된 그림책 몇 권 준비했다가 쓰~윽 꺼내 읽어보세요. 올해 나온 따끈따끈한 신간은 제가 골랐고요. 기존 책 가운데 아이와 함께 읽어볼 만한 추석 관련 그림책은 베이비트리 필자인 정봉남 순천 기적의도서관 관장님께서 골라주셨습니다.

추석 관련 그림책을 먼저 소개합니다.

■ 신간 중 추석 관련 추천 그림책(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추석에도 세배할래요>

(김홍신·임영주 글, 조시내 그림, 노란우산 펴냄)

소설 <인간시장>을 쓴 김홍신씨가 아동문학 박사 임영주와 함께 쓴 그림책입니다. 요즘 아이들처럼 주인공 민우도 변신 로봇을 너무 좋아합니다. 민우는 추석날 “한복 입으라”는 엄마의 말에 한복을 냉큼 입습니다. 민우는 한복을 입으면 당연히 설날처럼 세뱃돈을 탈 것이라고 생각하고 세뱃돈으로 변신 로봇 살 궁리를 하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차례 심부름을 부지런히 하고 차례를 지낸 뒤 할아버지, 엄마, 아빠, 삼촌 등 어른들에게 넙죽넙죽 절을 해도 어른들은 민우에게 세뱃돈 줄 생각을 하지 않네요. “추석에는 세배하는 것아 아니다”는 말에 민우는 울음을 빵 터뜨렸고, 엄마는 민우를 달래며 “추석날 달에게 빌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말해줍니다.

우리 주변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을 법한 이야기인데, 전통 명절인 추석이 설날과 어떻게 다른지 재밌는 이야기로 보여줍니다. 추석에는 왜 송편을 먹는지, 송편은 왜 반달 모양인지, 추석에 즐기는 우리 민속놀이는 무엇인지 부모들도 놓칠 수 있는 추석에 관한 다양한 정보도 꼼꼼하게 담았네요. "추석엔 송편 먹고 성묘 가는 날이야"라고 단편적으로만 얘기해주지 말고, 아이와 그림책을 읽으며 추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요? 5살 이상.

<달이 좋아요>

(나명남 글·그림, 창비 펴냄)

표지에 휘영청 밝은 달이 한가위 보름달을 바로 연상시킵니다. 어두컴컴한 밤이지만 달은 밝고 그 달을 바라보는 부엉이 한 마리가 나무에 앉아 있습니다. 부엉이는 책 제목처럼 “달이 좋아요” 하는 표정이네요.

이 책은 그림을 보는 순간 “와~”하는 탄성이 저절로 나옵니다. 작가는 달의 조각을 꽃잎처럼 표현했는데요. 아기 부엉이가 그 노란 달의 조각을 만지자 하늘로 부우웅~ 떠올라 그토록 가고 싶었던 달에 도착합니다.

검은색과 노란색의 대비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연필 선으로 세밀하게 표현한 그림 자체만으로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아기 부엉이가 달에 도착하니 토끼들이 열심히 달을 색칠하고 있었습니다. 토끼들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별빛을 모아 모아 절구통에 찧어 노란 물감을 만들어 색칠하고 있었지요. 아기부엉이도 토끼를 도와 열심히 색칠했더니 둥그런 보름달이 완성되네요. 추석에 보름달을 보며 아이가 “보름달은 어떻게 만들어져요?”라고 물을 때 과학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지만, 상상력이 풍부한 이런 그림책을 함께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달을 좋아하는 부엉이가 드디어 달나라에 가서 보름달을 완성한 뒤 다시 집에 돌아오는 여정은 서정적이며 낭만적이며 따뜻합니다. 4살 이상.

<달이 좋아요>의 한 장면. 창비 제공.

■ 기존 책 중 추석 관련 추천 그림책(정봉남 순천 기적의도서관 관장)

<솔이의 추석 이야기>

(이억배 글·그림, 길벗어린이 펴냄)

1995년 출간된 그림책으로 새록새록 정이 가는 아름다운 책입니다. 고향 마을의 당산나무와 알곡 가득한 들판, 사립문을 뛰쳐나오며 반겨주는 어머니, 논두렁에 심어진 콩줄기와 성묘 가는 길에 만나는 수수밭과 참깻단이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습니다. 잃고 싶지 않고 마음 깊은 곳에 남겨두고픈 아름다운 마을 풍경입니다. 그림 속에서 영원히 빛바래지 않고 또렷이 남아 있을 우리들의 추석 이야기입니다. 한국적 삶의 원형질이 잘 살아있어 더 소중한 그림책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4살 이상.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김평 글, 이김천 그림, 책읽는곰 펴냄)

가을의 풍성함과 한가위의 넉넉함, 아이다운 쾌활함과 명절의 즐거움. 이렇게 네 박자가 딱딱 들어맞는 그림책입니다. 2008년 출간됐는데, 읽고 나면 자꾸만 강강술래 한 자락을 흥얼거리게 됩니다. 개성 넘치고 율동감 있는 그림이 매력 포인트입니다. 주인공 옥토끼가 알밤을 발견하는 첫 장면부터 짝사랑하는 순이에게 과일 바구니를 건네고, 추석 빔을 입고 좋아하는 장면까지 아이다운 행동과 몸짓이 그대로 담겨 있어 좋은 그림책입니다. 4살 이상.

<분홍 토끼의 추석>

(김미혜 글, 박재철 그림, 비룡소 펴냄)

달나라 계수나무 아래에서 떡방아를 찧던 토끼가 그만 절굿공이를 놓치고 맙니다. 절굿공이를 찾으러 은빛 마을로 내려온 분홍 토끼는 마을 이곳저곳을 구경하게 됩니다. ‘호기심 많은 달나라 분홍 토끼의 흥미진진한 추석맞이 구경’이라는 이야기 설정이 참 재밌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절굿공이를 찾아 달나라로 돌아가기까지 분홍 토끼가 경험한 인간 세상의 추석 이야기가 흥미를 더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벌초, 송편빚기, 성묘, 줄다리기, 올게심니, 소놀이도 분홍 토끼의 눈으로 살펴보면 왠지 더 새롭게 와 닿습니다. 2011년에 출간됐습니다. 4살 이상.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이제는 지난해 소개한 아이 연령대별 놀이법을 복습해보실래요? 0~2살, 3~5살, 6살 이상 구분해서 차 안에서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를 정리했습니다.

■ 0~2살

<소리 나는 사물과 동요 시디(CD)>

이 시기의 아이들은 사물을 오감으로 확인하려 합니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빨고 만지는 것을 좋아하지요. 따라서 소리 나는 사물들을 준비해 아이와 상호작용하면 좋습니다. 빈 병에 각각 깨, 콩, 돌멩이 등을 넣고 각각의 병을 흔들어 아이에게 들려줍니다. 서로 다른 소리가 나는 것에 아이는 흥미로워합니다. 소리 나는 동물 인형을 준비해서 아이가 직접 만져보고 소리를 확인하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탬버린, 장난감 피아노, 작은 북과 같은 음악 도구를 준비하고 동요 음악 시디(CD)를 틀고 함께 악기 연주를 해볼 수도 있지요.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촉각 그림책과 신체 터치 놀이>

아이가 평소 좋아하는 그림책을 가져가서 함께 읽어보세요. 또 보들보들, 울퉁불통, 까칠까칠한 여러 질감을 느낄 수 있는 촉각 그림책을 준비해 아이의 촉각을 자극해보세요. ‘머리 어깨 무릎 발’ 노래를 부르며 아이 신체 부위를 하나하나 짚어주면 아이는 깔깔깔 웃으며 즐거워한답니다.

■ 3살~5살

이 시기는 말귀도 제법 알아듣고 부모와의 상호작용이 대폭 늘어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흉내 내기를 좋아하며, 언어 발달도 급격하게 이뤄집니다.

<따라쟁이 놀이>

말 따라하기와 동작 따라하기 놀이를 아이는 매우 재밌어합니다. 상대방이 말을 하면 그대로 따라하거나 동작을 따라하는 거죠. 부모가 입을 크게 벌리거나 콧구멍을 벌름벌름하기와 같은 재밌는 행동들을 하면 아이는 대단히 좋아합니다.

<동물 특징 말하기 놀이>

동물을 지칭하면 돌아가며 특징을 말하는 놀이입니다. “이번에는 코끼리의 장점을 말해볼까?”라고 하면 “코가 길어요”“엄청나게 무거워요”“키가 커요”라고 말합니다. 아이와 부모가 2~3번 돌아가며 말합니다. ‘꿀꿀’ ‘음매 음매’ ‘꽥꽥’ 소리를 내고 동물 소리의 주인공을 알아맞히는 놀이도 좋아해요.

<풍선 샌드백>

풍선을 작게 불어서 묶습니다. 그리고 주먹으로 격파를 하게 합니다. 아이가 칠 때 큰 소리로 숫자를 세며 불러줍니다. 30~50번을 하면 스트레스가 확 날아갑니다.

<계산기 놀이>

아이들은 계산기를 엄청 좋아합니다. 계산기 버튼을 누르는 감촉도 좋아하고 숫자가 나오기 때문에 신기해하지요. 계산기를 준비해 엄마가 숫자 5를 누르고 숫자 알아맞히기 놀이를 합니다. 아이의 나이, 아파트 층수, 오늘 날짜 등을 누르며 이야기를 이어가면 더 즐겁겠지요?

<유리창에 손도장 찍기>

유리창에 입김을 불어 김이 서리게 하고 손도장을 찍어보세요.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려도 좋아합니다.

<아이 사진과 동영상 만들어 함께 보기>

아이의 연령대별 사진을 미리 저장해놓거나 동영상 앱으로 동영상 성장 앨범을 만들어 함께 보세요. 아이들은 자신이 성장하는 모습을 확인하며 즐거워한답니다.

<그림 그리고 컬러링북 색칠하기>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준비해 자기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게 합니다. 엄마나 아빠가 옆에서 함께 그림을 그리면 더 즐거워합니다. 토끼를 아이와 엄마가 함께 그린 뒤 서로 어떻게 다르게 그렸는지 확인하는 식으로요. 요즘 유행하는 컬러링북을 사서 아이와 함께 색칠하는 것도 방법이겠지요.

<동요 목청껏 부르기와 동요 이어 부르기>

소리를 지르며 신나는 동요를 함께 불러봅니다. 또 한 사람이 동요를 부르면 옆의 사람이 다른 동요를 이어서 부릅니다.

<아이 몸으로 피아노 연주>

아이를 눕힌 다음 열 손가락을 사용해 주로 목, 겨드랑이, 배, 사타구니 등을 피아노를 치듯 터치하며 노래를 부릅니다. 아이들은 깔깔깔 웃으며 좋아해요.

<마카로니 목걸이 만들기>

굵은 실과 마카로니는 준비해 마카로니 과자를 꿰어 목걸이, 팔찌를 만듭니다. 길게 꿰어 2중 목걸이도 가능하답니다.

<과자 먹여주기 놀이>

과자 한 개를 손가락으로 잡고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동시에 비행기 소리를 내면서 먹여줍니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진 사람에게 동물을 지정하고, 그 울음소리를 10초간 낸 다음 과자를 먹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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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살 이상

이전 연령에서 할 수 있는 놀이뿐만 아니라 좀 더 다양한 놀이에 도전해볼 수 있습니다. 7살 이후면 부모가 목적을 갖고 유용한 앱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아이나 부모에게 효과적입니다.

<여행 앱 등 활용해 아이와 지역·역사 이야기 나누기>

종이로 만든 지도를 준비해 현재 지나가는 지역이 어디인지와 그 지역에 대한 설명을 해주면 좋습니다. 자동차가 지나치는 지역 중 대표적인 역사 인물이나 유적 등의 사진을 준비해 놓으면 아이와의 대화 소재가 풍부해지겠지요. 이때 한국관광공사에서 만든 ‘스마트투어가이드’ 앱을 활용해볼 수 있습니다. 동영상과 해설을 통해 여행지에 대한 사전 지식을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스무 고개 놀이>

물건이나 사람 등 한 가지를 생각하면 다른 사람들이 20번 이내에 그 사물이나 사람이 무엇인지 맞추는 놀이입니다. 아이와 번갈아가면서 하면 좋습니다.

<끝말잇기>

단어를 말하고 끝말로 시작하는 단어를 이어 말하는 놀이입니다.

<푸른하늘·묵찌빠·실뜨기 놀이>

손 놀이인 푸른 하늘이나 묵찌빠, 가위바위보도 하고, 실뜨기 놀이도 유용한 놀이 아이템이죠?

<여러 이야기 나누기>

오싹한 공포이야기, 웃긴 이야기, 감동적인 이야기 등 여러 이야기를 나눕니다.

<딱지 만들기>

신문지를 접어서 크고 작은 딱지를 만듭니다. 시골에 도착해서 아빠와 딱지치기를 합니다.

<신문지에서 숫자 찾기 놀이>

신문지를 준비한 다음 색연필로 숫자만 찾아 동그라미를 칩니다. 글자를 아는 아이라면, 시간을 정해놓고 가, 나, 다 등을 누가 빨리 찾는지 내기하는 것도 의외로 재밌답니다.

<스티커 붙이기>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고 스티커로 꾸미는 놀이를 해봅니다.

<미장원 놀이, 의사 놀이>

서로 역할을 정합니다. 엄마가 주인이고, 아이가 손님일 경우 “어서 오세요. 여기 앉으세요”라고 합니다. “머리는 어떤 스타일로 해드릴까요?”라고 말합니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가위로 흉내내봅니다. 이런 식의 역할놀이를 아이들은 무척 좋아해요. 인형을 미리 준비해서 인형과 역할 놀이를 해도 재밌어할 겁니다.

<상대방의 장점 말하기>

무작위로 한 명을 지칭하고 서로 장점을 말하며 칭찬하는 놀이를 합니다.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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