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매현초등학교에서 열린 매현병설유치원의 신입 원아 추첨행사에서 한 참가자가 추첨함에서 탁구공을 뽑고 있다. 이날 추첨에는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추첨에 참가한 모두가 비닐장갑을 착용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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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트리]
대도시·농어촌 일부 지역은 부족하나
영유아수 대비 시설 총량은 충분
집 근처라도 질 안좋으면 선택 안해
충원율 70% 이하 서울 유치원 14.4% 달해
유치원 주변환경·비용 개선 방안 나와야
정책 목표 너무 많아…우선순위 검토를
대학 입시를 방불케 하는 서울시 유치원 입학 경쟁이 올해 또다시 재연됐다. 서울시교육청이 중복 지원으로 인한 지나친 경쟁을 막기 위해 가나다군별로 총 4회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까지 내놨지만, 각종 행정 절차의 미숙으로 오히려 혼란만 가중됐다. 4회 추첨 가운데 원하는 곳에 당첨되지 못한 부모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만족스럽지 않은 기관에 아이를 보내야 하거나 영어학원과 같은 대안을 알아보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영유아를 둔 부모들은 막대한 재정이 무상보육에 투입되고 있어도, 왜 집 가까운 곳에서 마음 편하게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낼 수 없는지 불만이 가득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의 원인이 유치원·어린이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일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은정 부연구위원이 최근 내놓은 ‘영유아 보육·교육기관의 수급 현황 및 지리적 접근성’ 연구를 보면, 현재 국내 보육·교육 시설의 총량은 영유아 수에 비해 부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대도시나 농어촌 지역에서 유치원·어린이집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있다. 이런 지역에 사는 부모들일수록 치열한 입학 경쟁을 치를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서울 서초·마포·송파·용산구 등지에서는 보육·교육 시설 현원이 해당 지역 만 0~5살 인구의 50% 안팎이다. 2012년 현재 우리나라 평균 시설 이용률은 73%이므로, 이들 지역은 공급 부족으로 볼 수 있다. 서초·송파 지역의 경우 아이를 영어학원 등에 보내려는 부모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절대적으로 시설이 적은 편이다. 이외에도 진안, 옹진, 보성, 강진, 의령군 같은 농어촌 지역도 수요에 비해 시설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원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지역별로 각 동에 영유아가 얼마나 분포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정부가 지역별 시설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높은 임대료나 영유아 수가 부족해 민간시설이 쉽게 진입하지 않는 곳은 정부가 공공성을 위해 시설을 공급해야 한다는 얘기다.
서울지역 유치원 원아 선발 추첨 첫날인 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한 유치원에서 4살배기 딸이 유치원생으로 당첨되자 어머니가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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