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12.17 19:54
수정 : 2018.09.0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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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염이나 코감기 증세가 있을 때 양쪽 콧방울 바깥쪽으로 움푹 들어간 곳인 영향이라는 경혈을 지압해주면 좋다. 아이누리한의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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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비염 조기 치료가 중요
알레르기 비염 땐 코골이 심해
양치 뒤 입냄새 심해도 관련있어
코 마사지, 증상 완화에 도움줘
추운 날씨로 인해 감기에 걸리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그런데 감기가 다 나았는데도 아침에 일어나서 코가 답답하다며 화장지를 달고 살고 수시로 재채기를 하는 아이들이 있다. 콧물이 바깥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많은 부모들은 이런 증상이 나타나도 별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주의깊게 아이를 지켜보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콧물이 밖으로 나오지 않더라도, 꼭 코와 관련된 증상이 아니라도 발생하는 질병이 있으니 바로 비염이다. 황만기 서초 아이누리한의원 원장은 “아이들의 비염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 쉽게 치료되지 않고, 아이들의 집중력과 수면, 성장 등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염이 있는 아이는 숨을 쉴 때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하고 킁킁거리는 소리를 내기도 한다. 코를 자주 만지고 손등으로 코를 비비거나 입과 코 주변 근육을 자주 움직이고 습관적으로 코딱지를 후벼 코피가 잘 나기도 한다. 이런 행동들은 모두 콧속이 답답하기 때문에 하는 행동이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아이는 코막힘과 함께 코를 심하게 골고, 감기에 걸리면 코막힘이 심해져 입으로 숨을 쉬기도 한다.
코와 관련된 증상이 아니지만 비염인 경우도 있다. 눈 주변이 자꾸 빨개지고, 흰 각질이 일어나며 특히 눈을 자주 비비는 행동, 눈이 쉽게 빨개지고 눈곱이 자주 끼는 증상이 나타나거나 양치질을 했는데도 입 냄새가 심하다면 알레르기 비염이 아닌지 전문가를 찾아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아이들 비염 치료는 소아과나 이비인후과에서 많이 하는데, 한의원에서도 비염 치료를 한다. 증상 개선을 위주로 치료하는 양방과는 달리 한방에서는 아이의 체질 개선을 중심으로 치료한다. 황 원장은 “같은 비염을 앓더라도 어떤 아이는 누런 콧물이 나오고 코가 진하게 마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아이들은 열성 체질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아이들은 감기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도 고열이 나는 경우가 많고, 잔기침이 아니라 기침을 세게 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시 말해 아이의 체질이 질병에 적극적이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상을 띤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런 아이들에게는 열을 내리고 염증을 개선시키는 갈근, 승마, 시호 같은 약재를 사용하면 훨씬 치료에 효과가 있다. 반면에 어떤 아이들은 코가 막히고 차가운 곳에 나가면 맑고 투명한 콧물이 흐르기도 한다. 이런 아이들은 병을 앓아도 시름시름 앓는 경향이 있다. 아프면 입맛도 없고 기운도 없고 소화도 잘 안된다. 한방에서는 이런 아이들을 음적 체질의 경향이 있는 아이로 보고, 신이나 창이자, 세신 같은 따뜻한 약재를 처방한다. 이런 약재들은 혈행순환을 개선시키고 양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역할을 한다. 또 면역력이 약해 잔병치레가 잦은 허약한 아이가 비염을 앓을 때는 인삼이나 황기같이 몸을 보하는 약을 함께 써서 치료한다.
코 마사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비염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양쪽 콧방울 바깥쪽으로 움푹 들어간 곳(영향)과 양 눈썹 사이 가운데(인당)를 10번 이상 꾹꾹 눌러서 자극해주고, 코뼈의 양쪽을 엄지와 검지로 잡은 다음 아래에서 위로 쓸어 올려준다. 꾹꾹 누르면서 올라가는 것을 2~3번 정도 하고, 아래에서 이마 쪽으로 쓸어 올려준다. 양쪽 눈썹의 중간지점부터 앞머리가 돋아난 곳까지 이어지는 이마의 중앙을 양쪽 엄지손가락으로 30~50회 정도 밀어올린다. 그다음 눈썹 바깥쪽과 앞머리 돋아난 곳의 가운데 우묵한 곳을 양손 엄지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듯 부드럽게 30~50회 정도 문지른다. 코 마사지를 할 때는 생리 식염수를 콧속에 한두 방울 떨어뜨리거나 한방 전용 스프레이(박하나 레몬, 티트리 등 아로마 향과 식염수를 섞은 것)를 사용하면 코 주위의 혈행순환을 촉진시켜서 막힌 코를 뚫는 데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아이의 새끼발가락을 손으로 잡고 좌우로 잘 비벼주면서 자극을 주는 것도 코를 뚫는 데 도움이 된다.
황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아이의 체질을 개선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비염 치료를 하므로 치료 기간이 길고 비급여 항목이 많다는 단점이 있지만, 재발률이 낮고 합병증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좀더 자세한 내용은 <한겨레> 육아사이트 ‘베이비트리’(babytree.hani.c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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