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창간 30돌을 자축하며 주주·독자와 함께 하는 ‘함께 부르는 진실의 노래 평화의 노래’ 공연이 22일 저녁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인 장애진씨가 ‘우리에게는 이런 언론이 필요합니다’는 제목의 글을 읽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주주·독자 등 700여명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 합창
세월호 생존학생 장애진씨 “등불같은 언론 되어달라”
김미화 진행…양희은·안치환·평화의나무합창단 등
한겨레 창간 30돌을 자축하며 주주·독자와 함께 하는 ‘함께 부르는 진실의 노래 평화의 노래’ 공연이 22일 저녁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인 장애진씨가 ‘우리에게는 이런 언론이 필요합니다’는 제목의 글을 읽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22일 저녁 8시, 서울 태평로 서울시청 다목적홀. 세월호 참사 생존자인 단원고 출신 장애진씨가 무대에 올랐다. “안녕하세요. 저는 동남보건대학교 응급구조학과에 재학 중인 장애진입니다. 그리고 2014년 4월16일, 아무도 구해 주지 않았던 그날 세월호에서 스스로 탈출한 학생입니다.” 밝은 미소로 관객들을 향해 인사한 장씨는 준비한 글을 꺼내 담담하게 읽어 내려갔다. 관객들이 장씨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세월호 참사를 온몸으로 겪으며 제가 다짐한 것이 있다면 ‘결코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 길을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손잡고 걸어갈 수 있도록, 국민이 의지할 수 있는 참언론 한겨레가 되어 주세요. 오직 진실만을 보도하고 우리 사회 어두운 곳곳을 비추는 밝은 등불 같은 언론이 되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성미산 마을 어린이 어린이 합창단의 공연 장면.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이날 저녁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는 <한겨레> 창간 30돌을 기념하는 주주·독자 초청 공연 ‘함께 부르는 진실의 노래, 평화의 노래’가 열렸다. 주주·독자 등 700여명이 참석한 공연에서 장씨는 <한겨레>를 향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진실을 향해 펜을 들어 주시고, 현장을 취재해 주시고, 정의의 편에 서달라”고 했다. 유아교육과에 가고 싶었던 그가 세월호 참사 뒤 응급구조사가 되어 또 다른 생명을 살리는 꿈을 꾸고 있듯, <한겨레>도 ‘가만히 있지 말고’ 고난에 처한 누군가의 손을 먼저 붙잡는 언론이 되어 달라고 당부한 것이다. 숙연해진 관객들은 장씨의 차분한 말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진실’과 ‘평화’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공연은 방송인 김미화씨가 진행했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소속으로 2007년 창단한 평화의나무 합창단은 무대에 올라 ‘상록수’, ‘인간의 노래’ 등을 불렀고, 마포구 성미산마을 어린이 합창단도 ‘이 작은 물방울 모이고 모여’, ‘고리’, ‘천리길’ 등의 곡을 열창했다. 가수 양희은씨가 공연 시작을 알렸고 안치환씨가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2시간 동안 이어진 공연은 700여명의 관객이 다 함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합창하며 끝을 맺었다.
공연 마지막 순서로 평화의 나무 합창단과 주주·독자 관객들이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이날 공연은 창간 30돌을 맞은 <한겨레>가 민주·민중·통일을 지향하는 창간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양상우 한겨레신문사 대표이사는 “시민들의 쌈짓돈으로 전국에 배달되는 신문이 만들어진 것도 유례가 없지만, 30년간 여러 독자들의 사랑과 후원을 받는 언론으로 자리 잡은 것도 감격스러운 일”이라며 “앞으로도 ‘진실의 파수꾼’이자 ‘평화의 수호자’로 제 역할을 굳건히 해내겠다”고 말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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