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현지시각)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베들레헴 분리장벽이 도시 전체를 뱀처럼 감싸고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분리장벽과 체크포인트로 인해 학교와 일, 병원 등을 원하는 시간에 가기가 힘들다. 베들레헴/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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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원정대-희망에서 널문까지
⑧ 거대한 장벽에 갇힌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칭칭 감은 거대 장벽
이스라엘과 분쟁 예방은 핑계
유대인 정착촌 건설 등 탐욕 ‘똬리’
정착민 몰려와 부숴버린 집 보며
PLO 활동가 하산 “일리걸” 넋두리
장벽공사 맨몸 막아 20번 감옥행
6일 오후(현지시각)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베들레헴 분리장벽이 도시 전체를 뱀처럼 감싸고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분리장벽과 체크포인트로 인해 학교와 일, 병원 등을 원하는 시간에 가기가 힘들다. 베들레헴/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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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현지시각)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베들레헴 동남쪽 팔레스타인 인근에 이스라엘 집단농장 키부츠가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키부츠와 이스라엘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베들레헴/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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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키부츠 우리땅이었는데…” 조여오는 장벽에 분노만 유대인, 아랍인 학교도 못짓게 해
한밤 600명 모여 5시간만에 뚝딱
마을서 만난 꼬마 “유대인 무서워” 실제 목적은 땅 뺏으려는 ‘합병장벽’
텔아비브 비싼 집값 피하려는
젊은 부부 몰려와 부동산 뛰어 “저기가 키부츠다. 원래는 이 마을 사람들 땅이었는데, 이스라엘인들이 들어오더니 마을 사람들을 쫓아냈다. 지금 마을에 있는 집들은 키부츠 사람들한테 쫓겨났다가 5년 전에 다시 돌아온 사람들의 것이다. 베들레헴의 물가를 못 견디고 가난한 사람들이 돌아왔다.” 브레이저 등 활동가들은 황폐해진 마을에 물과 전기를 다시 끌어왔다. 마을 옆에는 전기를 공급하는 태양광 패널도 여러 개 서 있었다. 이스라엘 정착민들에게 소송도 걸어서, 그들이 다시 와서 마을을 파괴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한다. 그러나 위협은 끝나지 않았다. 마을에서 만난 꼬마 압둘라흐만 알와시(9)는 “집에 손님들이 찾아왔는데 정착촌 사람들이 떼로 몰려와서 ‘이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며 지켜봐 무서웠던 적이 있다”고 했다. 알와시는 유대인들이 무서워 정착촌 가까이에는 가지 않는다고 했다. 한 주민은 인터뷰를 거부했다. 브레이저는 그가 무서워한다고 전했다. 마을 뒤편에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덩그러니 있었다. 운동장은 없고 교실만 4개인 단층 건물이었다. 마을과 연결되는 길도 없어 3명의 노동자가 공사 중이었다. 이 허름한 학교에는 사연이 있었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베들레헴 동남쪽에 세워진 학교. 이스라엘이 집단농장 키부츠와 가까운 이곳에 건물을 세우지 못하게 했으나, 2017년 9월 마을 주민 600여명이 밤에 모여 5시간 반 만에 학교를 세우고 이름을 ‘챌린지 스쿨’이라고 붙였다. 베들레헴/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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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현지시각)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베들레헴 분리장벽에서 독일인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분리장벽과 체크포인트로 인해 학교와 일, 병원 등을 원하는 시간에 가기가 힘들다. 베들레헴/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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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저녁(현지시각)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라말라 칼란디아 체크포인트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불도저로 바리케이트를 치우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슬림들은 라마단 기간 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을 방문한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차량 통행이 증가하는 금요일에는 검문소의 차량 통과를 막고 사람만 통과시킨다. 라말라/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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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검문소 굴욕…팔 노동자 “난 이스라엘 노예” 예루살렘까지 10분 거리지만
검문소 통과하는 데 2시간
새벽 3시 눈떠야 근무시간 맞춰
일당 9만원…브로커에 3만원
팔레스타인 저임노동 착취 살던 집 네차례 파괴당한 열 식구
“신이 허락해 다시 집 지을 수 있길” 말렉 알힛(32)은 주로 예루살렘의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다. 그는 매일 새벽 3시에 눈을 뜬다. 4시엔 베들레헴 체크포인트에 가서 줄을 서야 7시 반부터 시작하는 작업에 늦지 않는다. 그는 베들레헴 남쪽 슈리프 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베들레헴까지 온다. 그리고 걸어서 체크포인트를 넘어 또다시 예루살렘의 작업장으로 향한다. 팔레스타인에서 예루살렘으로 일하러 가는 대부분의 노동자는 이 체크포인트를 지나기 때문에 통과하는 데 2시간은 걸린다고 했다. 12일 베들레헴에서 만난 말렉은 “팔레스타인에는 일자리도 없고 임금도 낮아서 예루살렘에 가야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와 3명의 아이가 있다. 그가 받는 일당은 하루 300세켈(우리돈 약 9만원) 정도지만, 일을 소개해준 브로커에게 100세켈을 줘야 한다고 했다. 이스라엘에게 팔레스타인은 저임금 노동자의 공급처이기도 하다. 건설 노동자인 베랄 악코트(42)도 체크포인트를 지나며 “장벽 안에 사는 나는 노예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체크포인트에 줄을 서서 한사람씩 들어가면 이스라엘 군인들은 먼저 옷과 몸을 수색한다. 두번째는 금속탐지기로 몸을 훑고, 세번째는 공항 검색대에서 볼 수 있는 엑스레이 기계를 통과하게 한다. 그러고는 신분증을 제출하고 지문을 확인해야 끝난다. 체크포인트를 통과하는 데 2시간씩 걸리는 이유다. 때로는 “아무 이유 없이 사람들을 기다리게 하는 벌칙을 준다”며 “그렇게 지각을 하면 시간당 20세켈씩 임금이 깎인다”고 베랄은 말했다. 2002년 분리장벽이 세워지기 전 예루살렘까지는 10분 거리였다. 라마단 기간이라 낮에 밥을 먹지 못한 베랄은 “배가 고프다”며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6일 오후(현지시각)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베들레헴 유스라 후산 사라핫의 집이 파괴되어 있다. 집 잔해 뒤로는 기다란 분리장벽이 보이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이스라엘 정착민들은 이 집의 위치가 정착민들을 내려다본다는 이유로 지난 2001년, 2004년, 2008년, 2014년 네차례 집을 부쉈다. 유스라와 가족 8명은 한 방에서 지내고 있다. 베들레헴/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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