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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2.14 09:27 수정 : 2019.02.14 19:36

김태권 그림.

김태권의 고기고기 여행

김태권 그림.
오늘은 수수께끼의 한국 음식인 ‘코고’에 대해 알아봅시다.

① 낯설고 신기한 한국 음식 ? 음식 문화란 원래 그런 걸까요. 한국 사람이 보기에 평범한 한국 음식도 외국 사람의 눈으로 보면 진기한 별미. 예를 들어 한국의 ‘마늘 수프’는 일본의 유명한 음식 만화 <맛의 달인> 시리즈의 한국 요리 편에 소개된 음식인데요, 마늘을 볶고 고기를 살짝 볶고 물을 붓고 팔팔 끓여 ‘어떤 재료’를 살짝 넣으면 완성되는 음식이죠. 정체가 궁금하죠?

같은 음식이 영어권 사이트 <컬처 트립>에도 소개됐어요. 한국의 ‘해초 요리’ 코너에 김밥과 제주 몸국과 나란히. ‘어떤 재료’란 바로 미역. 마늘 수프의 정체는 미역국이었습니다. 평범한 음식인데 이렇게 보니 얼마나 낯선가요.

② 코고는 얼마나 유명한가? ? 한국 음식 ‘코고’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는 외국 사람이 인터넷 공간에 제법 많아요. “한국에 가면 코고를 꼭 먹어봐라.” “코고 사진만 봐도 배낭 메고 한국에 가고 싶다.” “한국 사람들이 미국 사람처럼 안 걸어 다녔다면 진즉에 코고를 먹고 비만이 되었을 것.” 코고의 사진이 7년 전 영어권 사람들이 애용하는 레딧 사이트에 올라왔고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는 겁니다.

정작 한국 사람은 코고를 모른다는 사실이 문제. 나도 이번에 처음 들었어요. 외국에서는 알 만한 사람은 아는 한국 음식인가 본데요. 그래서 묻습니다. “코고란 무엇인가?”

③ 모르는 사람이 없는 코고의 정체 ? 인터넷에 영어로 ‘코고’(kogo)의 사진을 검색하면 확인하실 수 있어요. 우리가 잘 아는 감자 핫도그입니다. 소시지에 튀김옷과 깍둑썰기한 감자를 둘러 튀겨낸 꼬챙이 핫도그. 너무 익숙한 음식이라 실망하신 독자님도 계실 것 같네요.

④ 코고라는 이름의 유래 ? 꼬리를 무는 수수께끼. 어쩌다 감자 핫도그가 지구 반대쪽에서 코고라는 이름을 얻었을까요? 나는 이런 엉뚱한 생각까지 해보았습니다. “옛날 표기법에 따르면 한국어 ‘고기’를 ‘kogi’라고 썼다. 앞의 기역은 무성음(k), 뒤의 기역은 유성음(g)이기 때문. 요즘은 구별하지 않는 추세지만. 그렇다면 코고 역시 ‘코기(고기)’ 음식이라 코고가 된 걸까? 아니, 그럴 리는 없겠지.”

밤새 영어 자료를 뒤져 알아냈습니다. 빵 핫도그는 미국식이고 꼬챙이 핫도그는 한국식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꼬챙이 핫도그, 즉 콘도그의 기원도 미국이라는 사실을 일전에 소개했어요. 캐나다에는 유명한 콘도그 브랜드가 있는데 그 이름이 ‘포고’(Pogo)라고 합니다. 우리가 아는 길쭉한 놀이기구 ‘스카이콩콩’의 이름이 영어권에서는 ‘포고 스틱’입니다. 한국식 핫도그니까 ‘코리안 포고’, 즉 ‘코고’(kogo)가 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더군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감자 핫도그를 코고라고 불렀고, 한국의 감자 핫도그 사진이 주목을 받으며 이 이름도 퍼졌어요.

⑤ 코고가 맛있는 까닭 ? 한정식과 비빔밥, 닭강정에 떡볶이, 개성 넘치는 한식을 외국에 알리기 위해 그동안 노력했어요. 그런데 정작 코고가 사랑을 받네요. 프렌치프라이도, 콘도그도 외국 사람에게 이미 익숙한 음식이라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생각해볼 문제.

아무려나 저는 맛있어서 좋아합니다. 담백한 감자와 짭짤한 소시지에 만능소스 케첩까지. 식감은 또 어떤가요. 튀김은 바삭, 감자는 퍽퍽, 소시지 껍질은 쫄깃쫄깃, 속의 고기는 탱탱.

김태권(먹기 좋아하는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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