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2.26 10:51
수정 : 2017.12.26 11:02
우리도 주인공
뉴스의 한가운데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다. 올해 각별히 주목받았던 동물과 사물을 꼽아봤다.
퍼스트도그,
유기견 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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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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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 유기견이 입성했다. <한겨레>는 지난 5월 대선을 맞아 동물단체로부터 후보 유기견들을 추천받아 대선 후보들에게 입양을 제안하는 ‘유기견을 대한민국 퍼스트도그로’ 캠페인을 진행했다. 시민 500여명이 참여해 뜻을 모았고,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뒤인 7월 약속대로 ‘토리’를 입양했다. 토리는 경기도 남양주의 한 폐가에서 개고기로 팔려나가기 전에 구조된 검은 믹스견(잡종)이다.
국정농단 보물창고,
청와대 캐비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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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관계자는 18일 “조금씩 크기나 모양은 다르지만 대체로 어깨 높이의 캐비닛들이 청와대 여민관 집무공간 곳곳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청와대 춘추관 안에 놓여있는 유사한 캐비닛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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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이후 문서파쇄기 26대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하지만 ‘문재인 청와대’ 직원들이 청와대 캐비닛을 열자, 미처 치우지 못한 국정농단의 흔적들이 쏟아져 나왔다. 민정·정무수석실, 국가안보실 등에서 발견된 문건엔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 문화계 블랙리스트, 세월호 참사 당시 첫 보고시간 조작 등이 망라돼 있었다.
박근혜 올림머리,
이정미 헤어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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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헤어롤 2개가 ‘여성의 고된 노동 현실’을 일깨우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탄핵 선고 당일과 11일 마지막 촛불집회에서는 헤어롤을 착용한 시민들이 눈에 띄었고, 에스엔에스에서도 이를 패러디한 사진들이 넘쳐난다. 이정미 재판관의 탄핵 선고 당일인 3월10일 출근길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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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결정이 선고되기 직전인 3월10일 아침, 긴장감이 고조되던 헌법재판소 현관에 분홍색 헤어롤이 ‘깜짝 조연’으로 등장했다. 출근하는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뒷머리에 꽂힌 두 개의 헤어롤은 세월호 참사 당일에도 ‘올림머리’에 집착했던 박 전 대통령의 모습과 대비되면서 ‘일하는 여성’과 ‘고뇌하는 헌재’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헌재는 이 헤어롤을 따로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투기인가 투자인가,
비트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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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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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기존 금융과 달리 중앙에서 거래 내역을 관리하지 않고,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통화다. 비트코인은 올 하반기에 2천만원을 웃도는 등 가격 폭등으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투기 열풍으로 번지면서, 24시간 시세만 지켜보는 ‘비트코인 좀비’라는 사회현상까지 낳았다. 정부는 뒤늦게 투기 부작용 등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가성비와 희소성,
평창 롱패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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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2일 오전 서울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 지하 1층 앞에서 시민들이 ‘평창 롱패딩’을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시민들은 전날 저녁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고 오전 10시30분에 선착순 1000명에게 나눠주기로 한 ‘대기표’는 이날 새벽 마감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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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패딩’ 열풍에 ‘평창’의 희소성이 더해진 결과였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의 공식 라이선스 제품인 ‘평창 롱패딩’은 품질은 다른 제품과 유사하면서도 값이 10만원대(14만9000원)에 그쳐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생산한 3만벌이 모두 팔렸고, 한정판매 제품이어서 희소성이 큰 탓에 중고제품은 2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생리대 파문과
대안 생리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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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환경연대, 참여연대, 녹색연합, 한국여성민우회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생리대 모든 유해성분 규명 및 역학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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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 10종에서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검출됐다”는 강원대 김만구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지난 3월 여성환경연대가 공개했다. 특히 릴리안 생리대의 상품명이 8월 공개되면서 파문이 커졌고 피해 사례 2600여건이 시민단체에 접수됐다. 대책이 잇따랐다. 환경부는 ‘건강영향조사’를 하기로 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리컵 수입을 허가했다. 내년 10월부터는 생리대 성분 표시가 의무화된다.
‘82년생 김지영’이
던진 화두
출간 1년여 만에 50만부 넘게 팔린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은 올해 문학 분야에서 가장 많은 판매 부수를 기록했다. 30대 평범한 여성의 삶에 스며 있는 억압과 차별의 기제를 사실적이고 보편적으로 담아낸 이 책은 ‘우리 모두가 김지영’이라는 공감대를 만들어내며 페미니즘 논의의 장을 확장시켰다. 그러나 역으로, 이 책의 성공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절망의 깊이이기도 하다.
이제 알파고를
뛰어넘은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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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 미니’, ‘네이버 프렌즈’.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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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바둑 최고수에 오른 인공지능 알파고가 올해는 더욱 진화했다. 기보 학습 없이도 최고수 경지에 오른 데 이어 불과 몇시간 만에 장기·체스까지 평정해버리는 실력을 과시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인공지능을 섬기는 ‘미래의 길’이라는 종교 조직까지 생겨나 화제를 모았다.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가 대중화하고, 스마트폰엔 얼굴인식 인공지능이 새롭게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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