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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1.09 10:02 수정 : 2018.11.09 19:19

’원조광명할머니빈대떡’의 ’고기 고추 빈대떡’. 사진 백문영 제공

백문영의 먹고 마시고 사랑하기

’원조광명할머니빈대떡’의 ’고기 고추 빈대떡’. 사진 백문영 제공
한국에는 ‘한국 와인’이 많다. 한국 와인이 ‘있다’고 표현하지 않고, 많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 수가 놀라울 정도로 많아졌기 때문이다. 와이너리만 해도 200여개에 달한다. 충청북도 영동, 경상북도 영천처럼 포도로 유명한 곳은 물론이고 경상북도 경주, 의성 등, 상상도 못 한 지역에서도 와인을 만들고 있다. 이런 한국 와인의 중심에는 경기도 광명시의 ‘광명와인동굴’이 있다. 서울 토박이에게는 늘 멀다고 느껴지는 경기도 광명시. 매년 10월 말, 광명동굴에서는 ‘광명동굴 대한민국 와인페스티벌’이 열린다. 올해로 4번째를 맞이한 이 행사에서는 전문인과 일반인으로 구성된 평가단이 직접 선정한 최고의 한국 와인들을 만날 수 있다. 와인과 한국 술을 공부하면서 관심이 생긴 한국 와인을 세세히 살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지하철 2호선 사당역에서 시외버스로 갈아타고 향한 10월 말의 광명 동굴의 첫인상은 고즈넉했고 예상보다 아름다웠다. 울긋불긋 물든 단풍과 멀리 보이는 넉넉한 산자락이 눈을 즐겁게 했다. 20개 부스를 돌면서 차례차례 시음 아닌 음주를 하고 나서야 취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산에서 불어온 청량한 공기 탓이었을까? 교외 나들이에 신나서였나?

음주 후, 탄수화물이 급격히 당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동행한 일행을 채근해 ‘광명 맛집’을 검색했다. 서울보다 맛있다던 평양 냉면집도, 뜨끈한 곱창전골 집도, 어쩐지 내키지 않았다. 왠지 시장 골목에서 왁자지껄하게 해장하듯 취하고 싶었다.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 근처에는 ‘광명전통시장’이 있다. 여느 시장처럼 건어물, 각종 젓갈과 반찬 등 먹거리를 파는 평범한 곳이지만, 이곳엔 방송에 여러 번 출연한 ‘원조광명할머니빈대떡’이 있다. 밀가루 반죽을 넣은 ‘파전’ 목록과 녹두 반죽을 넣은 ‘녹두빈대떡’ 목록으로 나뉘는 것이 새로웠다. ‘고기 고추 빈대떡’과 ‘섞어 해물파전’을 고르고 지평막걸리를 주문했다. 주문하고 10분 정도 지난 뒤 등장하는 ‘고기 고추빈대떡’은 녹두 특유의 거친 식감,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지름이 20cm가량의 크기, 1만원밖에 하지 않는 가격도 무척 만족스러웠다. 이어서 나온 ‘섞어 해물파전’은 굵게 채 썬 오징어와 굴, 파가 듬뿍 섞어 있었다. 막걸리를 들이켠 뒤 알딸딸한 기분으로, 김이 펄펄 나는 파전을 씹어 먹으면 냉탕에서 온탕으로, 온탕에서 다시 북적한 시장통으로 마음이 제멋대로 널뛴다.

음주 후 먹는 탄수화물은 늘 진리고, 교외 나들이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맛집 투어다.

백문영(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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