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22 16:40
수정 : 2019.10.3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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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충남 예산시에서 열린 ‘2019 탈석탄 기후변화 대응 국제컨퍼런스’에서 환경운동가인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의 축하 영상이 상영 중이다. 엘 고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석탄화력발전소가 있고, 한국 석탄 동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충남도가 과감하고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에 감사한다. 충남은 이제 탈석탄 동맹 회원이 됐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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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예산서 ‘탈석탄 기후변화 대응 컨퍼런스’
양승조 지사 “2050년까지 충남 석탄발전 제로
재생에너지 발전량도 47.5%까지 확대” 선언해
환경연합 “절박한 심정 환영…정부도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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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충남 예산시에서 열린 ‘2019 탈석탄 기후변화 대응 국제컨퍼런스’에서 환경운동가인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의 축하 영상이 상영 중이다. 엘 고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석탄화력발전소가 있고, 한국 석탄 동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충남도가 과감하고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에 감사한다. 충남은 이제 탈석탄 동맹 회원이 됐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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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가 중앙정부보다 앞서 ‘기후비상상황’을 선포하고 ‘2050년 온실가스 제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표했다. 중앙과 지방정부를 통틀어 공식적으로 ‘넷제로’(NET ZERO·온실가스 순배출 0) 목표를 언급한 것은 충남도가 처음이다.
충남도는 22일 충남 예산에서 개최한 ‘2019 탈석탄 기후변화 대응 국제컨퍼런스’에서 이런 내용의 ‘기후비상상황’ 선포문을 발표했다. 기후비상상황 선포에는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유병국 충남도의회 의장, 황성렬 노후석탄화력 범도민대책위 상임위원장이 참여했다.
이들은 선포문을 통해 “지난 100년간 산업 문명에 의한 온실가스 증가로 지구 온도는 1℃ 이상 상승했으며, 과학자들은 상승 폭이 1.5℃를 넘어설 때 전 지구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며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 달성을 위해 적극 노력한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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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충남 예산에서 열린 ‘2019 탈석탄 기후변화 대응 국제컨퍼런스’에서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유병국 충남도의회 의장, 황성렬 노후석탄화력 범도민대책위 상임위원장이 ‘충남도 기후비상상황’을 선포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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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석탄화력발전소 60기 중 절반인 30기는 충남에 있다. 충남 지역은 2015년 기준 한국 온실가스 배출량의 24.7%, 전국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의 13.2%를 차지했다. 이날 양 지사는 “2050년까지 충남 지역 석탄발전량을 제로로 만들고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47.5%로 확대하겠다. 석탄화력발전소의 노후 수명 기준도 30년에서 25년으로 단축해 2026년까지 충남 내 발전소 14기를 친환경 발전소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충남도와 함께 경기도, 세종시, 일본 구마모토현, 타이완 타이난시·신베이시·자이시 등 7개 동아시아 지방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해 ‘동아시아 지방정부 기후변화대응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행사에 참석한 박천규 환경부 차관은 “오늘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2차 기후변화 대응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많은 전문가가 지방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방정부와 시민사회가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주도하고 지자체별 여건에 맞게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위기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을 제작한 환경운동가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이날 행사에 보낸 축하 영상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석탄화력발전소가 있고, 한국 석탄 동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충남도가 과감하고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에 감사한다. 충남은 이제 탈석탄 동맹 회원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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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충남 예산에서 열린 ‘2019 탈석탄 기후변화 대응 국제컨퍼런스’에서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춘희 세종시장이 일본 구마모토현, 타이완 타이난시·신베이시·자이시 등 지방정부 대표들과 함께 ‘동아시아 지방정부 기후변화대응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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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인천 송도에서 열린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48차 총회에서 채택된 ‘1.5도 특별보고서’는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에 견줘 1.5℃ 이상 상승하면 전 인류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2℃ 이상 상승하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에 이른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IPCC는 2100년까지 1.5℃로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제한하기 위해 전 지구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의 45% 수준으로 줄이고, 2050년에는 순배출 0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330개 국내 환경단체와 시민들로 꾸려진 연대체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후위기의 진실을 직시하고, 비상상황을 선포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충남도의 기후비상상황 선언과 2050년 넷제로 목표 설정과 관련해 논평을 내고 “그간 중앙정부를 비롯한 어떤 행정 주체도 이런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기에 절박한 심정으로 환영할 수밖에 없다”며 “중앙정부와 다른 지방정부들 역시 기후위기에 대한 전환적 인식과 정책을 내놓는 ‘기후위기 비상상황’ 선포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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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충남 예산에서 열린 ‘2019 탈석탄 기후변화 대응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한 국내외 인사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다짐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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