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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14 18:26 수정 : 2019.10.14 18:30

1987년 1월 화성군 태안읍에서 일어난 5차 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 경찰이 사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화성사건 3·4·5·7·9차는 ‘진범’ DNA 검출돼
1·2·6·8·10차 증거 확보·분석 사건해결 관건
경찰 “증거 없으면 기록·자백으로 혐의 입증”

1987년 1월 화성군 태안읍에서 일어난 5차 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 경찰이 사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이아무개(56)씨의 디엔에이(DNA)가 화성 3·4·5·7·9차 사건의 증거물과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온 가운데, 경찰이 나머지 화성사건도 이씨가 저질렀다는 결정적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의 말을 종합하면, 1·2·6·10차 사건의 증거물과 유류품에 대한 정밀감정과 감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맡긴 상태다. 주요 증거물은 대체로 피해자의 속옷 등이다. 경찰은 디엔에이의 증거능력은 99.9%의 신빙성이 있어, 보강조사를 통해 이씨를 ‘진범’으로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10차 사건에서처럼 이씨의 디엔에이가 나오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 당시 수사기록과 이씨의 자백을 비교·분석해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씨를 14일 현재까지 15차례 이상 대면 조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모방범죄’로 결론 난 8차 사건(1988년 9월16일) 현장에서 나온 증거물(토끼풀)도 국과수에서 디엔에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증거물이나 현장 유류품은 모두 사건별로 별도 보관돼 있다. 그러나 범인의 디엔에이가 모두 남아 있다고는 단정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시간이 많이 지나 수많은 증거물 가운데 어떤 것이 유의미한 것인지를 판단하고 판명하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가 부산교도소에서 ‘1급 모범수’로 지내며 가석방을 노린 행적이 전해지면서 가석방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강력범죄 가석방 허가 현황’을 보면, 2014년부터 지난 8월까지 살인죄 수감자 가운데 1854명이 가석방으로 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강도와 성폭력 범죄자 가운데 가석방된 수감자는 각각 1157명과 4명이었다. 가석방 신청률도 2014년 16.2%에서 2015년 14.2%로 소폭 떨어진 뒤 △2016년 16.5% △2017년 17.1% △2018년 17.4% △2019년 8월까지 20.6%로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금태섭 의원은 “가석방이 늘면서 불안해하는 국민들이 있다. 가석방 허가 심사를 철저히 하고 가석방자 재범 방지를 위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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